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당시 검도 2단이었던 영어 선생님에게서 소위 '빠따'를 맞다가 경험한 놀라운 경험 때문에 시작하게 된 검도 수련...
이후 12년간 지속되었습니다.
예전보다 검도 인구가 많은 것 같습니다.
검도를 수련하는 많은 사람 중 검도 국가대표선수의 실력을 경험해보신 분은 얼마나 있으시려나요?
젊은 시절, 저는 10년 이상의 시간을 검도에 몰입한 적이 있었습니다. 3~4년 차...... 기량이 절정에 올랐다고 스스로 여겼을 무렵, 치기어린 맘으로 소위 '도장깨기'에 나선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 검도도장을 찾아다니며 각 도장의 사범님, 관장님들과 겨루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자만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당시 현역 검도 국가대표 선수와 겨룬 적 있었습니다. 결과는......
당시 저는 심지어 그 선수의 몸 반경 1M 이내에 제 칼을 집어넣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그의 칼은 살아 움직이는 듯,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저를 향해 다가왔고, 저는 어떻게 해 볼 엄두를 낼 수 없었습니다.
소위 클래스가 달랐습니다.
또 그의 손바닥과 발바닥을 본 저는 할 말을 잊었습니다. 그의 피, 땀, 눈물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그의 손과 발을 보고는 작은 재주를 믿고 자만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웠습니다.
검도를 수련하다 보면 맨 처음 손발에 물집이 잡히고, 피가 나고, 살이 뭉개져서 고름이 나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커다란 굳은살이 박힙니다.
그리고 손발에 박힌 커다란 굳은살이 통째로 떨어져 나가면 맨 살이 또 뭉개지고...
이를 계속 반복하다 3년 차 정도가 되면 나름 굳은살이 제대로 자리 잡습니다.
일반 아마추어 검도인이 사설도장에 다니면서 이 과정을 겪어내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위 과정을 오롯이 겪어 내었습니다. 그리고 못해 본 사람은 믿지 않을 소위 '큰머리치기'를 한 번에 5,000회를 할 정도로 아마추어로서는 최상급이었다고 자부했었지만, 검도 국대와 마주한 자리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생뚱맞게도 대통령님의 신년기자회견을 TV로 시청하다가 30년 가까이 지난 그때 경험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당시 제게 큰 아픔과 깨달음을 주었던 검도국대였던 친구와 출근 길에 통화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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