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에서는 초등학생 고학년에게 고등물리Ⅰ과 고등물리Ⅱ 학습을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도 가만히 따져보면 납득이 쉽지 않습니다.
- 영재고, 과고 진학을 위해서는 물리올림피아드 입상 실적이 있는 것이 좋다.
[ -> 심지어 있어야 한다는 학원이나 선생님도 많습니다.]
- 영재고나 과고에 합격한다면 변별력이 물리과목에서 생긴다.
[ -> 수학보다 물리가 변별력이 크다고 합니다. 이것은 저도 사실로 알고 있습니다.]
- 과고의 경우 입학하자마자 1학년 때부터 물리Ⅲ부터 배운다.
[ -> 과고의 교과과정을 보면 과목명은 물리Ⅲ가 맞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물리Ⅲ가 아닐겁니다.]
- 물리Ⅰ, 물리Ⅱ가 미리 되어 있지 않으면 바닥을 깔게 된다.
[ -> 맞는 말이긴 하지만 초등학생에게 할 말은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반고를 진학하더라도 미리 선행되어서 나쁠 것이 없다.
[ -> 전국단위자사고의 경우도 인문계열과 자연계열별로 과학 학습에 대한 수요의 차이가 크고, 일반고의 경우도 과학중점학교인지 여부와 각 학교마다의 차이점도 큽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래 도표의 경우 진학 시 각 학교 1학년 시기에 배우는 과학 과목을 조사한 것입니다. 참고하세요.]
학교명 |
학교 구분 |
1학년 과학 이수과목 |
|
서울과고 |
영재학교 |
융합과학, 물리Ⅰ, Ⅱ, 화학Ⅰ, Ⅱ, 생명과학Ⅰ, Ⅱ |
|
경기과고 |
영재학교 |
기초물리학실험Ⅰ, Ⅱ, 기초화학실험Ⅰ, Ⅱ, 기초생명과학실험Ⅰ, Ⅱ, 기초지구과학실험Ⅰ, Ⅱ |
|
세종과학 예술영재학교 |
영재학교 |
물리학 및 실험Ⅰ, Ⅱ, 화학 및 실험Ⅰ, Ⅱ, 생명과학 및 실험Ⅰ, Ⅱ, 지구과학 및 실험Ⅰ, Ⅱ |
|
한성과고 |
과학고등학교 |
통합과학, 물리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
|
세종과고 |
과학고등학교 |
통합과학, 물리Ⅱ, 지구과학Ⅱ, 화학Ⅰ, 생명과학Ⅰ |
|
하나고 |
전국단위자사고 |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
|
민사고 |
전국단위자사고 |
통합과학, 물리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PhysicsⅠ, ChemistryⅠ, BiologyⅠ |
|
외대부고 |
전국단위자사고 |
국제계열, 인문사회계열 |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
자연과학계열 |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물리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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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고 |
전국단위자사고 |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
|
휘문고 |
광역단위자사고 |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
|
중대부고 |
일반고 |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
|
단대부고 |
일반고 |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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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
일반고 |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
이는 화학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화학의 경우 한 술 더 뜹니다. 심지어 의대 가려면 화학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합니다.
위 언급한 말들 중 일부 맞는 말이고 일부는 맞지 않는 말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학원 상담에 대해 반대합니다. 너무 많은 희생자를 양산하는 무책임한 상담입니다.
일단 초등학생들이 중등과학을 급하게 선행(6개월 만에(6 중1, 2,31,2,3 물리와 화학 관련 파트를 모두 학습)하고 난 후 고등 물리나 고등 화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언어 수준의 차이가 크고, 내용이 중등과학을 학습하고 바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이 가방을 들고 학원을 왕복하는 수준입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 이 과정을 거쳐 중학생이 되어 화학올림피아드나 물리올림피아드 시험에 응시하면 입상자(장려 제외)가 극소수임을 안다면 수긍하실 것입니다.
이 극소수의 학생들이 사실상 영재고, 과고 ‘깜‘이 되는 학생들입니다. 초5,6초5, 6 학생 학부모님이 자신의 자녀가 그 '깜'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는다는 점을 십분 이용한 상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림피아드 대회 준비를 위한 설명회에 가보면 자신의 강좌만 수강하면 누구든지 수상을 할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테스트도 없으며 수강 자격에 제한도 없습니다. 심지어 중등과정을 급하게 공부하는 초6 학생에게6 고등 물리와 병행해서 공부를 하여도 충분히 입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더하여 물리와 화학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볼썽사나운 싸움이 생깁니다. 물리올림피아드를 선택해야 한다,, 화학올림피아드를 선택해야 한다며 서로 자신의 과목을 추천합니다. 물리올림피아드와 화학올림피아드가 예전과 달리 동일한 월에 실시되는 올해는 더 심했습니다.
심지어 영재고나 과고에서는 대회 수상자들의 명단을 미리 확보하고 있다면서, 그 명단을 가지고 영재고 우선선발을 진행하고, 과고에서 면접대상자를 선발한다고 근거 없는 이야기들을 전파합니다.
영재고 합격생들 중 올림피아드 입상자가 많기는 하지만 인과관계를 혼동시켜 자신들의 욕심을 채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올림피아드에 입상할 정도의 머리와 학습역량을 가진 학생을 학교에서 선발한 것이지, 올림피아드 입상 한 학생을 학교에서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앞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깜'이 되는 학생들이 입상을 하는 것이지, 입상을 했기 때문에 '깜'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자녀를 공부시키다 보면 그 '깜'이 되는지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애써 외면하기 때문에 나중에 일정 시간이 지나서 후회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저는 너무 많이 봐 왔습니다.
학생 자신, 또는 자신의 자녀가 '깜'이 되는지 '깜'이 되지 않는지는 여러 번에 걸쳐 이야기하였으니 찾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물리Ⅱ를 공부해야 하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위해 시작한 글이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쓰여져서 자신에게도 유감입니다.
‘물리Ⅱ를 공부해야하는 의미’는 다음 포스팅으로 미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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