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글에서는 자신의 진단과 경험치로써 상담자를 압도하려는 학부모 유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오늘은 그와 반대의 지점에 서 있는 유형이지만 소위 자신의 'affective filter'를 강하게 작동시켜 결국은 학원의 상담에 심리적으로 종속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유형입니다.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자녀에 대한 평가를 유도하는 학부모님이 의외로 많습니다. 객관적인 평가를 기반으로 더 나은 상황을 모색하려는 노력보다는, 그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내시며 그간 있었던 다른 평가자들의 우호적인 평가를 인용하여 적극적으로 반박을 하는 경우입니다. 이 역시 그 학부모님의 학력 정도나, 직업, 사회적인 위치와 상관관계가 전혀 없습니다.
학부모의 직업이나 고등학교 성적, 심지어 대학 전공까지 언급하며 상담자의 평가에 대한 반박을 합니다. 미루어 짐작하시다시피 이런 경우 정상적인 상담이 이루어지기 힘듦니다. 저의 경우 보다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 다음 상담을 중단합니다. 대부분의 학원에 서울대반, 의치한의대반이 무수히 개설되어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런 학부모님들의 많은 학원에서 손쉬운 먹잇감(?)으로 취급당합니다. 부모님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은 상담자와 피상담자 모두 기분 좋게 상담을 이어갈 수 있고 상호 원하는 클래스에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유형이 객관적인 상담을 어렵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유형도 객관적인 상담을 힘들게 합니다. 결국 이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가 감당해야 하는 것입니다.
의사는 환자가 자신을 믿지 못한다고 아쉬워 합니다. 필요한 검사라서 실시하는 것이고 1단계에서 마칠 수 있으면 1단계에서 마칠텐데, 그럴 수가 없어서 2단계, 3단계로 진행을 하면, 환자는 처음부터 3단계로 바로 이행하지 않고 소위 뽑을 것 다 뽑는다고 불평을 한다고 합니다. 학원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정말 도리를 포기한 학원 그리고 그 운영자가 아니라면 학생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될 수 있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으려고 할 것입니다. 서로 믿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학원 또는 그 구성원을 학생이나 학부모님이 믿을 수 없다면 아래의 몇 가지 팁을 활용해 보십시오. 그러면 사교육 시장에서 현명한 소비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드문 경우를 예로 드는 강사와 학원장을 조심하십시오. 대부분 이렇게 시작합니다. "제가 가르친 아이 중에...", "작년 ***이라는 학생이 있었는데..." "제 아이의 경우..." 이렇게 인용되어지는 사례는 학원 광고나 신문에 나올만한 학생입니다. 탁월한 재능을 가졌거나, 엄청난 학습량에도 불구하고 폭발하진 않았지만 폭발 직전의 학생을 운좋게 그 강사나 학원이 보듬게 된 경우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와 같을 수 없습니다.
2.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상담을 하십시오. 물론 그 객관적인 데이터라는 것도 발췌한 것이면 조심하여야 합니다. 1번에서 언급한 것에 해당할 가능성이 많거든요. 객관적인 데이터는 합리적인 사고와 판단을 가능케하고, 이 합리적인 사고와 판단에 터잡은 의사결정이 학생에게 이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3. 긍정적인 기조를 바탕으로 상담을 진행하는 것과 학부모님에게 비위를 맞추며 상담을 진행하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후자의 경우 냉정하게 "NO"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양자를 넘나드는 기교가 탁월하여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구분이 힘드실 것입니다. 그때에도 1,2번의 내용을 참고하세요.
4.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의 꿈과 능력을 잘 파악하고 이해하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일전에 상담했던 한 학부모님은 형제를 저희 학원에 보냈는데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동생의 경우 머리가 있고, 공부를 재미있어해서 영재고를 염두에 두고 공부를 시키고 싶다. 아이의 의사도 같다. 그리고 형은 동생만큼 공부 머리가 좋지 못하고 학습의지도 크지 않다. 다만 내신에서 일정 정도를 유지하여 아이가 자존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주 드문 경우이고 현명하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형제의 경우 학원에서 더 주시하고, 강사와 원장의 피드백이 더 원활하게 이루어져 결국 아이에게 더 나은 대안을 학부모님에게 다시 전해드릴 가능성이 큽니다.
결론은 "사람을 볼 줄 아는 눈을 기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그러한 눈으로 보아서 믿을 만 하다면 전적으로 믿고 맡기라"는 말씀을 드리고 이 글을 맺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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