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탈것을 좋아합니다.
어제 퇴근할 때 우연히 제 눈에 들어 온 차... 아반떼 1996년식(예상). 저의 가장 화려한 시절을 함께 해 준 소중한 존재입니다. 제가 소유했던 저와 함께 했던 탈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다른 이야기는 빼고 탈것에 대한 이야기 위주로 오늘 포스팅을 하고 싶습니다.
1990년대 초반 군인 신분이었을 때 구입한 최초의 탈 것은 50cc스쿠터. 당시 구입 가격은 30만원으로, 전역하던 선배에게서 물려받은 것이었습니다. ‘텍터’라고 불리던 조그마한 오토바이였는데, 동기들과 줄을 맞춰서 부대 내, 그리고 시내/외로 돌아다니던 추억이 아련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질만한 행동이었지만 20대 중반인 그때는 꽤 신나했었던 같습니다.
오토바이는 위험하다시며 아버지께서 차를 한 대 사주셨습니다.
저의 첫 차는 프라이드 3도어 중고차... 감사하며 잘 타고 다녔습니다. 공군 ****부대에서 위관장교로는 처음으로 제가 차를 타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유리창에는 부대출입증을 붙이고, 뒷좌석 뒤켠에다 정장 모자를 시위하듯이 올려놓고 꽤나 과속을 즐겨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부내 내의 제한 속도가 30KM/H이어서 과속으로 헌병대를 여러 번 들락날락거렸던 것 같습니다. 부대 외 도로 상에서 경찰차와 카_체이서를 벌인 적도 있구요...
그러던 어느 날 출근길에서 우주비행선과 같이 생긴 ‘희한한 탈것’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한참을 그 차의 앞뒤 모습을 감상하며 달렸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 중 기억하시는 분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 차의 정체는 ‘아반떼’였습니다. 당시 정말 획기적인 모습의 것이었습니다.
퇴근 후 바로 현대자동차 매장으로 가서 그 차를 계약했습니다. 당시 500만원 후반대의 가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초급 장교의 월급으로는 부담되는 금액이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반떼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거의 매일 손세차를 하였고 주1회 정도는 왁스로 반짝반짝하게 광택을 내며 그 일들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튜닝.
엔진의 능력치를 과다하게 이끌어내는 작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2단 기어에서 80~100KM정도까지 순식간에 가속되며 전해지는 G_Force를 즐기며 흥분해 하였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운전 때마다 매 순간 기어 변속을 하는 손바닥에서부터 온 몸으로 전해졌던 전율같은 감동이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당시 아반떼의 튜닝에 소요된 경비는 초급 장교의 반 년 치 월급에 육박하는 금액이었지만, 정말 즐거운 추억을 제게 선사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저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무모하고 치기어린 행동이었지만 그때는 포르세를 타고 달리다 사망한 ‘제임스 딘’이어도 좋다는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제대를 할 무렵 아반떼를 팔아야만 하는 사정이 생겼습니다. 부득이했습니다. 딜러에게 그 차를 250만원 정도에 팔고 돌아와 자취방에서 혼자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로부터 상당히 오랫동안 힘든 시기를 맞아야만 했습니다. 다음에 그 이후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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