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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뽀개기/설명회뽀개기

제 아이 이렇게 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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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에서는 이해 못할 일도, 새삼 웃기는 일도 많이 목도되곤 합니다. 둘 다 해당하는 경우 중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몇 해 전까지 자녀 두명을 외대부고와 대원외고에 진학시킨 학부모 중 한 명이 5년 이상 대치동에서 학원을 운영하신 분이 있습니다. 두 자녀가 명문고를 진학하였다는 사실이 권력이 되어 학부모님들에게 교주처럼 굴던 분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기꾼이라 했지만 그 현상은 5년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대치동 메인스트리트에 영재고, 과고 진학을 위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가진 학원은 상담 실장님을 선발할 때 자녀가 영재고나 과고 진학한 여부를 따져 채용을 하곤 하였습니다. 

설명회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녀를 영재고에 진학시킨 학부모님이 연사로 나와 이렇게 저렇게 아이를 키웠다고 이야기합니다. 공감하여 눈물을 흘리는 학부모님부터 설명회 후 남아 그 연사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시는 학부모님도 많습니다. 

경험상 자녀가 두 명 이상일 경우 모두를 소위 명문고, 명문대학에 진학시킨 경우는 정말 드뭅니다. 오히려 한 명의 자녀는 학업에 있어 탁월한 결과를 가진 반면, 나머지 자녀들은 공부와는 담을 쌓거나, 빗나가서 문제아의 범주에 들만한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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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자녀에 대한 언급을 하는 경우는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설명회에 나와 자녀의 성공담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거나, 학원에 고용되어 이를 무기삼아 업무를 수행하시는 분들은 그들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목적을 위해 많은 부분이 은폐되고 각색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부분이 위험한 부분입니다. 학부모님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하여 그들이 목적한 바로의 포섭행위가 행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그들의 학업으로 성공한 자녀들에게 행했던 비법은 없습니다.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학생에게만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무기로 자신의 목적을 관철시키려는 사람에게서 어떤 통찰력도, 직관력도, 노하우도 전수받을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라고 제게 묻는다면 저는 제 경험에 근거한 몇 가지 노하우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현재 성적에 주목하십시오. 요즘 대부분의 학원은 1주마다, 혹은 1월마다, 혹은 단원이 마쳐지거나 학기, 학년과정이 끝날 때마다 테스트를 보고 그 결과를 피드백합니다. 그것이 그 학생의 현 주소입니다. 그리고 그 주소는 하루나 한달만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이런 저런 핑계를 만들어 그 결과를 외면한 대가는 몇 달, 또는 몇 년 후 결정적인 순간에 절감하시게 됩니다.  

2. 담당 선생님의 피드백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성실하다, 착하다, 상위권에 속하는 편이다, 잘하고 있어요, 똑똑해서 앞으로 잘할 것 같아요... 담당 선생님에게서 이런 피드백이 온다면 그 학생은 영재고, 과고진학에 욕심을 계속 내어서는 안됩니다. 빠른 선행을 중지하고 내실있는 공부법을 찾기를 추천합니다. 

담당 선생님에게 학부모님의 마음을 감추고 자녀에 대한 객관적인 피드백을 정중히 요청하십시오.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학부모님이 듣기 꺼려하는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퇴원할 가능성이 있어서... 학부모님의 마음이 아플 것을 아니까... 늦게 머리가 트여 학업에 엄청난 성과를 이루는 학생도 드물게 드물게 보니까... 등등의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로 마음과 눈을 맞추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시길 권합니다. 

3. 마지막으로 학원측의 제안이나 강사의 제안에 대해 상식적인 선에서 판단을 하시라는 것입니다. 상식이 없는 사람이 어딨어? 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대상이 자녀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어떤 고학력의 학부모님도, 어떤 커리어의 학부모님도 여기서 자유로운 분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내 아이니까... 예외는 있으니까... 라는 마음으로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학부모님이 대부분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 학습량을 이 기간동안 할 수 있나?에 대한 것이 많은 경우에 해당하는 내용일 것입니다. 대치동에는 미적분을 하루 7시간, 5일만에 완벽하게 마치게 해 준다는 수업도 있습니다. 수강자가 많다고 합니다. 그게 가능할까요? 상식적으로... 그리고 중등과학 6개월, 물리1,2, 화학1,2를 7~8개월에 개념정리와 심화수업까지 가능하다고 하는데... 가능할까요, 상식적으로?

 

불편한 이야기를 하게되어 스스로에게도 유감입니다. 그러나 한 번쯤은 심각하게 이 글을 곰씹어 보시길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