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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아재의 프라이빗_노트/대치동아재 이야기

축구국가대표선발과 대입전형, 특히 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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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보수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진보도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소신이 분명하지 않은 회색주의자(fence sitter)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용어는 축구경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에는 절대 강자 FC바르셀로나가 있는데, 다른 축구팀들이 FC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계속 지면서 농담삼아 운동장이 기울어있다라고 말하던 게 확산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용어는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 되었고 지금은 주로 정치나 여성의 권리와 평등을 주장하는 페미니즘에서 사용하게 됩니다.

교육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왕 축구 이야기가 나온 김에 KFA 홈페이지를 참고하여 축구 국가대표 선발 방법을 살펴 보겠습니다.

국가대표 축구단 운영규정에는 감독의 전략과 전술을 잘 구현하고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대표 선수 선발의 권한은 당연히 대표팀 감독에게 있습니다.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인정하는 선수의 기량입니다. 실력이 되지 않는 선수를 학연, 지연 같은 감독의 인맥만으로 선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선수들의 능력은 경기 결과와 직결되고, 경기 결과는 곧 감독 자신의 지도 능력을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온 국민이 지켜보는 축구대표팀 선수를 사적인 인연에 의해 선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만약, ‘인맥 축구가 감독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거나 좋아하는 선수를 뽑는 것이라는 뜻이라면, 그것은 맞는 말입니다.

감독은 본인의 축구 철학에 맞는 선수를 선발하고, 기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그 책임도 감독이 고스란히 떠안는 것입니다.

가끔 문제가 되는 것처럼 보이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역할을 대한축구협회 정관을 통해 알아보자면 각급 대표팀 지도자와 선수 선발에 대한 추천 및 자문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기술위원회가 대표선수 선발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보통은 감독이 제출한 대표 선수 명단을 추인하는 역할만을 합니다.

이론 상은 이렇습니다.

 

그런데

축구 국가대표를 선발할 때, 지역별로 몇 명을 의무적으로 선발하여야 하고, 한부모 가정 선수를 의무적으로 선발하여야 하고, 탈북민 출신자를 의무적으로 선발하여야 한다면......

이 질문에 대한 대부분의 대답은 아이... 그건 아니지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의 대상을 대학입시전형으로 옮겨보면 의견이 분분해 집니다특히 요즘 입시의 꽃이라고 불리는 의대입시전형으로 주제를 옮겨보겠습니다.

 

내년 입시를 치르는 2025학년에는 지방 26개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이 1,068명까지 늘어납니다. 이는 전체의 53.9%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2025전형계획 기준으로 지역인재 모집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대학은 26개교 가운데 14개교에 불과합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기회균형대상자 전형 등은 제외하고 지역인재전형만 대상으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정치적인 고려는 다음에 셈하도록 해보겠습니다. 

 

지역인재전형의 현재 의무 선발 비율은 40%(강원, 제주 20%)정도이지만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지역인재를 더 확대하였습니다. 

2025대입전형 계획 상 지역인재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동아대입니다. 정원내 기준 전체 모집 인원 49명의 89.8%44명을 부산, 울산, 경남(소위 부울경’) 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한다는 것입니다.

부산대와 전남대는 80%를 지역인재로 모집합니다. 각각 모집 인원 125명 중 100명을 부울경과 호남권에서 모집합니다.

기타 경상국립대학교는 전체 76명 중 지역인재 57, 전북대학교는 전체 142명 중 89명을 지역인재 전형으로 모집합니다.

, 이 수치는 현재 전형계획에 따른 규모로 내년 의대 모집 인원이 증가하여 그것이 반영된 입시요강이 확정되면 지역인재 모집 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정부가 교육발전특구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학의 지역인재 선발 확대를 또다시 강조한 상황이어서, 최소 50~60% 수준까지는 일괄적으로 상향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의료 인력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의대의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 출신 학생만 지원할 수 있도록 제한해 둔 만큼 졸업 이후 다시 서울로 복귀하는 사례가 줄어들 것이라는 단순한 희망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특히 최근 의대 정원 증원이 1,000명 이상일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인재 확대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역인재전형에 반대합니다.

제가 지방 출신자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은 룰이 있어야하고, 그 룰은 단순하고 명료해야하며, 예외가 없거나 최소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 학생만 지원 가능한 전형으로 지방대 육성법15조에 따라 실시하는 제도입니다.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비수도권 지역 우수 인재의 이탈 현상을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그리고 2028학년부터는 지원 자격을 현재 해당 지역 고교 졸업자에서 비수도권 중고교 졸업과 거주 학생으로 강화하면서 실효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인재 선발 의무화 이후 영향력이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지역인재 확대가 의료 인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권 의대를 노리는 학생들이 보험용으로 지방권 의대에 진학한 후 다시 서울권 의대로 중도 이탈하거나, 의대 졸업 이후 다시 서울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역인재를 확대하면 이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수도권 지역의 의료 체계가 무너져가고 있는 상황은 다른 행적적인 방법으로 풀어내고, 경쟁은 공정하게 진행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이론을 공정한 경쟁에까지 확대한다는 것은 과유불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 중 하나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2025학년 대입 전형이 아직 모두 확정/발표되지 않아서 2024학년도 입시전형 자료를 정리한 것 일부를 공유합니다.

 

 

이런 학생을 뽑아도 되나?” 라는 문제제기 대상에 오르는 학교 및 전형은 건양대 학생부교과 지역인재(면접)전형, 계명대 학생부종합 지역전형, 동아대 학생부종합 지역인재기회균등대상자전형, 그리고 이 표에는 잘렸지만 순천향대 학생부종합 지역인재전형, 한림대 학생부종합 기초생활수급자및차상위계층전형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을 표를 보고 찾으셨나요?

 

 

 

공통점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라는 점입니다. 즉 전국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점을 저는 지적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남이가?”를 싫어하지 않나요?

제가 반대하는 이유는 이런 이유입니다. 최소한 전국적인 경쟁력(누가 보아도 똑똑하다, 어떤 잣대를 들이대어도 똑똑하다)을 갖춘 사람이 의사가 되어야 누구든 목숨을 믿고 맡기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