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의 첫째 아이가 올해 서울대 지원하여 1단계 합격을 하고, 2단계 전형을 앞두고 제게 이런저런 요청을 했었습니다.
처조카에게 서울대학교 입학본부에서 ‘아로리’를 통해 공개한 합격생들의 면접 후기를 소개해주고, 같이 시간을 갖고 시뮬레이션 같은 것도 해 보았습니다.
수시 2단계 전형인 서울대 면접 및 구술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또 학부모님들이 참고할만한 내용을 일부 정리하여 공유합니다.
이 글을 읽는 학생, 학부모님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당부는 아로리에서도 제기된 바 있지만, 많은 이들이 간과하기 쉬운 것이어서 다시 한번 언급합니다.
아래 내용은 분명 면접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그 과정에서 공부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를 고민한 흔적들을 다시 한번 살펴본다면, 이 학생들이 어떻게 1단계를 통과했을지, 왜 서울대학교가 서류평가에서 이 학생들을 선택했는지 많은 힌트가 들어있을 것입니다.
결국 면접은 서류평가의 연장선에 존재하는 것이고, 조금 더 배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고 노력한 학생이 결국 면접에서도 훌륭한 평가를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9학년도 합격생은 전국 각지의 일반고 출신 학생들이라고 명시하였는데, 2020학년도 합격생들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참고하시구요.
먼저 2019학년도 합격생들의 후기입니다.
1] 서울대 면접실, 정말 아담한 공간이다.
면접관님과 제가 앉아 있는 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매우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마치 대화하듯 면접을 치른 것 같습니다. 서울대학교 면접 이전에 다른 대학 면접 경험이 있어서 말씀드릴 수 있는데 상대적으로 서울대학교의 면접실은 매우 작은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굳이 큰 목소리로 힘주어 말할 이유도 없고 교수님도 꽤나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면접실에 입장할 때는 꽤나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편하게 면접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억지로 바른 자세를 잡고 시선을 맞추는 연습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전달하고 싶은 말을 마치 곁에서 차근차근 말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중략)
2] 제시문은 결코 어렵지 않다.
저는 수학 면접을 치렀는데 면접 준비를 하며 웹진 아로리 자료창고에서 기출 제시문을 찾아 풀어봤습니다. (중략) 수학 면접을 본 선배들이 말해줬던 것보다 더 쉽게 나온 것 같습니다. 오히려 내가 쉽게 풀 수 있다는 건 다른 학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해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면접관님들에게 좋은 풀이를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수학 문제의 특성상 정답을 말하는 것보다 그 풀이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면접 중 조금 더 수학적으로 충실한 풀이 과정을 보여드리기 위해 애썼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약간은 긴장한 탓이었는지 중간에 한 번 말문이 막혔던 적이 있었는데 면접관님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다시 생각해 보라는 말씀도 해주시며 충분히 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제가 순간 기억이 나지 않았던 내용은 너무 기초적인 개념이었는데 그 공식의 이름이 순간 떠오르지 않아 아예 그 공식이 도출된 과정을 풀이해서 말씀드렸습니다.
3]
다른 친구들은 난이도를 어떻게 체감하는지 모르겠지만 전 쉽게 풀었습니다. 저는 지구과학 면접이었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지구과학Ⅰ과 Ⅱ과목을 잘 공부한 학생이라면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과서에서 다루는 기본 개념만 충실히 이해하고 있어도 충분히 쉽게 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최근 몇 년 사이의 기출 경향과 비교해 보아도 여전히 쉬운 기조는 유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3학년에 들어서 지구과학Ⅱ 과목을 이수했는데 수업 시간에 공부한 내용이 나와 별 어려움 없이 면접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고등학교 때는 지구과학만이 아니라 과학 교과 전반을 모두 공부해야 해서 조금 힘이 든다는 생각도 했지만 과학 시간에 배운 내용들이 사실 서로 연관성이 높은 개념들이 많아서 기본적으로 과학적 현상을 이해하고 풀이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때는 이걸 왜 배우는지 몰랐지만 결국 면접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공부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도 합니다.
