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방 출신(경남)입니다. 저의 어머니나 큰 누나 세대쯤 되는 여자의 경우 고등학교 때 ‘서울대 못 간다면 부산대나 가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실제 전교 1,2등 한다던 누나들이 부산대나 경상대에 진학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사기그릇과 여자는 밖으로 돌리면 깨진다'는 것이 그 근거였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말하면 믿지도 않겠지만요...
다시 ‘지방 명문대냐, 인서울 대학이냐?’는 문제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학령인구가 줄어서 인 서울 대학 가기가 쉬워졌다는 말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학생 수가 줄면 대학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동산의 ‘똘똘한 한 채’처럼 최대한 좋은 대학을 선호할 것입니다.
앞으로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을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요. 그 말처럼 지방 대학이 문을 닫으면 인 서울 대학의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냥 상징적인 말이 아니라 실제 커트라인이 그렇게 나옵니다.
예를 들어 중앙대 경영학부에 정시로 합격하려면 누적 백분율 기준으로 전국 상위 1.5~1.7% 정도 나와야 합니다. 수능 전 과목을 96% 정도로 올 1등급 턱걸이하면 누적백분율이 1.5% 정도 나오게 됩니다. 재수생까지 포함해서 이 정도니까 현역만 놓고 보면 전국 1% 안에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수시로 가려고 해도 지방 일반고에서는 1등급 중반은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지방 소재 고등학교에서는 전교 1등도 누적백분율이 1%대가 안 나오는 학교가 많습니다. 전교 1등이 학교장 추천을 받아 지원하는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2등급 3과목 이상인데(작년까지) 지원자의 40% 이상이 이걸 충족시키지 못해서 불합격하는 것이 지방 소재 고등학교의 현실입니다.
수능 2등급 3과목이면 정시로는 국민대 정도 갈 성적입니다. 서울대 지균 합격자조차 배출하지 못하는 학교의 학력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되실 것입니다. 항상 제가 안타까워하는 지점입니다.
이런 상황을 각 대학은 물론 기업체에서도 당연히 인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해가 계속될수록 인재 채용을 하는 주체는 지방명문대보다 인 서울대학을 선호할 것이고, 학생들과 학부모님들도 인서울대학을 점점 더 선호하시게 될 것입니다.
지방에 있는 제 친구들조차도 이런 상황을 이야기하면 들어먹지(?)를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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