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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기타

‘데블스 플랜’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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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 victorias turpes bella'는 라틴어로 '추악한 승리를 위해 싸워라'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지난 3일에 걸쳐 넷플릭스에서 '데블스 플랜'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였습니다.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흥미를 끌어 제가 끝까지 시청하게 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최고의 브레인 자리를 두고 모인 12명의 참가자. 지혜와 전략 등이 필요한 이 67일간의 합숙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을 최후의 1인은?

 

12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름과 각자의 참가 자격(?) 정도라고 여겨 질만한 내용을 약술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프로그램에 임하는 각자의 출사표(?)를 첨부합니다.

 

1. 곽준빈

- 유튜브 크리에이터 130만 구독자 보유

- 전 아제르바이잔 대사관 실무관

- “다양한 나라에서 개척하며 살았기 때문에 이런 서바이벌 게임에 자신있어요

 

2. 궤도

- 과학 커뮤니케이터 / 연세대 졸

- 전 청와대 과학기술 분야 지문위원

- “게임은 완전히 과학이죠. 하루 종일 과학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

 

3. 기욤 패트리

- 전 프로게이머, 현 프로 포커 플레이어

- 스타리그 우승자,

스타 크래프트할 때 우승하려면 천만 명 중의 한 명이 되어야 하잖아요? 12명이니까 우승할 것 같아요

 

4. 김동재

- 고려대 재학생, 프로 포커 플레이어

- 일반인 참가자 대상 필기시험 만점

- “저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인 것 같아요. 사이코에요

 

5. 박경림

- 최연소 연예대상 수상자

- 동덕여자대학교 졸

- “예능인의 모든 것을 총 망라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 개인적으로 박경림님을 참 좋아하지만, 이 프로그램 참가 자격 납득이 어려웠던 참가자입니다. 

 

6. 서동주

- 미국 변호사

- MIT 수학과 졸업

- 와튼스쿨 MBA

-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고 그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7. 서유민

- 정형외과 의사

- 뉴욕대 졸, 3개 국어 구사 가능

- “싸워서 지게되면 분해하고 제가 하고싶은 것은 하게되는 게 제 성격인 것 같아요

 

8. 승관

- 가수(세븐틴 멤버)

- “눈치는 좀 빠른 것 같아요. 이 바닥에서 괜히 살아남은게 아니다

- 박경림님과 더불어 참가 이유 납득이 어려웠던 참가자

 

9. 이시원

- 배우

-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 “결국 살아남는 것은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10. 이혜성

- 아나운서

- 서울대 경영학과 졸

- “그 누구에게도 지는 것을 싫어해서 당한 만큼은 돌려줘야 하지 않을까?”

 

11. 조연우

- 프로 바둑 기가

- 여자 입단대회 1

- 아일랜드 국립대 졸

- “10수 앞, 20수 앞 이렇게 읽어야 하잖아요? 좀 해볼만 하지 않을까?”

12. 하석진

- 한양대 기계공학과 졸(수능 상위 1%)

- 연예계 대표 뇌색남

- “혹시라도 자기 두뇌에 대한 과신을 하고 있는 분들한테는 저 떨어뜨리지 말아 달라는 얘기하고 싶네요

 

이 글을 읽는 분 중, 아직 넷플릭스에서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않은 분이라면, 두뇌게임을 표방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만한 사람으로 상기 12분 중 누구를 꼽으시려나요?

프로필만으로 제가 우승을 점쳤던 분은 서동주님이나 조연우님 둘 중 한 분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MIT수학과를 갈 정도의 이과형 최고 수재에다, 극단적인 문과성향을 가져야만 될 법한 변호사이, 게다가 몇몇 예능에서 보여 준 인간적인 매력 때문에 서동주님을 선택했고, 조연우님의 경우 프로바둑기사에 대한 막연한 동경에서 선택한 것 같습니다.

조연우님

게임이 시작되기 전, 악마가 한 말도 인상적입니다.

데블스 플랜은 최고의 두뇌플레이어를 가리는 게임입니다. 여러분이 가진 모든 두뇌 능력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이곳에서는 오로지 게임의 결과로 이야기 합니다.

여러분이 폭력이나 절도를 저지르지 않는 한 게임이 허용하는 어떠한 계획도 가능합니다. 당신의 승리가 거짓말과 배신으로 얼룩졌다고 해도 우리는 기꺼이 박수쳐 드리고 상금으로 답하겠습니다.”

 

가장 현란한 처신이 가능할 사람들을 모아, 가장 자본주의스런 결과를 부여한다고?

또한 '데블스 플랜'은 단순히 두뇌의 우열만으로 이길 수 없는 게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뽑기 운()도 게임에 영향을 미치고, 여럿이 세()를 규합하면 훨씬 유리해지는 일도 잦았습니다.

 

그 와중에 출연진 중 어떤 한 명은 저에게 뜬금없이 눈물을 흐르게 만들기도 했고, 또 한 명은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좋하게 되었고, 또 다른 한 명은 미워하게 되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1. 서동주

서동주님

2일차 상금 매치에서 그녀 혼자서 기억력 문제 10문제 다 맞히는 장면을 보며 뜬금없이 흐른 눈물 어쩔....

지금 생각해도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카타르시스인지, 경외심인지, 자신에 대한 회한인....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궤도를 중심으로 한 다수 연합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연합의 전략을 잘 따르면서도 상황이 꼬이면 차선책을 만들어 제시할 능력도 되며, 연합과의 협조를 우선으로 도모하면서도 필요하면 쓴소리를 날려 선을 그어 상황을 정리할 줄 아는 등 여러 방면에서 올라운더형 참가자였습니다.

 

탈락의 결정적인 이유도 본인의 실수가 아닌 다른 참가자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였음을 감안한다면, 대부분의 게임을 좋은 플레이와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한 멋 참가자였다고 생각합니다.

 

2. 이시원

이시원님

이시원님이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살아남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고, 누구보다 노력하였으며, 생존에 대한 열망을 숨김없이 드러내었던 참가자였기 때문입니다.

이시원님은 자신에게 주어진 어려운 상황을 피하지 않고 늘 정면으로 마주하고자 하였고, 상황 탓을 하거나 변명을 하기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만큼 최대한의 노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마지막 무렵, 하석진님과 감옥의 비밀을 풀고 난 후 탈락의 위험을 감당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앞장서서 비밀의 방으로 향하며 하석진님에게 남긴 말이 긴 여운으로 다가옵니다.

“오빠, 내가 좀 덤벙거리는 편이잖아. 그러니까 내가 먼저 가볼게

 

3. 궤도

의리를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치고 의리를 지키는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김보성님 제외).

약자들을 위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 중 진정으로 약자를 위하는 사람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말로써 행동을 만들지 않고, 행동으로 말을 만드는 사람을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언행이 일치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궤도님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괜히 미웠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보는 동안만은......

 

우승한 하석진님에게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당신은 자격이 충분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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