또 면접실에서 제가 풀이를 하면 교수님들이 제 대답에 대해 피드백을 해주시는데 그 점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방적으로 말하는 면접이 아니라 이야기를 주고받는 과정이 제가 설명을 더 잘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4]
제 생각에도 과학 과목을 Ⅱ까지 충실하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동의합니다. 저는 생명과학과 화학 제시문을 풀었는데 제가 다녔던 학교가 과학중점과정이 있어서 과학 공부를 잘할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아서 학교에서 이수할 수 있는 생명과학 과목은 모두 들었습니다.
저도 기출문제를2~3년 치를 풀어봤는데 그렇게 어려운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올해 제시문의 난이도도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풀이할 것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화학에서 시간이 더 들었지만 생명과학이 쉬운 편이어서 면접 준비 시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개념만 잘 알고 있다면 풀이 과정은 시간이 더 들더라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저도 처음에 그림으로 설명해야 하는 문제에서 실수를 했는데 곧바로 교수님의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제가 생각한 것은 내가 잘못 표현해서 오류를 수정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어쩌면 처음부터 이 문제가 학생이 실수할 것을 알고 피드백을 주었을 때 조금 더 근본적인 개념으로 다시 접근하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 의도를 제가 바로 알아차리고 정확하게 다시 개념을 적용한 것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아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저와 같은 착각을 했을 만한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면접 중에 면접관님의 반박에 멈칫할 때도 있었는데 순간 내가 여기서 물러나면 좋지 않은 결과는 물론이고 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존재가 되고 말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끝까지 제 논리를 굽히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면접을 마치고 나올 때 별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까 봐 걱정했는데 오늘 이 자리가 면접을 잘 본 학생만 모이는 자리라고 하니 제가 그때 굽히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5] 혼자서도 충분하다.
특히 수능 후 일주일 동안 면접 준비를 벼락치기로 할 수 없다는 선배의 말이 인상적이었고 무조건 교과서 중심으로 개념을 이해하고 이걸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한 것이 주요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복습이 중요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복습이 도움이 되려면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 충분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학원에 대한 유혹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학원에 오가는 시간도 아깝고 차라리 그 시간에 하나라도 더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합격한 선배들의 말을 믿고 그냥 교과서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6]
1단계 합격을 하면 원서를 처음 쓸 때보다 훨씬 불안한 마음이 생깁니다. 처음에야 1단계라도 통과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보통이지만 막상 1단계를 통과하면 조금 더 잘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겨서 어떤 의미에서는 훨씬 더 마음이 급해집니다. 그래서 주위의 권유로 학원도 알아봤습니다. 그러나 제가 거주하는 곳이 우리나라의 최남단 지역인데다가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던 터라 그냥 학교에서 면접 준비를 했고 어차피 내가 알고 있는 걸 전달하는 것이 면접이라 생각하여 혼자서 공부했습니다.
