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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소식/대입

아! 대통령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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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윤 대통령님의 '공교육 과정 밖 수능 출제 배제' 지시

16일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 경질

19킬러 문항 출제 배제와 평가원장의 사임...

이 모든 일이 수능을 150여 일 앞두고 이뤄진 일입니다.

정부와 국민의힘이 올해 수능에서 초고난도의 이른바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올해 수능에서 변별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의문이 듭니다.

 

6월모평이 이미 끝났는데 갑자기 킬러문항 배제 등 출제경향이 바뀐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준(準)킬러문항을 대비하는 식으로 공부방법을 바꿔야 하나요??

준(準)킬러문항에 대한 대비를 위해 수험생들이 학교 선생님에게 의지할까요, 사교육 시장에 의지할까요?

 

논란이 커지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대통령실.

20일 대통령실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언급은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옴)가 전혀 아니었다""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차원"이라고 전했습니다.

교육부는 올해 수능 시행 기본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문제를 출제하겠다고 했으며, 평가원도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출제하겠다고 밝혔지만 66월 모평에서 킬러문항이 등장하자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라며 대통령님이 이를 바로잡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실에서 교육부와 평가원에게 꾸준히 킬러 문항 배제를 요구했어도 해당 내용이 수험생의 귀에 들린 것은 수능 150일을 앞둔 시점입니다.

현행 고등교육법(345)"교육부장관은 시험의 기본 방향, 과목, 형식 등을 4년 전에 공표해야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입 4년 예고제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더구나 정부가 수능의 공교육 내 출제를 강조하고 있지만 논리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수능시험제도의 기본 취지와 충돌하는 면이 많습니다.

교과서 내 시험 출제 운운하는 것은 '학력고사'시절 이야기 아닌가요?

1994년부터 도입된 수능은 교과서가 다양해진 시대에 사고력과 언어능력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교과서 밖 출제가 불가피한 것입니다.

수능의 절반은 EBS 교재에서 나오고, 그 밖의 지문 등은 타 자료를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검정교과서가 여러 개인데 어느 한 교과서에서 나온다는 점이 확인되면 그것보다 큰 직관적인 카르텔을 우리는 볼 수 있을까요?

 

사교육비를 잡겠다는 목적에 대한 수단이 수능 문제를 쉽게 내는 것이라는 데 동의할 교육전문가 및 현장 종사자들이 얼마나 될까요?

서열화된 상대평가 선발구도에서 '변별력을 주지 마라'... 우둔한 저도 이해가 안 되는데......

그러나 이를 틈타서 정시 전형 비울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하지 마시기를...... “서열화된 상대평가의 주범이 정시라는 억지는 부리지 마시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걱정거리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윤 대통령님이 국어를 '콕'집어 언급하셨기에 대통령님의 신상필벌에 민감한 분들 덕분에 올해 국어는 쉽게 출제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1. 수능이 쉽게 출제되어 많은 학생들이 1등급을 받게 되면, 최상위권 수험생이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중상위권 수험생의 경우도 '1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밀려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사교육에 더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이런 사례를 많이 경험했습니다.

2. 이렇게 되면 반복학습을 통해 수능에 강점을 갖는 재수생이 재학생들보다 우위에 있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3. 이는 또 의대 쏠림이 심해질 가능성을 키웁니다.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의대에 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생길 것이며, 특히 지방 의대로 진학한 학생들은 한 두 문제만 더 맞히면 서울 소재 의대로 옮길 수 있다는 희망으로 반수생과 재수생이 양산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교육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가 아니라도 최소 사년지계획(四年之計劃)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