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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아재의 프라이빗_노트/대치동아재 이야기

코로나 경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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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목요일 8시 30분경 갑자기 몸에 오한이 들고, 온몸이 망치에 얻어맞는 듯한 통증을 느껴 일찍 귀가하였습니다. 운전이 힘들 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코로나 검사 키트를 끄집어내어 절차에 따라 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면봉으로 코를 깊게 후벼 파고, 그 면봉을 검사액에 담그고, 그 검사액을 진단키트에 두세 방울 떨어뜨린 다음 2~3분을 기다렸습니다. 먼저 분홍색 선이 하나 생기더니 조금있다가 파란색 선이 하나 더 생기는 것입니다.

양성반응!!!

왠지 그럴 것 같았습니다. 결국 저도 코로나를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겨울 이불을 끄집어내어 온 몸을 감고 밤새 앓아누웠습니다.  다음날 아침, 운신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몸을 이끌고 집 앞 병원에 가서 확인 사살을 당하고(양성 반응) 5일 치 약을 받아 왔습니다. 

아내는 신혼 초기 수두에 걸려 심하게 아파했던 이후 처음인 것 같다면서 신기해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수발을 흔쾌히 들어주었습니다. 

21일 밤부터 22일, 23일, 24일까지 너무 고통이 심했습니다. 제가 웬만한 고통은 잘 참아내는 편입니다. 외부로도 거의 표현하는 경우가 없구요. 

그런데 제가 경험한 코로나는 목이 너무 따가워서 숨을 제대로 쉴 수도, 말을 할 수도, 물을 마실 수조차 없었습니다. 짜증이 너무 났습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목을 부여잡고 밤을 지내면서 '목을 잘라 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곤 했습니다. 

코로나는 사람에 따라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저처럼 목이 심하게 아픈 경우도 있고, 배가 심하게 아픈 경우도 있고, 열이 심하게 오르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별다른 증상없이 3~4일 지나면서 낫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도 지난 밤 내내 뒤척이며 10분, 20분 단위로 쪽잠을 잤지만, 일어나 보니 끝이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몸을 추스르고, 신발을 신고 집 앞 중랑천을 좀 걸었습니다. 호흡이 좀 뚫리면서 통증은 여전하지만 침을 삼키는데 용을 썼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물을 데워 계속 마셨습니다. 오후부터는 정상적인 목소리는 아니지만 말도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한 번쯤... 이라고 막연히 예감하고 있었던 코로나와의 만남은 기대밖이었습니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4일 동안 무너진 자신을 다시 추스르고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20년 만에 앓아누워보았는데... 역시 건강한 것이 제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