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삶이 녹록지 않다’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하드웨어는 하나씩 고장이 나기 시작하고, 마음을 다스리기는 어려워 욕심은 많아지니 그 간극이 자신을 힘들게 합니다.
또한 주변 사람과의 갈등도 자신을 힘들게 합니다. 사람은 각자의 시선으로 사물과 현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반응합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공간 안에서, 같은 시대를 살아오면서, 유사한 내용을 학습하고 공유하면서 살아온 사람인데도 특정한 상황에서의 행동이나 반응이 각별합니다.
어린 시절, 가슴에는 이런저런 한(恨)을 품고, 눈에서는 독기를 뿜어대며 매 순간을 전쟁 치르듯 살아왔으나, 꿈을 버리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는 겁쟁이 바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겁쟁이 바보가 바둥바둥 하루를 살아내기에 급급했던 세월이 2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곁을 내주어 함께했던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곁을 떠나고, 심지어 거기에 재를 뿌리고 못을 박고 떠나기도 하여 많이 아픕니다.
복수를 의도하기도 하였지만 그 복수가 두려워져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되고 보니 복수를 포기하게 됩니다.
저는 종교를 갖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에게도 부처님에게도 의지하지 않습니다. 다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나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밸런스’
세상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은(恩)과 공(功)이 그렇고 과(過)와 업(業)이 그렇습니다. 자신의 것은 자신이 감내한다 하더라도, 그들이 내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을 생각하면 겁이 납니다.
이런 생각은 겁쟁이 바보의 자기방어기재일까요?
아내가 고맙습니다.
이런 패망감과 수치를 견디고,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매 순간 생산해내어 이 얼굴을 유지하며 살아가게 할 수 있게 해 준 것은 오롯이 아내의 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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