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 볼 일이 있어 평소와 달리 일찍 출근하여 볼 일을 보던 중, 전화가 걸려와 받았습니다. 자신을 중1 학생 엄마라고 소개하신 분이, 그분의 자녀가 갑자기 과고에 진학하고자 한다면서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면서 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그분의 자녀는 현재 수학 선행은 꽤 진행 중이며, 과학공부는 한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두어 번 말을 주고받다 갑자기 호기심이 동하는 기재가 있어 학원으로 오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과고 진학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제가 가졌던 경험치, 그리고 제 소신일 수도 있는 주관적인 판단들을 공유하였습니다.
그 학생은 공부로서 최고치에 다다른 학생들이 가졌던 모든 공통분모를 보유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자발적인 동기부여 능력, 승부 근성, 자존심, 무거운 엉덩이, 그리고 천재성...... 거기에 더해 욕심이 아니라 아이의 행복을 진정으로 걱정하는 부모님의 사랑......
평소의 저와는 달리 어머님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제가 먼저 그 학생의 영재고 진학을 원하였으며, 그 진행 과정을 객관적으로 제시했으며, 구체적인 방법도 설명해 드렸습니다. 제가 과고 진학에 대한 상담을 하면서 영재고를 먼저 추천하는 경우는 지금까지 단 두 번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탐을 내고 욕심을 부려 볼 만한 여러 자질을 가진 학생이었고, 부모님들의 마인드도 순전히 아이에게 행복을 주고싶다는 맘뿐이어서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고 싶었습니다.
학생이 먼저 강력히 요청하였다는 점이 감동이었고, 아이의 쉬는 시간, 잠자는 시간, 좋아하는 자전거타는 시간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는 부모님의 마음이 감동이었습니다.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 맘을 곳곳에서 포착할 수 있는 아이였고, 아이의 고단함과 감당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처에 대해 두려워하는 부모님의 사랑이 대화 내내 묻어나는 시간이었습니다.
과고 진학에 대한 상담 중 영재고의 존재도 모르는 학부모님에게 전했던 여러 말들에 대한 책임감이 제 맘을 누릅니다만, 멋진 이 나라의 동량(棟樑)으로 자랄 한 아이를 발굴해 낸 것 같아 행복합니다.
제게 이런 감동을 준 아이는 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 아이도 그럴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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