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에서는 코로나 때문에 여러 곤란함을 겪었지만, 학생들이 학교 가기 어려워지면서 학원의 영향력이 더 강해졌다고 볼 여지가 많습니다.
학교는 안 보내도 학원에는 보내는 부모님들이 많고, 학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EBS를 시청시키거나 유튜브 링크 등으로 대체하는 곳이 많지만 학원은 실시간 쌍방향으로 수업하는 곳이 많다는 것만 보아도 이해가 되고 남습니다.
학원 선생님들의 경우 어설프게 수업했다가는 학생들이 당장 그만두기 때문에 수업 준비를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와 학원은 절박함이 다릅니다. 그 절박함의 차이가 온라인 수업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공교육에 대한 실망감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현재 고2인 저의 둘째 아들놈이 하는 행태를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교육부에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의뢰해서 학교 선생님 51,0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학생 간 학력격차가 커졌다’는 응답이 80%이고, 그 중 ‘커졌다’가 46.3%, ‘매우 커졌다’가 32.7%로 나왔습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제대로 등교하지 못해 학력차가 커질 거라는 우려가 이번 조사를 통해 현실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력 격차가 커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64.9%는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차이’를, 13.9%는 ‘학부모의 학습 보조 여부’를 그 이유로 꼽았습니다. 즉,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학습능력이 좋거나, 학부모가 관리해주는 학생들은 학교에 안 가도 열심히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공부에 소홀해져서 큰 학력차를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학력이 양극화되면 학교 선생님들은 수업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수업 난이도를 어느 수준에 맞춰야 할지 난감해지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학교 선생님들은 수업 및 시험 난이도를 상위 30% 정도에 맞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상위 30%에 해당하는 중상위권 아이들 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맞벌이 가정 학생들의 학습 결손이 더 커진 것도 문제입니다. 부모님이 아침에 깨워놓고 출근하여도 다시 자거나 온종일 게임하고 동영상을 보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줄어든 학습량보다 더 큰 문제는 공부습관 및 생활습관이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매일 늦은 시간까지 스마트폰 보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게 대부분의 학생들에게서 보이는 행태입니다.
등교하지 않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학력차는 심해질 것이며, 학교 시험은 더 쉬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력이 떨어진 것을 감출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시험을 쉽게 출제하는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학교가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않으니 학원에 의존하는 경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또 차이가 생기는 의외의 영역이 나타납니다.
코로나 때문에 문 닫은 학원이 많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입니다. 특히, 비학군지 학원들이 더 힘들어질 겁니다. 학군지에서는 학교에는 안 보내도 학원에는 보내는 학부모님들이 많아 그나마 학원이 생존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하지만, 비학군지는 학부모님들도 학원 보내기를 중단한 경우가 많아 비 학군지에 소재하는 학원들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코로나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가정이 많아서 학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학생들 학력차도 전보다 더 심해질 것입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대치동아재의 프라이빗_노트 > 대치동아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훈아와 소크라테스 (0) | 2020.10.03 |
---|---|
산다는 건 (0) | 2020.09.28 |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0) | 2020.09.03 |
미스터 선샤인 (0) | 2020.08.27 |
엎친데 덮친격? (0) | 2020.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