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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아재의 프라이빗_노트/대치동아재 이야기

이재명대표 피습사건과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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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사이 너무 진부한 이슈가 되어 버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님의 피습 사건에 대한 몇몇 소회를 적어 보고자 합니다. 

아무리 정치인에 대한 비호감과 불신이 크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제1야당 당대표가 백주대로에서 흉기테러를 당한다는 것은 진영을 떠나 인도적 차원에서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예방하고 방지되어야 할 일입니다. 

발생한 테러에 집중하는 대신 이를 다른 시각에서 해석하고 이해하며, 또 이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편향되게 활용한다는 것이 부가되는 문제점 같습니다. 

 

"너는 어느 진영이냐?" 고 묻는 분이 있을까 싶어 또 저의 좌표를 밝힙니다. 포스팅에서 몇 번 밝혔듯이 저는 회색분자입니다. "그게 맞지!" 할 수도 있고 "비겁한 선택이다"고 할 수 도 있습니다. 

저는 어느 진영에도 치우쳐 선호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한쪽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포지션에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조금 더 알아갈수록 어렵습니다. 세상을 내가 든 하나의 잣대로 재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수많은 이슈들은 저마다 독립적이기보다는 다른 이슈들과 복합적으로 관계를 갖고 상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런 이슈들을 보수냐, 진보냐의 단순한 구분법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제 변명입니다. 

회색분자라는 말은 흑백논리의 이분법적인 가치관에서 파생된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한 위딩입니다. 저는 이분법적인 가치관이 위험하고 격렬하며 다소 폭력적이기까지하다고 여깁니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았네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재명 대표님의 피습에 이어 생기는 음모론(?)은 사실인지 아닌지 밝혀지지 않은채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보수 쪽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언론이슈를 장악하기 때문에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야당이 계획적인 자작극을 벌인 것이다'라든지 '이재명이 총선 전 사법 판결을 미루기 위해 자작극을 벌인 것이다'라면서 찌른 것이 흉기인지 아니지, 심지어 상처의 길이와 깊이를 두고도 이런저런 말이 나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위급설과 배후세력설을 제기하며 '이재명 동정론'과 '정권심판론'을 연동시키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의 셈법은 너무도 복잡하며, 이를 위해 동원되는 수단도 규모와 형태가 다채롭습니다. 

 

이재명 대표님의 피습사건을 접하면서 제가 가장 의아해했던 것은 피습 후 서울대 병원으로의 이송이었습니다. 

'어! 왜지? 제1 야당 대표가......'

아니나다를까 이 점에 대한 분분한 반응들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홍카콜라 홍준표 대구시장님의 소견이 가장 명쾌하고 그래서 반가웠습니다. 다만, 가장 강력한 야당의 차기 대선 주자이며 현 제1야당 대표인 이재명이어서 아쉽습니다.  지금 이 포지션에서 그런 의사결정을 왜 했을까?

 

일단 홍준표 대구시장님의 말씀은 이렇습니다. 틀린 말은 하나도 없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님은 "사람 목숨도 정쟁이 되는 시대"라며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이재명 대표님이 피습을 당한 뒤 부산대병원이 아닌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하고 이 과정에서 헬기 이송이 이루어져 특혜라는 일각의 비판에 일침을 가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님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 1야당 대표는 국가 의전 서열상 총리급에 버금가는 일곱번째 서열에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 사람이 흉기 피습을 당했다면 본인과 가족의 의사를 존중해서 헬기로 서울로 이송도 할 수 있는 문제지 그걸 두고 진영논리로 특혜시비를 하는 것  자체가 유치하기 그지없다"고 하셨습니다. 

또 홍준표 대구시장님은 "부산의료를 멸시했다는 논리도 가당찮다. 서울 수서역 버스 정류장에 가보면 오늘도 삼성병원에 가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올라와 셔틀버스 타려고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그건 왜 비판하지 않느냐?. 국민 의식 수준에 맞게 지방의료 수준을 국민들이 신뢰하게끔 수도권 못지 않게 높이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얼마 전 저의 숙모님도 큰 병일지 모른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는 서울로 올라와 딸 집에 머물면서 2주간 병원을 다니셨습니다. 지방 출신들은 이런 점에 대해서는 공감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님이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 것을 두고 현장 의사들의 반발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습니다.

 

부산시의사회는 성명을 내고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버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또 다른 이슈가 나왔지요홍카콜라. 정청래 더불어 민주당 최고의원님이 '(수술을) 잘하는 병원에서 해야할 것 같다.'고 한 발언이 그것입니다.

부산시의사회는 "의료기관을 서열화하고 지방과 수도권을 갈라치기 했다. 이러고도 민주당이 지방 의료 붕괴와 필수의료 부족을 논할 자격이 있느냐"고 질타하고, 지역 시민과 의료인들에게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논란은 또 이어졌습니다. 사건 당일 서울대병원이 언론브리핑을 돌연 취소한 것과, 서울대병원은 사건 발생으로부터 이틀이 지나서야 한 브리핑에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님이 한 발언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ㅣ

이날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님은 서울대병원에서 수술하게 된 경위에 대해 "속목정맥이나 동맥 재건은 난도가 높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부산대 병원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뉴스에서 그 브리핑을 듣는 순간 '아! 이건 아닌데... 숨길 수 없었던 '서울대 의대 부심'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계기가 된 것은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 큰 문제로 비화되었습니다.

저는 연세대 의대에 합격하고도 재수, 삼수를 해서 서울대 의대에 진학하거나, 지금도 그런 상황을 자발적으로 끌어가고 있는 많은 학생들을 주위에서 봅니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냐고 물으면 그들은 "그렇다"고 답합니다.

서울대 공대 합격생이 서울대를 포기하고 지방대 의대를 가는 현실이나, 지방대 의대 합격생이 반수나 재수 등을 통해 인서울 의대에 진학하려는 노력들은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 이런 일각에서만 다루어지던 문제 상황들이 극단적인 정치적 상황으로 발화되는 모양새입니다.

비단 부산 지역 의사들만 분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응급의학과 의사들 사이에서 사건 발생 이후 안타깝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증 외상이 의심되어 응급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지침에 따라 가장 가까운 권역외상센터로 이송했는데도 '가족이 원해서, 잘하는 곳으로 이송'한다며 서울대 병원으로 헬기 이송한 것을 적시합니다.

국가적으로 혈세를 쏟아부어 가까스로 쌓아올린 외상응급의료체계를 스스로 부정하며 허물어버린 것이라며, 생명이 경각에 달리고 시간을 다투는 응급질환, 중증 외상 환자의 경우 사망 또는 영구적 장애를 피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서 골든타임 내에 응급 진료 및 수술이 시행되어야하며 환자나 보호자가 원하는 대로 이송 및 전원 병원을 정해서는 안되었다고 지적합니다.

거기에 더하여 정치적인 메시지도 따릅니다.

"지역, 공공 의과대학 신설과 지역 의사제를 주장하는 이중적인 정치권 행태에 가슴을 치게 된다."

"지방 의료 붕괴와 필수 의료 부족의 해결책으로 '지역 의사제'와 '지방 공공의대 설립'을 입법 추진한 민주당 스스로가 '우리나라 지역의료 문제의 실체'를 전 국민에게 생방송 함으로써,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증명해보였다."

헬기를 이용한 것이 특권이다는 비판, 열상이냐 자상이냐는 논란, 상처의 크기와 정도에 대한 논란 등을 차치하더라도 많은 논란거리를 만든 형국입니다.

 

포스팅의 마무리를 하고자 합니다.

"이재명 대표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그리고 

'역지사지(易地思之)'

'언행일치(言行一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