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에피소드를 먼저 이야기하고 이어 오늘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제 친구(저와 같이 고등학교까지 시골에서 마쳤습니다) 중 건대 축산경영학과를 졸업한 친구가 있습니다. 몇 년 전 그 친구의 조카 녀석(당시 중1)이 자기 엄마에게 “외삼촌이 옛날에 공부 좀 한다고 하더니 건대밖에 못 갔냐?”라고 비아냥대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답니다.
5년이 지난 요즘 그 조카 녀석(현 고2)은 “외삼촌이 존경스럽다”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실제 그 조카 놈이 다니는 고등학교의 인문계열 전교 1등이 작년에 동국대에 진학했다고 하는데... 동국대 진학한 그 선배가 그 학교에서 공부의 신으로 불리었다고 합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까지만 하더라도 지방 명문대의 위상이 지금과는 달랐다는 이야기를 전에 드린 적 있습니다. 특히 여자의 경우 서울대나 연고대에 진학 못 할 경우, 부산대나 경북대로 진학하는 경우가 제법 있었습니다. 지금은 인서울 대학을 채우고 지방 명문대를 채운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지금 말씀드리는 인 서울대학은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중 탑 15개 대학으로 한정하겠습니다. 명지대, 한성대 등은 제외합니다. 그리고 탑 15개 대학은 거의 합의가 된 것 같습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중앙대, 경희대, 외대, 시립대, 건국대, 동국대, 홍대.
그렇다면 탑 15개 대학에 들어가려면 어느 정도이어야 할까... 라는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2021 수능 접수 인원은 493,433명입니다. 수능 시험 도입 이후 처음으로 50만 명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작년과 비교해서 재학생은 47,351명, 졸업생은 9,202명이 감소했지만, 검정고시생이 1,252명 증가했습니다. 내신을 망친 학생들이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에 올인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올해(2021학년도) 550,584명이 인 서울 탑 15 대학 수시모집에 접수했습니다. 수능 접수 인원보다 57,151명이 수시에 더 많이 접수한 셈이 됩니다. 그중 많은 학생이 학생부나 면접, 논술 등으로 부족한 내신을 만회할 수 있다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있으리라 짐작됩니다.
정시는 예상 커트라인이 실제와 비슷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 합격 가능성이 낮으면 애초부터 지원하지 않지만 수시는 커트라인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보니 막연한 바람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1학년도 인서울 탑 15 대학의 수시모집 인원은 총 33,371명입니다. 수능 접수인원 기준으로 하면 6.76%에 불과합니다. 단순하게 전국 평균으로 보자면, 반에서 1~2등은 해야 인 서울 탑 15 대학 진학에 수시로 진학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옵니다(한 반 인원 25명 추산).
또 올해부터는 정시 모집인원이 늘어나기 때문에 정시도 고려에서 빠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인 서울 탑 15개 대학 정시는 주로 재수생이나 반수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한양대는 2020학년도 정시 합격생 중 고3 학생 비율이 20%에 불과합니다.
고3은 내신, 비교과, 학생부, 자기소개서 등을 준비하면서 수능 공부까지 해야 하지만, 졸업생은 수능 하나만 파고들 수 있어서 1년 이상 더 공부한 졸업생이 더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제 친구의 조카 녀석처럼 중앙대, 건국대 등을 우습게 보는 학생이나 학부모님들이 꽤 많습니다. 학년이 낮을수록 그런 경향은 더 큽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 중앙대 경영학과를 정시로 가려면 누적백분율 기준으로 전국 상위1.5~1.7%는 나와야 하고, 수시로 가려고 해도 일반고 기준으로 1등급 중반의 내신은 나와야 합니다.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인서울 탑 15개 대학을 가려면
수시의 경우 기본적으로 내신이 1등급 후반은 나와주어야 하고,
정시의 경우 누적 백분율 기준 전국 상위 1.9% 정도는 나와주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입시소식 > 대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포자를 **** 정부... 정책 (0) | 2020.12.02 |
---|---|
무시험전형의 함정 (0) | 2020.11.18 |
학교생활기록부 기반 면접 내실화를 위한 교사 자문 결과 보고서_2 (0) | 2020.11.02 |
학교생활기록부 기반 면접 내실화를 위한 교사 자문 결과 보고서 (0) | 2020.10.31 |
민주화운동 관련자 (0) | 2020.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