7]
인문학과 사회과학 제시문은 사실 준비랄 것이 없습니다. 제시문 자체가 정답을 고르는 것도 아니고 논리적으로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결국 평상시에 얼마나 생각하는 힘을 키우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중략)
1단계 합격 사실을 알고 부랴부랴 준비를 하려고 하니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뭘 준비하면 도움이 되는지 명확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께 도움을 구했더니 서울대학교 구술 문제는 어차피 평소 실력으로 하는 것이라고 하시며 남은 시간 동안 차라리 말하는 연습이나 좀 해두는 것을 추천하셨습니다. 그래서 기출 제시문을 보고 제 나름대로 대답하는 연습을 했고 친구들이 옆에서 제가 말하는 걸 지켜보며 조언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읽었던 책들을 소개하는 연습을 했습니다.(중략)
8]
저도 선생님이 기출문제를 뽑아다 주시며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서울대는 절대로 비슷한 문제를 내지 않는다. 그러므로 예상 문제는 없다. 남는 시간에 교과서나 복습하자.”라고 하셨는데 복습은 저 혼자 하는 것이었고….그래도 그때는 뭔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상황이어서 선생님이 많이 의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동영상 촬영하여 그걸 보며 제가 말하는 방식이나 자세 등을 교정해 주셨어요. (중략)
9] 면접의 시작은 학교 수업에서
저는 주변에 면접을 준비하는 친구도 없었고 실제로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선배도 없어서 여러 가지로 불안한 마음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제가 거주하는 지역은 사실 상 학원이 없는 곳입니다. 평범한 학원도 없는데 면접 학원이 있을 리는 만무한 환경이죠. 지금 돌이켜 보면 제가 면접을 잘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래도 학교에서 공부한 내용이 운 좋게 제시문으로 나왔다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저도 과학중점과정을 이수하며 왜 수능에 나오지도 않는 과목까지 공부해야 하나라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는 정말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중략)
10]
이번에 일반전형 면접 및 구술고사를 봤지만 사실 저는 작년에 서류기반 면접을 응시한 경험도 있습니다. 그래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이 두 면접이 분명 성격이 달라 보이지만 사실 비슷한 점이 더 많다는 생각을 합니다.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에 나온 내용을 확인하는 서류기반 면접이 단순히 사실 관계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제가 행한 내용에 대한 꼼꼼한 의미까지 질문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당시 저는 미학에 관심이 많아서 나름대로 읽은 책들에 대해 의미 부여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면접관님의 질문은 제가 겉핥기로만 공부했다는 반성을 할 수 있을 만큼 예리한 내용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서류에 나열된 사실 관계의 확인은 기본이지만 평범한 내용도 심층적으로 질문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일반전형 면접보다 어떤 의미에서는 서류기반 면접이 제게는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두 면접이 결국 확인하고자 하는 건 소재는 다르지만 제대로 무엇인가에 대해 명확히 대답할 수 있는 능력, 즉 그것이 무엇이건 제대로 알고 명확히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가를 보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저는 말로 무엇인가를 표현하는데 익숙한 성격이 아니었지만 결국 공부는 내가 알고 있는 걸 안다고 표현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는 점을 알았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말을 많이 할 필요는 없지만 분명히 내용을 전달하는 능력은 필요한 것이고 사실 제대로 전달할 능력이 있다면 말은 정말 많이 안 해도 된다는 것을요. 즉 저처럼 말하는데 부담이 많은 친구들이 있다면 결국 제대로 공부해서 말을 효율적으로 할 수밖에 없겠네요.
11]
고등학교 기간 내내 배운 내용을 일주일 안에 다시 완벽하게 공부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면접 직전까지 수능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고 수능에서 선택하지 않은 과목을 면접 과목으로 보게 될 경우는 더 어려운 상황이겠죠. 그래서 기본 개념에 대한 학습은 여러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어차피 학교에서 배우는 과정도 기본 개념이 쌓여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내용이고….
그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제풀이보다는 기본 개념을 분명히 알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주 쉬운 개념도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다 보면 금방 까먹게 됩니다. 그리고 문제 풀이만 집중하면 결국 요령에 집착하게 됩니다. 그러면 개념은 희미해지고 아주 쉬운 풀이도 답은 맞추지만 왜 이렇게 되었는지 갑자기 말문이 막힐 때가 있습니다.
서울대 면접은 선배들도 누차 강조하지만 결국 기본기 싸움인 것 같습니다. 그 기본기는 사실 교과서의 기본 개념들입니다. 무심코 지나칠 만한 내용도 반드시 왜 그런지 확인하고 넘어가는 습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하는 2020학년도 합격생들의 후기입니다.
1. 서류기반 면접
1] 자유전공학부 S○○
면접 준비를 위해 학원을 다닐 필요가 있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그렇지 않다고 답하고 싶습니다. 학원을 다니기 보다는 면접을 준비하는 주변 친구들과 스터디를 통해 함께 모의 면접을 하며 준비해나가는 것 역시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저 역시도 스터디를 통해 얻은 것이 많습니다. 오히려 학원을 통해 준비할 때보다도 3년 간 같은 학교를 다니며 서로 어떤 활동을 했고 어느 부분이 취약한지 잘 알고 있어 예리한 질문을 생각해낼 때가 있었습니다.
