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을 읽는 분들 중 어렸을때 말 잘듣고, 착하기만 했던 자녀가 크면서 위협으로 다가오는 경험을 하신 분이 있을까요?
강산이 두 번 이상 바뀌는 세월동안 사교육계에 종사하면서,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학생이 어느 순간 부모님에게 심하게 대들거나, 심지어 욕을 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를 본 적이 여러 번입니다.
이런 상황을 맞게 되면 부모님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감당해야 합니다.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도 못합니다. 어디 하소연할 곳도 마땅하지 많습니다.
이 주제로 글을 쓰다가 먼저 제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해 봅니다.
어린 시절부터 재수 시절까지 거의 모든 의사결정과 행동, 소소한 시간의 운용에도 절대적인 억압과 강요를 부모님에게서 받았습니다.
하나있는 아들인 저말고는 어디에도 현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갖지 못한 부모님들의 지나친 기대와 간섭, 그리고 당신들께서 나름 최선이라 믿고 있었던 수많은 방법들의 무제한 강요로 저는 너무 힘든 어린 시절을 지내야만 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당오락(四當五落, 하루 네 시간만 잠자면서 공부하면 대학 입학에 성공하고 다섯 시간 이상 잠자면 대학 입학에 실패함을 이르는 말)을 신봉했던 부모님 때문에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 새벽 3시에 일어나 책상위에서 내내 졸다가 학교로 등교해야하였고(공부를 하려 책상에 앉았는데 90% 이상의 시간을 사실상 졸고 말았다는 내용입니다),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자기가 하고자했던 목표를 계속 집중할 때 이뤄지지 않는 것이 없다는 뜻)이라는 구호아래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부당한 일들을 강요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에 입학하고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자신과 부모님에게 독립을 선언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부단히, 특히 어머니와 많은 충돌이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최대 무기는 땡깡(표준말로 '생떼'라고 합니다)과 눈물이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부모님을 원망하고 탓한 기간이 짧았고 강도도 약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자신이 감당하기 힘들만한 억압과 압박이었지만, 두 분이 진심으로 저를 사랑한다는 것을 체득하였고, 두 분이 저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 그러한 행동들이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힘든 두 분 삶의 마지막 비상구가 저뿐이었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아차렸고, 두 분이 저를 사랑하는 방식을 힘들지만 받아들이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였기 때문입니다.
다시 원래의 주제로 돌아가서......
[글을 쓰는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걸려서 마무리는 다음 포스팅으로 하겠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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