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재학교 입시를 치른 몇몇 학생들이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들입니다. 다만 영재학교에서 정확히 어떤 기준을 가지고 학생을 선발하는지 일체 알려진 기준이 없는 데다가, 믿기지 않겠지만 정작 합격생 본인도 자기가 왜 들어왔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해마다 무조건 붙을만한 인재가 떨어지는가 하면, 확률이 낮아 보이던 학생이 당당히 합격하는 일이 매번 일어나는 등 운(運)적인 요소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아래 이야기들을 너무 믿지는 마시고 참고용 정도로 읽는 것을 추천하며, 그저 입시일까지 최대한 열심히 공부한 뒤 편한 마음으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은 다들 아시죠?
본격적인 입시는 입시가 끝나고 다음 입시가 시작되는 8~10월쯤 대치동 영재고 전문 학원들에서 영재학교 대비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영재를 선발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이미 영재 수준의 실력을 가진 학생들은 정말 별다른 준비 없이 합격하는 경우도 간혹 발생합니다.
특히 제대로 된 영재학교 입시교육을 받기 힘든 시골에서 웬 학생이 당당히 합격하더니, 들어와서 처음 배우는 과목들에서 이미 배우고 온 다른애들을 다 씹어먹는(?) 경우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직 입시대비 학습 경험이 없는 영재학교 지망 학생들도 너무 낙담하지 마시길.... 다만 학교에 따라, 그리고 해당연도의 입시 정책에 따라 영재학교 입시대비에 맞춰져 있는 학습이 합격 여부에 있어 치명적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2단계 시험인 지필시험도 중요하지만 1단계 서류전형을 위해 스펙을 쌓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책상에 박혀서 올림피아드 문제만 달달 외울 게 아니라 다양한 과학 대회를 나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과학 지식도 쌓고, 인맥도 넓히고, 안목도 넓히고, 스펙도 쌓고.... 장점이 많습니다.
올림피아드 성적은 공식적으로는 보지 않으며, 자기소개서에 기재 시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림피아드 수상 성적이 있는 합격생들은 올림피아드에서 수상했기 때문에 선발된 것이 아니라 올림피아드에서 상을 받을 만한 실력을 이용해 입시를 잘 치뤄 선발된 것일 뿐이라는 것을 꼭 주지하셔야 합니다.
학원가에서는 최소 은상은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으며 상당인과관계도 없습니다. 이런 말에 현혹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학원가에서 가장 인기있는 테크는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1학년 동안 수학올림피아드(KMO)를 공부하고, 상이 나오면 자신의 재량에 따라 물리올림피아드나 화학올림피아드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바로 고등수올로 넘어가는 놀라운 학생들이 수십 명 있습니다.
고등KMO는 KChO나 KPhO와 달리 중학생도 응시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시는 분들도 간혹 계십니다. 어쨌든그렇게 고생해도 자기소개서에 기재는 못합니다. 수상실적이 아닌, 문제를 보는 시각과 과학 지식을 쌓는 것을 목표로 잡는 게 좋습니다.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상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실력이 늘고, 상을 받고 영재학교에 합격하는 것이지 '상을 받아서' 영재학교에 합격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재로 올림피아드 상이 아예 없으면서도 당당히 합격하거나 심지어 우선선발로 합격 되는 경우도 꽤 있으므로, 올림피아드에 목숨을 걸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공부를 할때 자신이 어떤 학교에 지원할 것인지 따져 가며 해야 합니다.. 학교별로 수학 과학의 비중, 문제 경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통 학원 자체 교체로 창의수학이나 심화된 중학교 과정 전체를 공부하며 입시 준비가 끝날 즈음에 자신과 맞는 경향의 문제를 출제하면서도 자신의 진학 및 진로와 맞는 학교를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수학의 경우 'a급수학'이나 '하이레벨'이 영재학교 대비 중등 심화 공부에 적절한 문제집으로 꼽힙니다. 또한 서점에서 파는 올림피아드 책들(평면기하의 아이디어, 올림피아드 수학의 지름길 등)을 훑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추가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지만 수학의 정석 수학 I,II를 공부하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기본적으로 영재학교 수학 문제는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많이 요구합니다. 이는 수학올림피아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영재학교 대비와 수학올림피아드 대비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수학올림피아드에서 나오는 특이한 문제들은 한 번쯤 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수학올림피아드의 일부 괴상한 문제들은 어떠한 형식을 모르면 풀기가 매우 힘들어지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간혹... 입니다.
이 부분을 학원에서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곤하지요. 또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여기서 자유로워지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의 이전 글을 보시면 KMO에 대한 찬반 의견을 균형 있게 다룬 내용이 있습니다.
강압적인 필수사항은 아니나 안타깝게도 수학은 사실상 선행을 해야만 합니다. 선행학습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실제 시험문제를 보면 이를 믿기가 어렵습니다. 실제 영재학교 2단계 시험인 지필시험에서는 수학문제가 고등과정 확률과 통계를 알아야 수월하게 풀리는 문제가 나온 적도 있고(ex: 길찾기를 꼬아놓은 문제), 복소수 개념을 주고 풀라는 경우도 있으며, 기하와 벡터의 포물선을 알아야 수월하게 풀리는 문제나, 기초적인 정수론 개념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
즉, 선행 과정을 먼저 건드리고 간 사람이 문제 풀이에 수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영재학교 대비 수학 공부를 할 때는, 학원에서 나눠주는 문제 자료들을 풀어보면서 다양한 문제 풀이 테크닉들을 익히는 것이 사실상 중요합니다.
선행을 안 하고 올림피아드 문제로 합격했다 쳐도, 선행이 안되어 있다면 영재학교 안에서 경쟁을 하게 될 때가 문제입니다. 영재학교 상위권 아이들은 정말 머리가 좋은 아이가 아니고서는 고등학교 수학과정은 다 끝내 놓은 것이 사실입니다.
과학의 경우 호흡률에 관한 문제가 나오는 등, 고등과학 II 정도의 내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영재학교는 제시문을 잘 읽고 중학교 과정을 잘 이해했으면 다 풀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긴 하지만, 당연히 미리 알던 내용을 가지고 문제를 푸는 것과 처음 보는 개념을 이용해서 문제를 푸는 것은 문제를 푸는 속도 면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선행을 해 놓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하니 끝이 없습니다. 오늘은 이쯤으로 끝내고 다음 포스팅은 1,2,3단계 전형별로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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