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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아재의 프라이빗_노트/대치동아재 이야기

경상도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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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 가가가?'

 

이전에 몇 번 언급했듯이 저는 경상남도 마산 출신입니다. 지금은 행정구역 상에서 사라진 '창원시'로 통합된 도시입니다.

이글을 읽는 분은 오늘 포스팅의 제목이 무슨 의미인지 아시나요?

경상도 출신인 분들도 텍스트에 적힌 5음절만 보고는 잘 모르실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후 맥락이 주어지거나 발음을 들어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목의 의미는 그 사람의 성()이 가()씨니?’입니다.

 

로 회자되는 경상도 아재 유머 몇 가지만 더하고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 -> 가라

? -> 가라고? 또는 그 사람?

가가 -> 가씨집안, 가씨성 가진 사람

가가? -> 그 사람이냐?

가 가! -> 가져 가버려!

가가 -> (어디어디를)가서

가 가가 -> 가져가서

가가 가가? -> 그 사람이 아까 그 사람이었어?

가가 가! -> 성이 가씨인 사람 가거라!

가가 가 가가 -> 그 사람이 가져 가서

가가 가가가, 가가 가가가? -> 그 사람이 가씨냐 아니면 다른 사람이 가씨냐?(둘중에 누가 가씨냐?)

 

앞서 말씀드렸듯이 경상도 사람도 각 번호에 주어진 텍스트만으로 바로바로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상황이 공유되고 발음을 들으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경상도 사람들의 발음은 일정 기간의 훈련으로 따라하기 힘듭니다. 경상도 출신자들이 서울말을 쓰는 것이 어색하듯이 몇몇 비 경상도 출신 연기자들이 학습한 경상도 말을 사용하는 것도 어색합니다. 경상도 말에는 고저가 있고, 장단이 있거든요......

우리말에는 장단은 있어도 고저는 이미 없어졌다고 하지만 경상도 말에는 고단이 다 있습니다. 고저는 언어(음성언어)에서 장단만의 평면감을 넘어 입체감을 불어 넣어주며 전달력을 높여줍니다. 제가 경상도 말씨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우리말의 악센트 격인 평고조가 최고조에서 한 단계 낮아져 고조로 완화됨을 넘어 사실상 사라진 상황임에도, 전통적 고저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경상도 언어권에서는 여전히 평고조가 최고조를 이루기 때문에 말씨가 모나고 거칠다는 인상을 준다고 합니다.

저도 서울생활을 한지 40년 가까이 되어가지만 경상도식 거친 억양을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노력을 해보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