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입시소식/대입

낭만닥터 김사부와 다중미니면접

728x90

요즘 낭만닥터 김사부라는 드라마에 푹 빠져 있습니다. 몇몇 의사들의 행태에 혀를 끌끌차다가도 김사부와 그 일당(?)들의 멋진 행태에 같이 기뻐하는 제 모습을 생각하면 우스꽝스럽기도 합니다만...

김사부

낭만닥터 김사부를 보면서 검사를 꿈꾸던 어린 시절,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이라는 드라마를 보며 정의구현을 위해 한 몸 바치겠다는 결기를 가졌던 시절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닥터 김사부와 킹스필드교수님이 묘하게 오버랩됩니다.

 

2011년 고대 의대생들이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 가해자들이 출교조치와 실형선고를 받은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더욱이 해당 사건의 가해자가 향후 성균관의대로 재 진학한 사실이 밝혀져 최소한의 인성을 검증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없는 의대 입시에 대한 사회적 비판 수위는 한층 더 높아진 바 있습니다.

 

의대생뿐만 아니라, 의사들의 성범죄 관련 적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공부만 잘하는 학생을 선발하는 데 대한 회의를 가져왔습니다.

 

다중미니면접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초 캐나다의 맥매스터 의대입니다. 이후 다중미니면접은 캐나다 의대 입시에서는 주류로 자리잡았습니다. 미국으로도 전파돼 뉴저지, 버지니아, 오하이오,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다중미니면접을 시행하는 외국 의대들 가운데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대학으로는 칼텍(Caltech)을 들 수 있습니다.

 

다중미니면접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의전원의 도입과 맞물려 있습니다. 기존 의대 체제에 비해 의전원 체제는 학업능력이 뛰어난 성적 우수자들을 뽑는데 상대적으로 효율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의전원들은 입시에서 학업역량 못지않게 다양한 경험과 인성 등을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배경으로 강원대 의전원이 2008학년 입시에서 다중미니면접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하였습니다.

 

다중미니면접은 이후 2011학년 한림대, 2012학년 서울대 등으로 차차 확대되었습니다. 서울대는 최고 선호도를 지닌 대학임에도 불구하고 성적중심의 입시를 포기하고 다각도의 인성검증을 위해 2012학년 의전원 입시에서 시범적으로 다중미니면접을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과는 다른 형태였습니다. 지원자가 면접실을 순차적으로 도는 것이 아니라 교수님들이 지원자를 찾아가는 형태로 일종의 인성면접을 강화한 모습이었습니다. 2013학년부터는 학부모집에서 다면인적성 심층면접이란 이름으로 다중미니면접 시행이 본격화되었습니다

 

다중미니면접은 면접실 1곳에서 진행되는 단발성 면접이 아닌 소규모 면접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방식입니다. 명칭 그대로 다수의 작은 면접인 것입니다. 여러 면접이 이어지는 만큼 소요시간도 통상의 면접 대비 긴 편입니다.

면접실 한 곳에 십 분씩만 머물더라도 3~5곳을 순차적으로 돌기 때문에 길게는 1시간 이상 면접을 치르기도 합니다.

 

서울대는 2012학년 다중미니면접 시범도입 당시 운영취지를 '의사소통 능력과 라포르(Rapport) 형성 능력이 있는 지원자를 선발하고, 공부만 잘하는 지원자를 걸러내기 위한 시도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의대나 병원 등에서 간헐적으로 터져나온 비윤리적 사건 등 생명을 다루는 직업군에서 발생하지 말아야 할 일들로 인해 의학계열 다중미니면접의 당위성은 커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다중미니면접에서 주로 활용되는 면접형태는 상황제시제시문 분석입니다. ‘상황제시면접의 경우 특정한 상황을 제시한 후 지원자에게 원인 분석과 판단, 해결방안 등을 묻습니다.

 

다양한 상황이 제시되고 지원자의 순간적인 대처 능력을 본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다중미니면접의 인성평가 변별력은 높다고 여겨집니다. ‘제시문 분석의 경우는 제시문을 주고 일정시간 동안 생각하게 한 뒤 면접을 진행하는 형태입니다. 학업역량과 배경지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인성면접보다 교과면접에 비슷한 실질을 띄기도 합니다만, 다중미니면접은 심화 학업역량 규명에 집중하지 않고 인성 협동심 소통능력 등 다양한 분야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지닙니다

 

대다수 의대들이 저작권/변별력 문제 등을 이유로 다중미니면접 기출문제 공개에 소극적인 반면, 발 빠른 사교육기관이 기출문제를 복기해 제공함으로써 정보 불균형이 일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요자들을 위한 투명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최근 의대 면접에서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는 단순 인성면접조차 다중미니면접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다중미니면접 대비는 의대 면접 전반을 준비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됩니다.

킹스필드교수님

다중미니면접 실시 의대는 2013학년까지만 해도 서울대, 한림대 등에 불과했지만 2020학년에는 학부 모집 전체 37개 대학 가운데 건양대, 계명대, 고신대, 대구가톨릭대, 동아대, 서울대, 성균관대, 아주대, 울산대, 인제대, 한림대 등 11개교 이상이 실시하고 있습니다.

 

각 대학들이 공개하고 있는 기출은 문제의 수준과 유형에 대한 파악을 돕기 때문에 수험생이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자료입니다. 각 대학에서 발표한 기출과 응시생들의 기억을 복기해 만든 기출문제를 다음 기회에 포스팅하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