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속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저는 자주 쓰는 말 입니다만...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하네'
주로 상대방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때' 하는 말로 알고, 쓰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서 '뜯어 먹다'는 '뜯어먹다'로 써서는 안 된다는 주의는 들은 적이 있습니다. 붙여 쓸 경우에는 '뜯다'와 '먹다'라는 두 구성성분이 제3의 의미를 가진 합성어가 되어 '남의 재물 따위를 졸라서 얻거나 억지로 빼앗가 갖다.'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띄어 쓸 경우에는, "짐승 따위가 채소나 고기를 뜯어 먹는다."라는 의미가 된다는 것입니다.
아침부터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냐?'라고 하실 분이 계실 것 같은데, 엉뚱한 친구에게서 어제 밤 늦게 전화가 또 왔었습니다. 직업은 의사이며, 얼마 전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으로 포스팅한 글의 주인공입니다.
"니,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들어 봤나?"
"응. 근데 와?"
"'개 풀 뜯어 먹는 소리'가 맞나, '개풀 뜯어 먹는 소리'가 맞나?"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고?"
"개(가) 풀 뜯어 먹는 소리일까, (사람이)개풀 뜯어 먹는 소리일까? 그리고 그 소리는 어떤 소리일까?"
그리고는 이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왔습니다.
"이기 개풀이다. 이맘때 병원 옆에 늘린 게 이것이다. 곡식 모양으로 착각되지 않나? 조나 보리 같이 생겼재? 너무너무 배가 고파서 아사직전에 정신이 혼미해지면 곡식인 줄 알고 훑어 뜯어 먹고 싶지 않았을까?"
"내가 또 연구한 거 있으면 알려줄게. 잘 자라"
이렇게 통화는 마쳤습니다. 피식 웃었습니다. 별난 친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리고는 네이버에 검색창을 열고 이 속담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수고를 덜기 위해 그 내용을 퍼 나릅니다. 네이버 외 다른 포털을 검색하여도 제 친구처럼 그 속담을 해석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뜻하는 말이자 속담이다. 개가 늑대처럼 육식동물일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표현일 것이다. |
‘개 풀 뜯어먹는 소리’라는 비유는 황당하거나 필요 없는 말을 하는 사람에게 흔히 쓰는 말이다. 그러나 이건 결코 욕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실제로 개들은 풀을 뜯어 먹기 때문이다. 특히 연한 새싹을 좋아한다. 이 풀들은 소화는 거의 되지 않지만 개의 소화기를 거치면서 섬유소화 되어 마치 빗자루처럼 장을 말끔히 청소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모양 그대로 뭉쳐서 똥이나 구토로 나온다. 개 뿐만 아니라 호랑이, 사자, 고양이들도 역시 풀을 뜯어먹는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풀을 먹는 것은 장 청소처럼 단순한 것에서부터 항균제, 구충제, 진통제 성분을 찾아 먹을 줄도 알며, 기분이 우울할 땐 알코올이 발효된(의도적으로 씹었다 뱉었다 하며 발효시키기도 함) 열매를 먹고 일부러 취하기도 한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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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고도 발랄한 제 친구의 연구 결과를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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