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치한은 2020학년에도 지역인재 선발을 확대했지만 이에 대한 비판이 있어 제 소견을 보태고자 합니다.
올해 수시에서 지역인재 전형을 운영하는 지방의대는 24곳입니다. 다만 여전히 대다수를 차지하는 15개 의대가 지역인재와 일반학생에게 동일한 수능최저를 적용하면서 허울뿐인 지역인재 전형이라는 오명을 피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부터 지역인재와 일반 수능최저를 분리한 가톨릭관동대는 지역인재는 국 수(가) 영 과탐(2과목) 3개 등급합5 이내의 수능최저를 둔 반면 일반학생은 국 수(가) 영 과탐(2과목) 3개 등급합4 이내로 차별을 두어 지역인재 전형의 취지에 부합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가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지역인재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학육성법)’에 따라 2014년부터 신설된 전형으로 지역 내 인재들이 타 지역 의대로 유출되는 현상을 막고, 지역인재 배려차원에서 마련된 제도입니다.
2021대입 의학계열의 지역인재 선발의무화가 거론되면서 의대 지역인재는 지난해 500명에서 올해 528명으로 확대된 반면, 일반과 지역인재에 관계없이 동일한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대학도 13곳에서 15곳으로 늘었습니다.
치대와 한의대 지역인재는 지난해 대비 각각 11명, 9명이 늘어 124명, 97명을 모집하는 가운데 치대는 3곳, 한의대는 4곳이 동일한 수능최저를 적용합니다. 일부 대학들은 지역인재 확대를 통해 지방의 우수인재에게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취지에 부응하는 외형으로 구색을 갖추면서도 실상은 성적중심 모집을 고수하는 표리부동한 태도를 보인 셈이 됩니다.
이를 비판하는 측의 견해는 일반전형과 지역인재전형의 수능최저가 같다면 굳이 지역인재전형을 택할 이유가 없다고 합니다. 대부분 의대 수능최저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굳이 지역 내 의대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수도권을 비롯해 타 지역 의대에 진학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지역인재전형을 운영하는 것은 지역인재를 선발하기보다는 수시이월인원을 만들어 정시에서 선발하겠다는 저의로 읽힐 수밖에 없다며 의대 지역인재선발에서 여전히 교과 전형선발 비중이 높다는 것도 대학들의 편의주의적 발상이 확인되는 지점이라고 비판합니다.
지역인재 선발은 법률에 따라 지역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각 지역 학생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도록 권고합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호남권(광주/전남/전북),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권역에 각 30%, 강원과 제주 권역은 각 15% 이상 선발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2017년 5월 정부출범 이후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의하면 정부는 지방대학육성법을 개정해 2021학년부터 지역인재 선발비율을 30%로 의무화할 계획입니다.
저소득층과 지방소재 고교 졸업생들에게 지방대 의약학 계열 입학 기회를 확대하려는 목적입니다. 다만 선발비율을 강제하더라도 지역인재의 개념이 모호해 실질적인 운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과제가 남습니다.
교육부가 권고한 지역인재 선발비율은 수요자들이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입학인원 대비 지역인재전형 합격자 비율’이 아닌 ‘입학인원 대비 해당지역 고교 졸업인원’입니다. 그러므로 지역인재전형이 아닌 일반전형으로 입학한 지방학생까지 지역인재 선발인원으로 계산하면서 전형 취지와는 상관없는 인원까지 포함되게 됩니다.
대학의 선발의지와 무관하게 전 지역 학생들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해 선발된 지방학생이 ‘우연히’ 합산되는 셈입니다.
치대도 올해 지역인재 모집인원이 다소 증가하여 지난해보다 11명이 증가해 124명을 지역인재로 모집합니다. 지역인재전형을 운영하는 7개 치대 가운데 지역인재와 일반학생의 수능최저를 분리한 대학은 4개교입니다. 지난해 3개교에서 올해 원광대 1곳이 늘었습니다. 반면 경북대 부산대 조선대 등 3개교의 4개 전형은 지역인재와 일반학생의 수능최저를 동일하게 적용합니다.
한의대도 지역인재 모집인원이 소폭 늘었습니다. 지난해 88명에서 9명 늘어난 97명입니다. 한의대는 지역인재와 일반학생 전형을 운영하는 8개교 가운데 절반이 수능최저를 분리했습니다. 원광대 동신대 세명대 우석대가 지역인재와 일반학생의 수능최저를 구분한 반면, 대구한의대, 동국대(경주,) 동의대, 상지대 등 4개교는 수능최저를 일괄 적용합니다.
제가 전에 작성한 글에서 전략적으로 지역인재 전형을 활용한 의치한 전형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한 적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인재 전형의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저는 수능최저에 차별화를 두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반대입니다.
의사라는 직업이 어느 직업보다도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직업이고, 학교에서 ‘공부만 잘한’ 학생들만 선발하기에는 의사라는 직업이 가진 막중함은 상당하다지만, 저는 그러하기 때문에 더욱 더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역량을 가진 사람이 의사가 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은 단순한 성적 이상의 많은 부분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꽃봉우리같다는 것이 제 소견입니다.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다하더라고 일정치의 학업능력은 필요하다, 즉 그 치밀함과 집요함, 그리고 목적지향적이고 전략적인 행동패턴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공부를 잘할 만한 많은 가치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제 소견이 성적이라는 것이 모든 잘못과 부정, 그리고 인격을 판단하는 척도라는 것은 아닙니다. 성적과 그 외의 많은 부가적인 긍정적 가치를 가진 그러한 인재가 의사가 되기를 정녕 소망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논의가 이루어진다는 것 자체가 정말 웃깁니다. 지역인재는 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출 수없어야 할까? 그리고 그런 학생들이 입학 후 제대로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습을 해낼 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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