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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소식/대입

서울대 학종 합격자의 날데이터_2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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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2019학년 학종으로 합격한 경북 소재 자율형 공립고 출신 학생의 서류를 공개합니다. 학생부 교과성취도(내신성적)와 이수한 과목 내용을 좀 상세히 옮겼습니다. 특히 학생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학생부 기록을 일부 발췌해 제시하였습니다. 

volunteer

아래의 내용은 실제 합격자의 학생부와 생기부를 공개하는 것이므로 자신의 현실을 투영하여 꼼꼼히 읽노라면 스스로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될 수도, 자신에게 더 노력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먼저 교과성취도입니다. 이수단위는 131, 평균 재적학생 수는 84명입니다. 

이수교과

과목 수

전체

1학년

2학년

3학년

국어

5

1.40

1.50

1.00

2.00

영어

5

1.60

2.00

1.50

1.00

수학

6

1.00

1.00

1.00

1.00

사회

5

1.80

2.00

_

1.00

과학

7

1.21

1.50

1.00

1.37

예술체육

4

A

A

A

A

생활교양

3

P(2.00)

P

P(2.00)

P

이 학생의 사회 이수과목은 한국사, 세계지리, 법과 정치이고 과학 이수 과목은 과학, 물리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물리Ⅱ, 화학Ⅱ, 생명과학Ⅱ입니다. 

이 학생의 교내 수상 기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수리탐구대회 은상(2위) 2016.07.01    

  • 수리탐구대회 금상(1위) 2017.06.12

  • 화학탐구대회 금상(1위) 2017.11.21

  • 창의융합주제탐구대회 금상(1위) 2017.12.21

 

그리고 이 학생의 학업 노력 및 학습 경험에 관해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을 발췌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물리에 관심이 많은 학생임. 장시간에 걸쳐 광전효과실험 시 영향요인과 개선방향 및 양자역학에 관한 탐구를 진행함. 고등학교 수준의 물리 지식만으로 주제를 선정하고 탐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토론을 하며 광전효과라는 키워드를 정하고 실험을 진행함.

·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프랙털 도형문제를 처음 맞닥뜨렸을 때는 답을 구하지 못했지만 일주일 동안 해답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반복하여 고민하는 모습을 보임.

· 탐구활동 과정에서 ‘영의 이중슬릿’ 실험에 대해 생각하고 실험 결과에서 스크린에 회절무늬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던 이유를 실험을 반복하며 확인하고자 함.

· 영어 모둠 수업에서 역할을 분담하고 자신은 배우로써 메인보컬의 역할을 맡아 평소의 조용하고 침착한 모습과는 달리 열정적인 팝스타의 역할을 수행함.

· 수학과 철학에 대한 흥미가 강하여 ‘수학 철학에 미치다(장우석)’를 읽고 독후감을 제출함.

· 학급의 물리 도우미로서 친구들이 질문한 물리 문제를 설명해 주고, 어려운 물리 탐구활동에서 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함.

· 확률과 통계를 배우면서 이미 읽었던 책인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유전자’를 다시 읽으며 유전자의 연관성과 확률, 최적의 생존전략을 찾기 위해 실시하는 모의실험에서 나타난 큰 수의 법칙을 발견하고 이해함.

· Famelab시간에 ‘카페인이 수면 욕구를 낮추는 원리’라는 주제로 카페인이 수면압력계에 도달해 아데노신수용체와 결합하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함.

이 학생의 학업 노력 및 학습 경험에 관해 자기소개서에 기재된 내용 일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공이 튀어 오르는 것부터 복잡한 로봇의 움직임까지, 그 이면에는 물리학 법칙이 있기에 저는 물리를 좋아합니다. 물리 수업에서 배운 광전효과 개념을 깊이 알고 싶어 동아리 친구들과 실험을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정석대로 실험을 했음에도 값을 측정할 수 없었습니다. 광전효과가 일어나야 실험이 진행되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입니다.

이에 모둠원은 낙담했고, “물리는 어려워서 싫다.”는 불평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실험이 왜 실패했는지 분석해 보고 싶었습니다. 자료를 바탕으로 광전효과 발생에 필요한 최소의 에너지를 계산해본 결과 실험이 성공하기에는 빛 에너지가 부족했음을 알았습니다.

