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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아재의 프라이빗_노트/친구, 선후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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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유력한 원인 하나와 강력한 예방법 하나 가장 친한 친구가 6년 전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살아오면서 가장 커다란 충격이었고, 아픔이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에 만나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둘 사이에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그 친구와 저는 친한 친구이었습니다. 그렇게나 일찍 제곁을 떠나려고, 그렇게나 제게 잘해 주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항상 그 친구에게서 받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가끔 고향을 찾아 그 친구 집에 가면 지극정성으로 저를 대접해주고, 심지어 밤에는 아내를 별채로 내려 보내고 항상 저와 함께 안방에서 같이 잠을 잤던 극성스런 친구였습니다. 언제나 그 친구를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하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습니다. 그와 같은 안타까운 소식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들려옵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통계에 따..
상남자의 아내 가까이 사는 친구에게서 같이 차 한잔하자고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그날 저녁 집 가까운 만나기로 하고 약속 장소에 갔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저를 보자마자 싱글싱글 웃으며 하는 말이 "야, 네가 그리 달달한 놈이었냐?"는 것입니다. 뭔 소린가 알아보니 아내에게 카톡을 한다는 것이 그 친구에게로 카톡 한 것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온갖 닭살 돋는 멘트에서부터 철자를 어그 트려 만든 혀꼬부러지는 문자언어가 적나라하게 구사되어 있었거든요... 아내에게 무심코 카톡을 하고 답이 즉각적으로 오지 않아 그냥 지나쳐버린 사건이었는데, 그 카톡이 친구에게로 간 줄은 친구를 만나 들이대는 친구의 카톡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그리고 차를 마시는 내내 한참을 친구의 놀림을 견디어내야 했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저는 아내에게 살가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제는 고등학교 친구의 아버님 부고소식을 듣고 늦은 밤 찾아가 고인이 된 아버님의 명복을 빌고 친구를 위로했습니다. 오늘은 그 친구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합니다. 의리있고, 뚝심있고, 멋진 친구입니다. 그 친구의 독특한 이력을 몇몇 소개할까... 합니다. 소설로 써도 충분할 것 같은 그 친구의 삶을 공유함으로써 읽는 분들에게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줄 수도 있겠다는 마음을 가집니다. 다만, 구체적인 명칭이나 내용을 밝히기에는 조심스러운 면이 있어 삼가는 부분을 양해바랍니다. 먼저 그 친구는 남들이 한 번도 입학하기 힘들다는 서울대를 두 번 입학했습니다. 문과계열 top3안에 드는 과에 진학하였다가, 말도 안되는 이유로 자퇴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 친구가 겪은 상황에서 휴학을 하거나 군대를 가는..
한의사를 무시합니다 우리가 흔히 일컫는 의사는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입니다.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한의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우리는 대부분 한의사라고 합니다. 의사라는 직군에 대해 유난히 아니꼬워하는 저는 참 못났지요? 못난 놈의 심기를 긁는 일이 또 생겨 공감을 구합니다. 오늘 점심 식사 도중 의사인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물었습니다. “야, 너네가 대부분의 사람들을 업수이여기는 줄은 내 알고 있다만, 한의사들은 왜 그렇게 낮춰보는데? 내가 볼 때는 그 놈이 다 그 놈이구마” 친구의 말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게네들은 연역적으로 미리 답을 내려놓고 나서 치료를 해. 그에 반해 우리는 귀납적인 접근을 하지.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모든 증상들을 살피고 ..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우리는 보통 '아무리 비밀스럽게 한 말도 남의 귀에 들어가기 쉬우니 항상 말조심하라'는 뜻으로 이 속담을 사용합니다. period. 그런데 누군가는 의문을 갖습니다. 왜 하필 '새'이고 왜 하필 '쥐'일까? 왜 많고 많은 가축이나 동물 중 새와 쥐를 조심해야 될까? 낮말을 고양이나 개나 소가 들을 수도 있는데...... 또 밤말을 부엉이나 지나가던 행인이 들으면...... 이 글을 읽는 분 중 이런 생각을 해 보신 적 있나요? 저는 이런 의문을 가진 적이 없는데요. 짐작하셨겠지만 제 친구 이야깁니다. 제 짐작에 이 친구는 단순한 속담의 기원이나 의미 해석을 넘어 세상을 읽고 이해하는 관(觀), 또는 버젼(version)을 새로 세우는 중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단순..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들어봤어? 이런 속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저는 자주 쓰는 말 입니다만...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하네' 주로 상대방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때' 하는 말로 알고, 쓰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서 '뜯어 먹다'는 '뜯어먹다'로 써서는 안 된다는 주의는 들은 적이 있습니다. 붙여 쓸 경우에는 '뜯다'와 '먹다'라는 두 구성성분이 제3의 의미를 가진 합성어가 되어 '남의 재물 따위를 졸라서 얻거나 억지로 빼앗가 갖다.'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띄어 쓸 경우에는, "짐승 따위가 채소나 고기를 뜯어 먹는다."라는 의미가 된다는 것입니다. 아침부터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냐?'라고 하실 분이 계실 것 같은데, 엉뚱한 친구에게서 어제 밤 늦게 전화가 또 왔었습니다. 직업은 의사이며, 얼마 전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
왜 하필 '겨'일까? 친구와 통화를 오래 하였습니다. 설 인사도하고 가족들 안부도 묻고 덕담도 하고... 이 친구 뜬금없이 묻습니다. "니...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라는 속담알재?" "응, 알지. 근데 와?" "똥이 더러운 거재? 개는 나쁜 놈으로 치면 될끼고... 그채?" 저는 이 친구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나... 싶어서 계속 대답을 합니다. "응, 그기 뭐?" "근데 수많은 더러운 것 중에서 '똥'과 견줄만한 것으로 '겨'를 갖다 붙였는지 니 아나?" "응? 몰라. 듣고 보니 궁금하긴 하네. 왜 하필 겨인지? 다른 더 더러운 것들을 가져다 붙여도 될낀데..." "고맙다. 이 이야기를 듣고 궁금해 준 사람은 니가 처음이다. 와이프한테도 이야기해 줬다가 꿍사리만 들었다." "뭐라꼬? 근데 이런 씰데..
바보야, 중요한 것은... 새벽에 카톡이 와 있었습니다. 의사인 친구가 새벽 라운딩을 갔다 와서는 자기 스코어를 기록한 보드찬을 사진 찍어 보내 준 것이었습니다. 74타...... 9시경 확인을 하고 전화를 했습니다. 좋은 스코어를 칭찬하고 가까운 시일 내 라운딩을 제안하면서 한 수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곧바로 카톡으로 3개의 동영상을 보내왔습니다.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 꼭 보라고 친구는 신신당부까지 하였습니다. 1. 손목 힘빼는 초간단 꿀팁 2. 무조건 돌려 팔에 힘 빼는 방법 3. 8분만 투자하면 10타수를 줄인다 친구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제목을 보고는 피식 웃었습니다. 기시감(旣視感)...... 초간단, 무조건, **만 투자하면... 제가 정말 싫어하는 워딩이거든요 저는 교육업계에서 30년 가까이 지냈습니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