(중략) 면접은 총 10분 동안 치러졌는데, 그 사이에도 굉장히 많은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다행히 면접 준비를 열심히 하며 예상 질문을 뽑았던 터라 대부분의 질문은 예상이 가능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태도’와 ‘고민의 흔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밝고 큰 목소리, 여유로운 아이컨택을 통해 적극적이고 똑 부러지는 인상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가 좋아하고 열심히 참여했던 활동 또는 주제와 관련한 답변을 하는데 있어서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피상적이고 단순한 답이 아니라, 정말로 오랫동안 숙고해서 찾아낸 나만의 답변을 제시할 수 있을 때 고민의 흔적이 드러납니다.
청산유수처럼 자연스럽게 말을 잘하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굳이 막힘없이 이야기해야 한다기보다는 그 답변 내용의 깊이가 뒷받침되었을 때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서울대학교 면접에서 ‘독서’는 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읽은 책, 적어도 자기소개서에 쓴 책에 대해서는 확실히 이해해야하고, 굳이 직접적으로 책에 관한 질문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답변 속에 자신이 읽었던 책을 녹여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중략)
2] 인문계열 S○○
저는 서류기반 면접을 보았습니다. 면접 준비는 외부 기관의 도움을 받지 않았고, 학교 선생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 준비했습니다. 서류기반 면접이니만큼 제 고등학교 생활과 저라는 사람을 면접관님들께 잘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천천히 떠올리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어떻게 살고 싶은지, 대학교에서 무엇을 얻고 싶은지 등을 가장 먼저 정리해보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생활기록부를 여러 번 읽어보며 모든 내용을 숙지하려 했습니다. 물론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활동은 모두 제가 한 활동이기에 시간만 충분하다면 느낀 점이나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지만, 실제 면접장에서는 답변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미리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 꼭 필요했습니다.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한 후에는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모의 면접을 여러 차례 했고,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면접 프로그램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준비가 된 후에는 제 모습을 촬영해가며 준비했습니다. 평소에 발표나 말하기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면접은 꽤 긴장되는 환경일 것 같았기에, 최대한 비슷한 상황을 여러 번 경험하며 환경에 익숙해지려 했습니다.(중략)
3] 경제학부 L○○
면접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때는,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천천히 읽어보면서 정리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기억이 희미해진 1학년 때의 활동들은 기억을 되살려보고, 생기부에 기재된 활동들은 그 활동들을 했던 이유, 과정, 느낀 점 등을 하나하나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자기소개서에 쓴 내용은 단어 하나하나 정의까지 찾아가며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중략)
어려운 이론이나 책에 대해 질문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의외로 제 생각이나 활동의 동기에 대해 많이 물으셨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단기간에 외워 대답할 수는 있는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평소에 관련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고민을 해본 사람이라면 쉽게 대답할 수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평소에 자신의 관심 분야나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지식을 습득함과 동시에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나 생각을 정리해보는 습관을 들일 것을 추천 드립니다.
4] 컴퓨터공학부 K○○
가장 먼저, 저는 모든 면접을 학교에서만 준비했고,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학원을 다녀야할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NO’라고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습니다. 면접에선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자신 있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면접 학원에서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역량이 아닙니다.
