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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사랑/자동차 이야기

마이카 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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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상한 취미가 생겨서 이것 때문에 저도 아내도 웃기도 하고, 심각하기도 합니다. 차를 한 대 사면 진득하니 오래 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타 보고 싶은 차를 샀다가는 이내 팔아버리는 고약한 취미가 저도 모르게 생긴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타보고 싶은 차란 것이 거의 올드카 수준이어서 큰 비용이 들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또 다행이다 싶은 점은, 의외로 저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저도 놀란 점입니다. ㅎㅎ

chachachak.com

 

짐작컨데 아반떼가 준 후유증 같습니다. 공군 신임 장교 시절, 제가 벌어 산  첫 차 아빤떼... 프라이드를 타고 출근하던 길에 처음 본 우주선 같은 자태에 반해, 그날 퇴근길에 현대 자동차 영업소에 들러 계약하고 산 차! 

거의 매일 닦고 꾸미고... 또한 제 입맛에 맞게 튜닝으로 들어 간 비용은 차 값의 서너 배가 되었습니다. 사법시험 준비를 위해 정들었던 아반떼를 헐값에 팔고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법시험공부를 하던 기간에도 길거리에 지나가던 차를 보면, 아반떼의 스틱이 제 손바닥 위에서 꿈털대는 듯 스믈 거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오늘은 지금까지 제가 탔던 차를 쭈욱 추억하고자 합니다. 아래의 사진은 각 차를 추억하고자 퍼 온 이미지입니다. 그리고 아내 차는 제외합니다. 

 

1] 프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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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3개였던 갈대색 프라이드가 저의 첫 차입니다. 공군 장교로 임관하고 신임장교 시절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는데, 위험하다며 아버지께서 중고차로 사 주신 것입니다. 

 

2] 아반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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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cc, 스틱기어... 저의 첫사랑이었습니다. 제 삶에서 가장 화려했던 군 3년의 시간을 이 차와 함께 보냈습니다. 뒷좌석에 장교 정모를 두고 폼 잡으며, 서울과 진주를 무던히도 왕복하며 다녔습니다. 아내와도 이 차를 타고 사랑을 키웠더랬습니다. 

 

3] 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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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을 포기하고 첫 직장을 가지면서 구입한 중고차. 첫 아이를 얻고 한동안 저희 가족의 든든한 발이 되어 주었던 고마운 차입니다. 

 

4] 코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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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부분이 구멍이 나서 길바닥을 보면서 운전할 수 있었던 펀카! 이 차에 꽂혀서 전국을 뒤져서 3대를 더 구입하였습니다. 총 4대의 코란도 지프를 몰았던 것은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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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 본네트에서 연기를 뿜어내어 길가에 세워 둔 적도, 고속도로를 운전하다 갑자기 차가 서버리는 바람에 한 겨울에 벌벌 떨며 렉커차가 오기를 기다렸던 기억 등이 남은 차입니다. 

 

5] SM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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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힘을 느껴보고자 출시되자마자 산 차. 2001년 정도로 기억하는데 부모님을 모시고 온 가족이 타고 오르막을 오르다 힘이 달려 에어컨을 끄고서야 오를 수 있었다는 안타까운(?) 추억이 있는 차입니다. 2,000cc 정도의 엔진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커다란 차체와 승차인원이었던 것 같습니다. 

 

6] 엔터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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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을 갑자기 그만두는 바람에 경제적 사정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SM5를 급처분하고 저렴한 중고로 구입하였던 차. 핸들링이나 공간 등 많은 만족감을 주었던 차로 기억합니다. 특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치장된 우드그레인이 인상 깊었던 차입니다. 

 

7] 그랜저TG

강사로서 자리 잡아가면서 구입한 차. 최상위 풀옵션으로 무장한 가성비가 가장 좋았던 차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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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팀장으로 서울대 142명을 진학시키고, 주말에는 대구 수성구까지 왕복하며 거들먹거린 시절... 저와 함께 해 준 차입니다. 

 

8] 볼보 S80

친구 차를 한 번 타보고는 문 닫히는 소리에 반해 지른 차. 탄탄한 달리기가 인상 깊었던 차. 강사로서의 정점을 찍을 때 저와 함께였던 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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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양은 흡사 한 마리 검은색 표범과 같았습니다. 잘 달리고 잘 서고, 부담 없고, 든든하고... 볼보라는 차 메이커에 대한 좋은 추억을 쌓은 차입니다. 

 

월말이라 한가하게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네요. 지금은 이 정도에서 중단하고 나머지는 다음 기회에 추억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