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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아재의 프라이빗_노트/친구, 선후배님

대치동으로 이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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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후배가 아이들 교육을 위해 대치동으로 이사를 간다고 합니다. 아이가 두 명인데 각 중2와 초5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팔고, 거기에 대출을 얹어 전세를 얻어 이사를 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게 묻습니다. "형님, 과연 옳은 선택일가요?"

저는 답했습니다. "솔직한 답을 원한다면 내 생각은 '아니오'다". "조카들이 이쁘고 사랑스럽지만, 공부만 놓고 보았을때 대치동으로 이사갈 필요가 있겠나... 싶다"

"그래서 지금부터 잘해 보려고 이사를 생각한 겁니다. "

"너랑 제수씨가 많이 고민해서 내린 결정을 내가 번복시키고 싶지도 그럴수도 없을 것이다. 괜히 내게서 이 이슈에 관한 이런 저런 말을 들으려 하지 마라. 기분 나쁠 수 있고 니가 나를 미워할 수 있다. 마시던 술이나 마시라"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의 대치동으로 이사를 가는 현상은 그 자체로 사회적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자녀의 성공적인 수험 생활을 위한 고시촌으로서의 특성을 강조하며,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의 입시 성과를 높이기 위해 이 지역으로의 이사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존재하며, 단순히 대치동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자녀의 교육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자녀들이 대학에 잘 진학하기 위해 대치동으로 이사하는 이유를 5가지로 정도로 들고, 그에 대한 반박을 제시해 보겠습니다. 그 반박은 제 개인의 경험에 터잡은 것이며 틀릴 수도 있습니다. 

대치동을 떠난지 4년을 넘어가는 지금 시점에서 아무 사심없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1. 좋은 학원과 교육 인프라

대치동은 대한민국에서 학원가가 밀집한 지역으로 유명합니다. 대치동 일대에는 소위 많은 명문 학원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가 이 학원에서 공부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이사를 선택합니다. 이 지역의 학원들은 대개 엄격한 커리큘럼과 체계적인 수업을 제공하며, 학생들의 성적 향상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학원은 물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단순히 학원 중심의 교육이 자녀의 대학 진학에 반드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지나치게 경쟁적인 환경은 자녀에게 심리적인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학습 동기나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대치동의 많은 학원들이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과제를 부여하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경우도 많아, 자칫 학습의 효율성보다는 정신적인 소진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2. 지역 내 높은 학업 성취도

대치동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좋은 학생들이 많다"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자녀가 공부하면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업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치동에서 학습하는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통계도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의 교육 수준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귤화위지(橘化爲枳)... 귤이 변하여 탱자가 된다? 대치동에만 아이를 옮겨 둔다고 공부를 잘하게 되고 좋은 대학을 간다? 

대치동의 높은 대학 진학률이 단지 이 지역의 교육 환경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대치동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의 자녀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교육에 많은 자원을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 대치동의 높은 대학 진학률은 해당 지역의 교육 인프라뿐만 아니라, 경제적 배경과 가정의 교육 열정, 학습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또한, 대치동이 제공하는 고강도 교육은 학생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기보다는 일률적인 성과만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실제로 모든 학생이 동일한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 그 고강도 교육이라는 것은 학습능력 상위 1%에게 맞는 것이지 그렇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독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저도 그것으로 돈을 번 시간들이 꽤 길었습니다. 

3. 경쟁적인 학습 분위기

대치동은 경쟁적인 학습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모두 대학 진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자녀는 자연스럽게 공부에 집중하고, 경쟁심을 자극받아 성과를 올리기 쉽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 경쟁이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고, 이를 통해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이 형성됩니다.

그럴까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경쟁적인 분위기는 일시적인 동기 부여를 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학생들에게 정신적 압박을 가할 수 있습니다. 경쟁이 심화될수록 학생들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느끼게 되고, 이는 학습 의욕 저하나 우울증, 신체적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나친 경쟁은 협동적인 학습과 사회적 관계를 방해할 수 있으며,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키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음 기회에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8일 방송된 ‘요즘 육아 - 금쪽같은 내 새끼’ 를 한 번 보시면 예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더한 경우도 저는 많이 봐왔습니다만...

 

4. 대학 진학을 위한 최적화된 환경이라는 믿음

대치동은 단순히 학원만 있는 곳이 아닙니다. 이 지역은 많은 명문 대학교의 수험생들이 모이는 장소로, 자녀가 이 지역에 거주하면 대학 진학을 위한 최적의 환경에 놓이게 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학원, 학습지, 다양한 정보들이 집중된 이 지역에서는 자연스럽게 자녀가 높은 수준의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많습니다.

이 또한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지...

대학 진학을 위한 최적의 환경은 단순히 물리적인 환경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자아 성찰과 자기 주도적인 학습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또한, 대치동에 거주한다고 해서 자녀가 반드시 원하는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지나치게 치열한 경쟁에서 오는 부작용은 오히려 진학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5. 사회적 평가와 입시 지향적인 가치관

대한민국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대학 진학을 시키는 것이 중요한 사회적 지표로 여겨집니다. 특히 대치동은 그런 의미에서 사회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자녀를 키우는 것이 부모의 사회적 위치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해 대치동으로 이사를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를 강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많다고 여겨집니다. 

이러한 사회적 가치관은 지나치게 입시 지향적이며, 자녀의 행복과 개별성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교육은 자녀의 다양한 가능성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대학에 진학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개개인의 진로와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평판을 중요시하는 태도는 자녀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주고,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대치동으로 이사를 가는 학부모들의 이유는 매우 다양하고, 그들 대부분이 자녀들의 대학 진학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들은 맹모삼천지교를 말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낭중지추(囊中之錐)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