저는 학교에서 토론동아리 및 대회, 창의학술논문대회, 멘토멘티 활동 등 지식이나 의견을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는 활동에 참가했는데, 그런 경험이 면접에서 떨지 않고 조리 있게 이야기하는 역량을 키워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면접 준비’를 별개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학교에서 하는 활동들 하나하나가 면접을 위한 토대가 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참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 면접 준비를 할 때는 선생님과의 대화, 혹은 토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수학/과학 분야의 선생님들, 인문학 분야의 선생님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제가 놓치고 있던 점들까지 다방면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면접 준비는 한 사람과 반복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5] 정치외교학부 O○○
저는 서류 기반 면접을 봤기 때문에 면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해 잘 알고 내 생각을 잘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저의 고교생활에 관한 이야기와 그 속에 담긴 가치관을 교수님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다시 꼼꼼하게 읽어보면서 질문 요소들을 최대한 많이 뽑아봤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질문 요소들에 대해 저의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생각이 정리된 상태에서 말을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말을 하는 것은 일관성과 명확성의 측면에서 확실히 차이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과정에서 가치관을 확고히 할 수 있었으며, 그렇기에 실제 면접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고 답변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직접 저의 경험과 생각을 말해봤던 게 가장 도움이 됐습니다.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저의 이야기를 말씀드리거나, 친구들과 토론할 때 제 생각을 말해보면서 설득력 있게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을 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선생님께 자기소개서 첨삭을 받을 때, 제가 했던 여러 가지 활동을 되돌아보며 그것을 대화로 풀어나갔던 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또, 수능이 끝난 후, 학교 선생님들께 부탁드려서 모의 면접을 봤습니다. 실전과 같은 긴장 속에서 선생님의 질문에 답변하고, 추가 질문에 다시 답변하거나 반박하기도 하면서 말하기 연습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생각할 만한 가치가 있는 추가 질문을 많이 해주셨으며, 제 답변에 대한 피드백도 친절하게 해주셨습니다. 저도 선생님의 피드백을 생각하면서 모의 면접 전체 과정을 복기했으며, 선생님께서 하신 추가 질문이 왜 나왔는지, 그 추가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변했으면 더 좋았을지 생각하면서 실전에 대비했습니다.
실제 면접은 서류의 내용을 표면적으로 다루는 형식적인 면접이 아니라, 서류 안에 담긴 저의 생각과 가치관을 교수님께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방식의 면접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고교생활 중 활동을 하나 하더라도, 책을 한 권 읽더라도 그 속에서 무언가를 느끼면서 가치관을 형성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여러 가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생각의 폭을 넓히고 평소에 비판적,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게 면접에 도움이 될 듯합니다.
2. 제시문 기반 면접
1] 생명과학부 L○○
면접 준비는 1차 합격 발표가 난 이후부터 시작했습니다. 따로 면접 대비 학원은 다니지 않았고, 학교에서 선생님하고 같이 면접 기출 문제를 공부했습니다. 교과과정을 벗어난 내용을 배운다기보다는 생명과학Ⅰ,Ⅱ의 개념들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기출문제의 각 질문에 최대한 많은 답을 생각해보려고 연습했습니다. (중략)
저는 생명과학 두 문제를 면접 문제로 봤었는데, 제가 관심 있게 공부하던 분야가 아니어서 당황을 좀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45분의 답변준비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어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생명과학Ⅰ,Ⅱ의 교과 내용을 떠올리고, 주어진 상황에 적용하고, 이것을 논리적으로 풀어 써내는데 거의 30분 가까이 썼던 것 같습니다. 완전한 문장으로 답변을 써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키워드를 중점으로 썼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은 키워드를 어떻게 연결해서 말할지 생각했습니다.
이후 면접장에 들어가서 제 답변을 설명하던 도중 썼던 내용하고 반대의 내용을 이야기하거나 잘못 생각하여 방향을 조금 다르게 이야기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이를 정정할 기회를 충분히 주셔서 당황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2] 응용생물화학부 O○○
면접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전에는 면접에서 요구하는 과목이 학부마다 다르므로, 서울대학교 입학본부에 올라온 자료에서 내가 지원할 학부가 요구하는 과목이 무엇인지 확인했습니다. 제가 준비한 과목은 화학이었고, 수능에서 화학1을 선택했기 때문에 수능 공부를 하는 동시에 학교에서 수업 받았던 내용을 바탕으로 교과서에 나와 있는 개념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꾸준히 참여한 활동들을 정리하고 읽은 책들을 요약해두었는데, 이를 토대로 생활기록부 기반 면접을 대비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면접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1차 전형에 합격한 직후로, 이때부터는 화학2의 개념 위주로 공부하면서 3~4일에 1번 정도 화학1의 개념을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화학2는 수능 준비를 하지 않아 수업 시간 외에는 공부할 시간이 적었기에 잊어버린 부분도 많고, 개념적 이해도도 떨어진다고 생각해 개념적인 부분에 더욱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개념 위주로 여러 번 반복하여 학습한 뒤 면접일 1~2주 전부터 서울대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면접 기출문제들을 풀어보았습니다. 이때 기출문제 풀이도 여러 번 반복하여 진행했는데, 처음에는 문제를 읽고 문제에 사용된 개념과 머릿속으로 간단하게 풀이를 그려보았습니다. 다음에는 정확하게 풀이과정을 쓰고, 계산해 답까지 도출하면서 채점까지 진행했습니다.
