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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아재의 프라이빗_노트/친구, 선후배님

친구야, 우리가 어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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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는 언제나 어렵습니다. 좌파냐 우파냐? 엄마 편이냐 아빠 편이냐? 짜장이 좋아 짬뽕이 좋아? 

 

친한 고향친구와 오래간만에 전화통화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코로나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서로 가족들의 근황을 묻고, 요즘 관심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친구가 '포스트모더니즘'을 열심히 공부 중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그 친구는 현재 직업이 의사이며, 저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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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모드니즘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를 하고 글을 이어나가는 것이 지금 글을 쓰는 저에게나 읽는 분에게나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겨져서 간단히 소개합니다(나무 위키에서 가져온 내용 편집). 

 

『 근대의 이성은 규칙, 권위, 규율, 통제 등을 의미했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이러한 것들을 해체하려는 경향이다. 1900년대 초에는 "모든 인간이 합리적이며, 합리성은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모더니즘 사상이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가능성 정리 등 합리성에는 한계가 있음이 밝혀졌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근대의 냉전을 겪으며 합리성이 옳은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이에 "이성 자체가 문제를 지니고 있으며, 이성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포스트-모던(탈현대) 사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친구와 전화를 끊고 포스트 모더니즘이란 것에 대한 30여분의 공부 후, 저는 친구와 나눈 이야기의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10년 이상을 언어를 공부한 언어학자이기도 합니다. 정신과 의사가 언어공부라니...... 의외라고 여기실 분이 많으리라 짐작됩니다. 그 친구의 말을 빌리면 전 세계의 언어가 처음 시작은 같았으며 자신은 이를 증명할 수 있는 300개 이상의 증거를 확보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엄마, mom, 母, mama.... 등이 처음 시작이 같았다는 것입니다. 

제가 친구에게 책으로 연구결과를 출판해 보라고 했을 정도로 훌륭한 주제이고 연구성과가 있다고 여길 정도입니다. 언어의 태생에서부터 발달, 그리고 분화를 하나의 '결'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그 친구의 관심이 지난 해부터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철학으로 옮겨졌나 봅니다. 노자의 이야기가 나오고, 데카르트의 이야기가 나오고,민식이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광주 5.18 민주화 항쟁에 관한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결국 문재인 정권의 심판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친구는 이번 정부를 좋아하지 않는가 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극단적으로 추구한다. 쇼잉이 심하여 봐 줄 수가 없다... 등의 극단적인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결국은 제게 이렇게 말합니다. "친구야.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달랐노? 어렸을 때부터 같은 것을 배우고 생각과 마음이 너무 잘 통하여 몇십 년을 친구로 지냈는데 네가 나랑 이렇게나 다를 줄 몰랐다. 하기사 이래서 우리가 민주국가에서 살고 있단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구먼. 하하"

 

일단 촘스키의 말을 빌어 포스트모더니즘을 비판합니다. 촘스키는 포스트모더니즘은 분석과 경험에 기초한 실증적 지식에 기여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무의미한 학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촘스키는 왜 다른 분야의 학자들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처럼 포스트모더니스트 지식인들은 대답하지 못하냐고 힐문했습니다. 다음은 촘스키의 일갈입니다.

“자기네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이론"과 "철학"의 경이로움을 들먹이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물어 보십시오. 당신네들의 이론의 원리가 뭐고, 기반하고 있는 증거가 무엇이며, 그것이 명백한 것인지 아닌지 설명해 보라고.

물리학, 수학, 생물학, 언어학 등 다른 분야의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오히려 행복해 합니다. 이런 질문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정당한 요구입니다.

만약 그들이 여러분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면, 그 이론과 철학이라는 것을 불 속에 집어던져 버리십시오."

 

..

생각해보니 이 친구만이 아닙니다. 다른 친한 친구도 몇 몇 분야에서는 저와 정반대의 생각과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 

글이 여기에까지 이르니 새삼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나랑 영혼까지 공유했다고 생각한 아내도 저랑 다른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심지어 제가 낳아 기른 제 아이들도 제 각각 많은 부분에서 다릅니다. 친구, 지인... 모두 모두 다릅니다. 

 

우리는 이런 차이를 인정하고 부당한 차별을 지양하며 동일한 시간과 공간 속에 살아가고 있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그리고 아이디어가 하나 떠 올랐습니다. 

https://kmong.com/gig/235141

'이 블로그에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담아보자. 각 분야의 전문가로서 각자 살아가지만, 그 부분을 떠나 한 명의 인간으로서 일상에서 갖는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생각과 지식들을 서로 공유하는 장을 이 블로그에 담아보자.'

 

글을 써서 제게 전해야하는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호응해 줄지 모르겠지만 재미있고 유익한 시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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