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많은 영재학교 준비생과 합격생을 대하다 보니 영재학교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이 중에는 시중에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제법 있어서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영재학교는 영재를 위한 학교입니다. 다만 현재는 이공계 학생들을 위한 학교만 있습니다. 왜 문과계열 영재학교는 없는지 제게 묻지 마십시오.
영재교육 진흥법에 따라, 고등학교 과정 이하에 대해 영재학생만을 선발한 학교를 뜻하며 이 학교를 졸업하면 해당 과정과 동등한 과정의 학력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영재학교는 법적으로 고등학교가 아닙니다. 이는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2014년 10월 영재교육 진흥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유치원~중학교 과정의 영재학교도 만들 수 있게 되었지만, 2019년 현재까지 전국 모든 영재학교는 고등학교 과정으로 인정됩니다.
1990년대 말,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특목고가 본래 목적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2003년 한국과학영재학교(구 부산과학고등학교)가 대한민국 최초의 영재학교로 전환되었습니다. 현재 8개의 영재학교가 있습니다.
2014학년도 까지는 과학고등학교에서 전환된 과학영재학교만으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2015학년도부터는 과학예술영재학교 등 다른 종류의 영재학교도 확대 지정되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와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있습니다.
영재학교의 학사 과정은 무학년제 학점제로 학기 단위의 조기 졸업이 가능합니다. 졸업 조건만 만족한다면 기존의 6학기 졸업이 아닌 5학기 졸업, 심지어는 2년만에 졸업하는 4학기 졸업도 된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44 이하의 학기를 이수하고 졸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합니다.
과학고에서는 2년 만에 조기 졸업하는 게 드문 일이 아니지만 영재학교의 4학기 졸업은 학교에서 막는 건 둘째치고 정말 빡세서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5학기 졸업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가능하나 유학을 가는 사람을 빼고는 하지 않습니다. 결국 6학기 졸업이 일반적입니다.졸업 가능 학점을 55학기 만에 채우고도, 6학기까지 남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정원은 80명 내지 120명이고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제외하고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약 10%를 추가로 선발합니다. 과학고등학교에서 전환된 과학영재학교의 경우 내신과 관계없이 학생을 선발하다 보니 성비 불균형이 극심해져 여학생 인원이 전체의 1/10인 채로 머무는 경우가 많고 합니다.
중학교 3학년만 선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2와 중1도 입시에 응시할 수 있으며 합격할 경우 중학교를 제도상 조기졸업하고 영재학교에 조기입학이 가능합니다. 그중에서도 중1은 나이가 나이인 만큼 사실상 합격이 매우 힘듦니다. 실제로 중2는 학교당 약 10명씩 매년 입학하고 있지만 중1은 몇 년에1명씩 입학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대전과학고등학교의 경우 중1,2를 다소 꺼리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만약 초등학교를 1년 일찍 들어가고 중학교에서 1년 생활한 후 고등학교에서 3년간 지낸다고 생각해 보면, 16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7세에 대학에 가야 합니다.. 또한 입학한 후에도 문제인데,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3에 합격한 학생들에 비해 2년이나 차이나는 중1 합격생들은 기본이 덜 다져져 있어 성적 경쟁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학교들도 나이어린 학생들에게 고생시키고 싶어 하진 않기 때문에 중1학생들은 가급적 탈락시켜 다음 기회를 노리게 하려 한답니다. 또 합격하더라도 입학 후에 휴학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과학영재학교 전환 이후 새로 과학고등학교를 설립하고 있는데, 부산광역시에서 한국과학영재학교를 대체하여 설립한 장영실과학고가 부산과학고로 명칭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수년에 걸친 분쟁이 있었다는 것은 유명합니다. 이 사태가 이유가 되어 이후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된 학교들은 기존 과학고 명칭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후 한국과학영재학교(구 부산과학고등학교)와 부산과학고등학교(구 장영실과학고등학교) 간에 큰 분쟁은 없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일부 택시 기사님들께서 두 학교를 헷갈리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교명에 영재를 넣는것은 영재교육 진흥법에 의해 오직 영재학교만이 가능합니다. 덕분에 평범한 고등학교가 과학고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교명에 과학을 넣는 것을 남발하는 것과 달리 영재학교가 아닌 학교가 교명에 영재를 넣는 것이 원칙적으로 차단되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영재학교는 경이로운 예산을 자랑합니다. 과학고 예산도 굉장한 편이지만 그보다도 훨씬 많습니다. 심지어 실험실 수준은 웬만한 대학을 압도하는 경우도 많아 근처 대학교가 영재학교의 실험실을 빌려쓰는 일도 드물지 않다고 합니다.
다음 포스팅에는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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