이때 틀린 문제들이나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문제들에 관련된 개념은 다시 복습하고 다른 문제들을 풀어보며 틀린 유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오답 정리를 끝낸 후에도 이따금 문제를 보고 내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지 계속해서 검토하며 내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지 확인했습니다.(중략)
그리고 면접 문제를 다 풀지 못했거나 틀린 문제가 있었다고 해서 너무 좌절하지 마세요. 못 푼 문제가 있더라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습니다.
3] 농경제사회학부 K○○
사실 공부 외에 후배들이 가장 걱정하는 측면은 면접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보는 사회과학 지문과 손도 못 대는 수학 문제’, 많은 후배들이 서울대학교 제시문 면접에 가지는 걱정일 것입니다. 사실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사회과학 지문은 이해하기 힘들고, 수학 문제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걱정할 부분은 아닙니다. 대부분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를 물어보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원한 학과는 사회과학과 수학 문제를 모두 풀어야 했기에 처음에는 참 막막했습니다. 그러나 딱히 새롭게 공부할 내용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문제를 풀면 풀수록 답이 정해져 있다기보다는 본인이 생각한 답을 얼마나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뭘까?’, ‘반대 입장이라면 어떤 말을 할까?’, 답을 외부에서 찾으려 한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찾으려고 했습니다.
물론 답을 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스스로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이런 시도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있어 면접을 준비한 최고의 장소는 당연히 학교였습니다. 모든 친구가 저만을 위한 면접관이 되어 주었고 학교 선생님들 앞에서 연습할 때는 실제 면접 때 보다 더 긴장했습니다. 사실 교수님들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려고 노력하시기에 오히려 실전에서는 많이 긴장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은 다 해야 후회가 없을 것입니다.
4] 의예과 K○○
‘사람이 극한의 상황에 놓이면 자신의 바닥을 드러내게 되어있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는 MMI 면접에 가장 알맞은 말인 것 같습니다. 5개의 방을 60분간 돌아다니며 면접을 보는 의예과 일반전형 면접은 피로도가 아주 높습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제시문과 예상치 못한 질문 속에서 결국 학생들은 ‘바닥’을 드러내게 되어있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대처하는 지를 평가하는 것이 MMI 면접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 기출문제를 활용하였습니다. 서울대학교를 포함한 여러 학교에서 MMI 면접을 수차례 진행해왔습니다. 굳이 서울대학교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MMI 제시문은 많았고, 제가 구할 수 있는 기출문항들을 전부 분석해본 뒤에 면접에 임했습니다. 비록 같은 문제가 나오지는 않더라도, 면접에 어떤 문제가 나오고, 제가 어떤 방식으로 답변할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다중미니면접의 문항들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애당초 질문들의 대다수가 수학처럼 엄밀하지 않고, 두루뭉술한 가치판단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제시문의 문제 상황을 바라보고, 이를 하나라도 더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문제들을 분석했습니다.(중략)
합격생들이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공부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를 고민한 숱한 흔적들을 놓치지 말아 달라는 당부와 함께, 학원의 도움을 받은 학생은 여기서 후기를 쓸 수 없다는 점, 후기를 쓰려면 학원의 도움을 받은 사실을 감추어야하는 점도 고려해 주시기를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삐딱하게 한마디만 더 하자면......
학교 선생님들의 사랑이 더 많은 학생들에게 전달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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