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자박(自繩自縛)이란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자기 자신이 구속되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이르는 한자성어입니다. 제가 지도하는 아이 중 소위 영재라 불러도 될만한 아이가 한 명 있습니다.
오늘은 그 아이에 관한 이야기를 할 예정인데, 이처럼 우수한 학생을 둔 학부모님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라고 여겨져서 제 경험을 공유하려 합니다.
그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습니다. 쬐꼬만 아이가 밝고 애교 많고 욕심도 많습니다. 얼마나 욕심이 많은가... 하면 수업 후 본 테스트 성적이 맘에 들지 않으면, 기어이 다 고쳐서 재채점을 요구하고, 그것이 100점이 되어서야 집에 가려는 정도입니다.
밖에서 어머니께서 두 시간 가까이 기다린 적도 있습니다. 선생님이 "그만하고 가라, 다음 시간에 설명해 주겠다"라고 이야기를 해도, 밖에서 기다리던 어머니가 '빨리 나오라'라고 전화를 해도 끝끝내 고치고서야 집으로 가는 아이입니다.
정말 기특하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하고, 기대되기도 하는 이 아이에게 약점이 있습니다.
처음 이 아이를 맡아서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이 약점들을 발견하였고, 1년 이상 이 약점과 씨름 중입니다. 물론 학습과 관련된 약점입니다.
1. 순간순간 암산을 하여 계산하는 버릇이 있고, 이 암산은 교육 과정이 올라가면서 반복되는 약점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풀이 과정을 한 줄 더 쓰면 정확하고 안전하게 풀 수 있을 텐데 그 한 줄을 생략하는 버릇이, 긴 풀이 과정에서는 약점이 되는 것입니다. _ 참고로 현재 초4인 이 아이는 현재 고등수학을 공부 중입니다.
지금보다 더 어린 시절부터 공부에 있어 재바르고 번떡임에 대한 주변의 반복되는 칭찬이, 아이가 더 자극적인 상황을 만들어 내려고 애쓴 탓이라고 여겨집니다. 이는 아이와 또 어머니와의 상담에서 확인하였습니다.
2. 악필입니다. 제가 반복해서 지적을 하였고 이 문제는 어머니께도 당부를 몇 번이나 하였던 부분입니다. "글씨를 이쁘지 않게 쓰는 것이 무슨 대수냐?"라고 반문하시는 분이 계시겠지만 아이를 지도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공감하실 것입니다.
고등과정 이상 학습을 하게 되면 한 문제를 푸는 데 꽤 많은 양의 풀이 과정을 진행하여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한 문제를 풀기 위해 많은 양의 풀이 과정을 쓰는 과정에서 악필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극단적인 몇몇 경우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 '4'가 '9'로 변하는 매직
가장 흔한 예 중 하나입니다.
- 알파벳 'a'가 숫자 '9'로 변하는 매직
- 'x+1'이 'x+7'로 변하는 매직
'1'과 ')'이 합쳐져서 '7'이 되고 사라진 ')'을 아이는 매번 채워 넣습니다.
- '-1'이 '+'가 되고 '1'이 풀이 과정에서 사라지는 매직
'-'와 '1'이 점점 가까워져 결국 '+'가 되고, '+'가 두 개가 보이면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하나를 지우고 계속 풀이 과정을 이어갑니다.
위 사례가 우습기도하고, '아차' 싶기도 하실 것입니다. 좋은 필기 습관은 실력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댁의 자녀는 어떤가요? 쉽게 고쳐지지 않는 부분입니다. 빨리 발견하시고, 정성으로 고쳐나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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