이후 UV 램프, 구리판 등을 준비해 위와 같은 부분을 보완하여 실험을 다시 했지만 여전히 반응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실험방법을 다르게 접근한 세 가지 실험을 고안하였고, 음으로 대전된 검전기를 이용한 실험에서 결국 성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과학사적으로 볼 때 광전효과 실험이 빛의 입자성을 증명하는 실험임을 알게 되어, 양자역학 분야로 탐구활동을 넓혔습니다. 빛의 파동성을 증명하는 ‘영의 이중 슬릿실험’을 실시하고 … 물리Ⅱ과목에 매일 두 시간씩 투자하며, 빛의 회절을 학습한 후 이중슬릿 실험을 다시 도전해 진전된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실패’의 잠재력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학생이 독서활동란에 기재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국경 없는 과학기술자들(이경선 저)

어렸을 때 대도시에 살았지만 이곳으로 전학을 오면서 도시와 농촌 사이의 차이를 느꼈습니다. 도시는 무차별적인 개발로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 반면, 농촌은 환경 파괴가 많이 진행된 상태는 아니었지만 기반시설의 부족으로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연스레 저는 도시 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적정기술과 지속 가능한 세상’이라는 이 책의 부제가 눈에 들어와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공학자들이 자신의 기술을 사익이 아닌 사회를 위해 사용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네팔, 베트남 등에 태양광 시설, 빗물탱크를 설치하고 교육을 통해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모습에 저는 진정 공학자로서 가져야 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술, 인간, 자연이라는 가치들이 무엇하나 뒤처짐 없이 같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 보았고, 그 안에서 공학자들은 기술을 개인의 세속적 수단이 아닌 공동체적 문제로 인식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2] 로봇 다빈치, 꿈을 설계하다(데니스 홍 저)

이 책은 저의 진로 방향을 바꾸어 주었습니다. 원래 로봇산업에 관심이 많아, 로봇공학자를 진로로 정하고 있었기에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오히려 교통공학이라는 분야에 큰 관심이 생겼습니다. 데니스 홍이 자율주행 자동차의 원리를 배경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동차를 제작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시각장애인과 공감하면서 자동차를 완성해 가는 과정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후 데니스 홍의 TED강의를 보고 ‘공학이란 무엇인가’ 등의 책을 읽으며 환경 및 교통공학이라는 분야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도농의 양극화, 인간과 자연의 대립, 환경문제 해결은 이 분야의 발전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국제환경 산업기술 및 그린에너지전’에 방문하여 수소동력 자동차 기술을 접했고 그곳의 연구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친환경 교통체계를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센델 저)

인문학과 철학을 좋아하게 만든 책입니다. 평소 독서에 취미가 없었지만 이 책을 읽고 많은 철학적 문제들을 접할 수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무엇이 옳은가?’를 고민해 보면서 따로 강의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동아리서 실시한 독서토론을 통해 많은 정의론 중에서 어떤 정의론에 근거하든지 자신의 정의를 규정할 수 있는 논리가 필요함을 알았습니다.

이후 지속가능하지 않은 기술발전에 대해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리주의적 측면에서 본다면 기술의 발전이 인류에 막대한 부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자연환경을 파괴해 미래 사회에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척 한다는 것은 칸트의 말처럼 올바른 과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후 철학, 인문학 분야의 도서를 찾아 읽고 필독 도서목록도 만드는 등 관심을 확장했습니다. 또한 깊은 사유의 힘을 알고 그것이 철학 분야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공학 분야의 문제해결에도 필수불가결한 것임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학생이 스스로 소개한 자신의 의미있는 학교 생활 사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실었습니다. 

지역 내 어르신들의 자서전을 대신 써드리는 프로그램에 참가했습니다. 정기적으로 요양원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 드리곤 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할머니를 뵈러갔습니다. 여러 질문을 준비했지만, 할머니께서는 연신 대답을 회피하셨습니다. 마음을 닫고 계신 듯 했습니다. 저의 마음은 무거워졌습니다. 이후 얻은 자료는 부족했지만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들어보고, 인터넷 검색, 주위의 조언을 통해 진지하게 할머니의 삶에 공감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많은 준비를 한 둘째 날, 할머니께서도 저의 마음을 느끼셨는지 점점 마음을 여셨고, 저도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고생하며 살아오신 할머니의 인생을 잠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날, 할머니께서는 오래된 사진들을 보여주시며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자서전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을 읽으신 할머니께서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셨고, 저도 눈가가 촉촉해지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로봇공학자를 꿈꾸면서 인문학과 철학을 좋아하는 학생... 리더쉽도 있고 노래도 잘하는 것 같고 노인을 공경하는 모범생이라... 일반적이기도하고 독특하기도 한 이 학생의 이전 행태와 행보가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