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테스트 문제 어렵게 내지 말아 주세요"
"선생님, 제가 틀린 문제를 고치고 갈 테니 고친 점수로 집에 보내주세요"
"왜?"
"엄마한테 혼난단 말이에요"
"엄마에게 잔소리 듣기 싫어서요"
"지금 학원에서 보는 테스트에 한 두 문제 더 맞히고 덜 맞추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야. 네 실력이 느는 것이 중요한 거야. 선생님이 엄마에게 학원에서 보는 테스트로 야단치지 못하게 부탁드려 줄게"
"안돼요. 그럼 제가 더 혼난단 말이에요"
학생들과의 대화 내용입니다. 학원에서 학습한 내용을 수업 후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부모님에게 문자로 알려드리는 서비스를 하는 학원이라면 "그렇구나!" 하실 것입니다. 흔한 경우이거든요.
오랜 시간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부모님과 상의를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상담을 하면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펄쩍 뛰시면서 자신은 그러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어머니, **이가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태도도 적극적이어서, 제가 좀 더 심화된 내용까지 건드려 학습한 내용에 대해 힘을 갖게 하고 싶은데, 학원에서 보내는 성적에 대해 나무라지 마시고 '이렇게 어려운 문제까지 풀고 있구나'면서 칭찬해 주세요"
"아후, 그럼요 선생님. 선생님께서 신경 써서 심화까지 진행해 주시면 더 좋죠. 저는 선생님만 믿겠습니다. 그리고 저 공부로 **이 스트레스 주지 않아요"
이런 아이들은 중학교까지는 어떻게 어떻게 버티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엄청난 성적의 하락을 경험할 가능성이 큽니다.
긴급도가 높은, 학원에서 매 수업 후 실시하는 평가와 그 성적, 학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똑똑한 아이들의 경우 자신이 이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습니다. 그러나 고칠 수가 없습니다. 당장 마주쳐야 하는 현실이 너무 힘들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진학하면 중학 시절까지 속성으로 성적을 내기위해 동원되었던 암기 위주의 학습법으로는 넘지 못할 상황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낭패감이 생기고 부모님을 원망하는 마음도 생깁니다. 그러나 수습하기에는 늦은 감이 있습니다. 부모님의 압박은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중요한 지점입니다.
선발로 진학할 수 있는 고등학교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더 크고, 후유증도 더 큽니다.
학부모님들에게 부탁드립니다. 내 아이가 공부를 잘 하기 원하신다면 장기적으로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 방법을 후원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공부 잘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생기는 달콤한 유혹을 떨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이의 학습습관과 태도를 점검하여야 합니다.
이는 담당 선생님도, 부모님도 어려운 일입니다. 공부를 하는 아이 자신이 가장 잘 압니다. 초등학교 6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은 이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공부에 대한 압박을 줘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라면, 압박을 주지 않고 그냥 맡겨두어도 공부를 잘할 아이입니다.
반대로, 압박을 주지 않아서 지금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갖는 아이라면, 압박을 준다하여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실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예외도 있겠지요.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예외를 예외로 인정하지 않아서 제가 보기에는......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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