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심지어 중학생 학부모님에게서조차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것이 어떨지에 대한 상담문의를 받곤 합니다.
의아해하시는 분도 있으리라 여겨지지만, 중학교 때 이미 자퇴하고 중∙고등학교를 모두 검정고시로 패스한 후 조기에 대입을 치르는 학생들이 존재하며, 이것을 컨셉으로 운영하는 기숙학원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검정고시생 합격 비율이 2019학년도에는 1.4%였는데 2020학년도에는 3.5%로 2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정시 확대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검정고시를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이 증가했습니다. 검정고시로 대입 지원자격을 조기에 확보해놓고, 수능 과목에만 집중한다는 전략입니다.
교육통계서비스에 공시된 학업 중단 학생 현황 자료를 보면 2018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고등학교를 자퇴한 학생은 총 24,101명이고, 이 중 부적응이 6,968명, 기타 12,128명인데 이들 중 상당수가 대입 목적으로 학교를 자퇴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2019년 고졸 검정고시 응시자 중 10대 청소년이 29,659명으로, 고졸 검정고시 응시자 중 10대 청소년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공교육에 대한 실망감, 수시 준비의 복잡성, 정시 확대, 그리고 코로나까지 겹치며 검정고시생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기존에는 고등학교 진학한 후 내신 성적이 안 좋아 궁여지책으로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처음부터 검정고시를 택하는 아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검정고시가 코로나 세대의 새로운 입시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차피 학교도 제대로 못 가고, 혼자 공부해야 한다는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이 너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일까요, 아니면 용기가 필요한 선택지를 선택하는 것일까요? 만약 제게 선택을 강요한다면 저는 검정고시를 통한 방법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 인생 너무나 소중한 친구, 평생을 내 편이 되어 준 친구를 중고등학교 시절 사귀었기 때문입니다.
불합리하고 부당한 제도에 견디거나 저항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고, 단체생활을 통한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검정고시를 통한 전략적인 방법으로 포장된 그 길에는 그런 인연이, 배움이 있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서, '또는' 또는 '그리고' 심신이 약해져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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