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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아재의 프라이빗_노트/친구, 선후배님

바보야, 중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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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카톡이 와 있었습니다. 의사인 친구가 새벽 라운딩을 갔다 와서는 자기 스코어를 기록한 보드찬을 사진 찍어 보내 준 것이었습니다. 74타......

9시경 확인을 하고 전화를 했습니다. 좋은 스코어를 칭찬하고 가까운 시일 내 라운딩을 제안하면서 한 수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곧바로 카톡으로 3개의 동영상을 보내왔습니다.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 꼭 보라고 친구는 신신당부까지 하였습니다. 

1. 손목 힘빼는 초간단 꿀팁

2. 무조건 돌려 팔에 힘 빼는 방법

3. 8분만 투자하면 10타수를 줄인다

 

친구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제목을 보고는 피식 웃었습니다. 

기시감(旣視感)......

 

초간단,

무조건,

**만 투자하면...

제가 정말 싫어하는 워딩이거든요

 

 

저는 교육업계에서 30년 가까이 지냈습니다. 20년 정도 강사를 하였고, 10년 정도 기획자, 경영자로서 지냈습니다. 이 업계에서 사기꾼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 그러한 것들입니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그런 사람들이 유명하고, 학생과 학부모님들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크며, 심지어 돈도 많이 법니다.

반 보만 떨어져서 그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소비자의 절박함과 그들의 현란한 말 기술은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와는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연달아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글을 더 써 봅니다. 

 

어제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보았는데, 그 제목이 '문제집 단 한 권으로 4등급을 수능 1등급으로 3개월 만에 올린 방법'이었습니다. 

이 동영상을 만든 분은 서울대 출신의 유명한 선생님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하신 말 중 틀린 말은 없습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수학은 수준별 문제집 한 권으면 1등급 가능하다

수학문제집을 단권화하는 방법이 키 포인트

* 먼저 교재의 번호를 표시하고 연습장에 풀이과정을 쓰면서 풀이한다

* 채점한다

* 틀린 문제 와 어려워서 풀지 못한 문제를 구별하여 체크한다

내가 푼 풀이과정을 검토하여 틀린 부분을 찾아낸다. 또 몰라서 못 푼 것인지, 연산 실수인지도 판단한다

내가 틀린 문제를 시간을 두고 도전하거나, 정 안될 경우 해설지 도움으로 해결하고는 다시 푼다

한 권을 다 풀고나면 처음부터 다시 별표 표시된 문제만 다시 푼다 -> 2회독

두 번 째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 -> 별표 두 개 -> 또 해설을 보는 등의 방법으로 내 것으로 만든다

* 3 회독할 때는 별 두 개짜리만 다시 푼다 -> 문제집 한 권을 하루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동영상 아래 달린 댓글도 몇 개 소개합니다. 

 

1] 선생님 저 예전에 수업 들었던 학생이에요 이 방법으로 꾸준히 공부했더니 이번 미적분 시험 100점 맞았어요 ㅠㅠ!! 매기자마자 선생님 생각 나서 바로 댓글 쓰러 왔어용 다음 시험도 열심히 해서 기하 미적분 둘 다 백 점 맞을게요 수업해주시면서 좋은 공부법 많이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2] 진짜 내가 재수하면서 수학만 못봤는데 정말 나는 수학 20권도 더풀었지만 (기출 ebs 대치동현강교재 사설 등등 )진짜 빨리푸는거만 중요하게 여기고 틀린거 제대로 안보고 여러번 한문제집 안본걸 제일 후회한다 진심으로 좋은영상이네요

 

3] 진짜 수학의 정석. 이대로만 수학한다면 안오를 이유가 없음

 

제가 여기서 짚고 싶은 점은 이 동영상을 만든 분도, 댓글을 다시는 분들도 일정 수준 이상의 학습능력을 가지고 있는 분 들이며, 학업으로 성공하신 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는 공부를 함에 있어 예습, 복습이 중요하다는 말과 다름이 없습니다. 안다는 것과 실행은 다른 문제이며, 심지어 자신이 풀었던 문제를 다시 제시했을 경우 풀지 못하는 학생도 허다하다는 것을 이 분들은 이해하지 못하실 것입니다. 

 

위 동영상이 제시한 루틴을 따를 수 있는 학생은 상위 1%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미 저 루틴을 알고 잇을지도 모릅니다. 

제목을 보고 찾아 시청한 이는 1등급을 받기 힘든 학생이거나, 저같이 호기심이 강한 꼰대(?) 같은 사람이 아닐까요? 

 

 

귤화위지(橘化爲枳)의 고사를 떠올림은 너무 과한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