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입시컨설팅 업체에서 고등학생(-> 수험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컨설팅은 레퍼토리가 거의 같습니다.
말도 안 되는, 또는 너무나 결과가 빤한 테스트를 진행하여 학생을 수시형과 정시형으로 나눕니다. 학생이 정시형으로 분류되는 경우는 내신과 모의고사의 등수 차이가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학생들을 수시형으로 분류합니다.
그리고는 수시형 중에서도 **전형에 최적화되었다고 2차 평가를 내립니다. 그리고 하나의 전략만 고집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소위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라는 말을 하며 플랜B, 플랜C를 마련합니다.
테스트를 하느니, 유형분류를 하느니 요란을 떨지만 결과와 대비 전략은 어차피 같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대입에서 수시와 정시의 지원전략을 아예 다르게 구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수시에선 수능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보다 상향 지원하는 경향이 일반적이며, 정시로 돌입하면 수험생들은 수능 난이도나 수시이월 등의 변수를 최대한 고려해 안정적인 지원을 노리는 편입니다.
누구든지 상식적으로 이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으며, 전문가라는 그들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제가 경험한 이들은 대부분 매너리즘에 빠져 있으며,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년간 누적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시와 정시를 별개로 취급하는 것이 오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수능성적이 높아질수록 수시최초합격자 비율도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몇년치의 자료를 보면 수시 지원 시에도 자신의 수능성적을 기준으로 삼아야 유리할 수 있다는 결론이 맞아 보입니다.
예측되는 수능점수의 '누적비''누적 비'를 기준으로 여섯 번의 수시 지원 기회를 활용하는 전략을 추천합니다. 실제 수능성적으로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수준보다 과도하게 높은 위치의 대학을 선택할 경우엔 합격 가능성은 크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선호도가 높은 상위권 대학의 입시는 다른 지원자들의 수준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경쟁력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지원대비 합격률을 높이고 원서의 효과적인 배분을 위해선 정시와 수시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수험생들(전문가 포함)은 먼저 수시와 정시를 따로 바라봐야 한다는 선입견을 버려야 합니다. 대입에서 수시는 학종을 중심으로 교과, 특기자, 논술전형 등이 있고, 정시는 수능 위주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압니다. 그렇지만 실제 합격을 위해선 두 전형에서 모두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수능 국수탐 표준점수 합과 수시 최초합 비율의 상관관계를 보자면, 특히 표준점수 370점 이상의 구간에서 유의미한 수시 최초합 비율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능 3등급 이상을 받는 학생들은 최초합 비율이 20%에서 30%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즉, 수능 점수가 높아질수록 수시에서의 합격률도 상승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원자들의 수능성적이 높을수록 수시 합격률이 상승하는 현상에 대학의 의도가 개입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학종이 기본적인 학업역량을 갖춘 학생선발을 강조한다는 점이 수능성적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다 명확한 설명이 될 수 있습니다.
정성평가로 진행된다고 해서 특정활동 몇 가지와 특정 교과 몇 과목을 이수하는 것으로 합격이 판가름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위대학의 경우 학종이나 정시 모두 일정 부분 학업역량이 갖추어진 학생들을 선호합니다. 전형별 모집인원도 이 점을 고려해 정해지는 것입니다. 각 대학이 전형을 설계할 당시 의도했던 대로 입시결과가 나오면서 수시 최초 합격률과 수능성적의 상관관계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험생의 입장에선 이 같은 사실을 토대로 수시와 정시에서 모두 일정 수준 이상 학업역량을 유지해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수시지원전략자료를 보면 수능과 교과성적을 비교한 지원 성향에 대해 분석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통상 수험생들이 수능과 교과성적을 비교해 지원대학을 결정하는 편이기 때문이지만, 이는 전체적인 전형설계상의 특징을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입장에서 전체를 이해하려는 오류를 범하는 것입니다.
교과 성적이 충분하지 않은 학생이 수능만 잘 볼 가능성은 적으며, 수능 성적이 교과보다 유리하더라도 마찬가지 결과가 발생합니다. 반대로 교과만 잘 나오는 학생이 면접이 있는 다른 전형에 유리하기 어렵고, 서류에서 나타나는 학업역량의 깊이도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수능과 교과 모두 잘하면 가장 좋겠지만, 두 요소 사이에 밸런스를 잃었을 경우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확률은 그만큼 낮아지게 됩니다. 최근 학종 지원자들은 과도하게 겉만 화려한 활동이나 단순히 작년도 합격자 평균에 근거한 교과 성적을 기준으로 유불리를 따지는 경우가 많은데 학업역량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수한 학생들이 집중되는 상위 대학 지원 시 확실한 방법은 대학별로 정시의 복잡한 환산식 체계를 반영해 지원 가능선을 가늠하는 것인데, 대입을 준비하는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현상에 공감하는 전문가들조차 수험생들의 대체적인 영역별 평균등급을 보고 수시지원 시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대학을 추려내곤 합니다.
실질적인 판단의 기준이 될 만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누적비’입니다. 일부 변수가 있음에도 정시는 석차에 의한 선발이 핵심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2020수능 기준 인문계열에선 누적 비가 서울대 0.4%, 고려대/연세대 1%, 상위 6개 대학 2.7%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소재 대학의 경우 14.7%로 추정되었습니다.
자연계열의 경우 의예 1.9%, 서울대/연세대/고려대 3.6%, 상위 6개 대학 7% 순입니다. 서울소재 대학으로 범위를 넓이면 32%입니다.
수험생들은 수능 누적 비를 토대로 예측한 자신의 성적을 고려해 수시 지원대학을 결정한다면 합격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석차를 산출하는 방식은 전국 모든 대학이 다르며, 대략 1,000가지 방식 수준으로 다양합니다만, 누적비라는 개념은 1,000여 가지의 석차 방식 중 가장 직관적이어서 2020학년도 수능 표준 점수대별 정시 지원 가능 대학 기준 누적 비를 토대로 올해 수시에서 지원할 만한 대학을 파악하는 것이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지원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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