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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소식/대입

킬러 문항이 없었다는 올 수능... 쉬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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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은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적용된 첫 해입니다. 때문에 '쉬운 수능'을 예상하고 반수나 N수에 돌입한 학생도 증가한다는 소문과 함께 수능 출제 난이도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게다가 킬러문항 배제 방침 이후 두 번의 전국 단위 모의고사가 정반대의 결과를 낳으면서 더 혼란스럽게 되었지요.

9월 모평에서는 수학에서 킬러문항을 제외하자 난이도가 급락하며 수학 만점자가 2,520명이나 나왔습니다. 반면 국어와 영어가 어렵게 출제되었습니다.

10월 학평에서는 그 반대였습니다. 9월 모평에서 국어 만점자 135, 수학 만점자 2,520명이었다면 10월 학평에서는 국어 만점자가 3,901, 수학 만점자가 95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난이도가 널뛰기를 한 셈입니다.

 

올 수능이 쉽다, 어렵다에 대한 찬반은 팽팽한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찬반의 주체가 전혀 다르다는데 있습니다. 정작 시험 당사자인 학생과 여러 입시 분석기관에서는 어려웠다는 의견이고, 시험출제 기관과 교육부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는 것인데... 흥미롭습니다.

 

특히 수학의 공통 과목 22번을 두고 킬러 문항논란이 불거졌습니다. EBSi에 공개된 문항별 오답률에 따르면 22번의 오답률은 98.5%입니다. 즉 정답률이 1.5%인 셈입니다. 정답률이 1.5% 미만인데 킬러 문항 아니다?

수학의 공통 과목 22번은 실제 시험 직후 종로학원, 매가스터디, 진학사 등 여러 입시 업체가 고난도라고 꼽은 문제입니다. 수험생들도, 여러 입시 커뮤니티에서도 22번 문항은 킬러였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교육부와 EBS변별력은 있으나 킬러 문항은 아니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변별력이 있다'와 '어렵다'는 이음동의어(異音同義語)가 아닌가 싶습니다. ‘킬러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으니 변죽만 서로 울리는 꼴입니다.

 

교육부가 정의한 킬러 문항은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입니다. 그러나 이게 말도 안되는, 또는 너무 모호한 표현이라는 데는 모두가 공감하실 것입니다.

 

정답률 1.5%22번에 이어 미적분 302.7%, 미적분 295.3%, 기하 309.8% 4개 문항이 정답률 10% 미만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5지 선다형 시험에서는 구조상 정답률이 20% 밑으로 내려가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게 이전에 킬러 문항이라고 불렀던 것이 아니라면.... 그냥 웃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EBS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보자면 표준 점수 최고점을 국어는 146, 수학은 147점가량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해인 2023학년도 수능의 국어 134, 수학 145점보다 높으며, 불수능 논란을 빚었던 2022학년도 수능의 국어 149, 수학 147점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오늘 포스팅 제목에 대한 답을 직관적으로 요구한다면 어려웠다가 답일 것 같습니다.

참고로 최근 10년간 수능 난이도는 어땠을까요?

 

처음으로 치른 국어 수학 통합형 수능인 2022 학년도 수능은 만점자 1명을 배출하면서, 대부분의 과목이 어렵게 출제되었을 뿐 아니라 절대평가인 영어조차도 1등급 비율이 전년도의 절반이 채 되지 않아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두번째 통합형 수능이었던 작년 2023학년도 수능의 경우 국어는 전년보다 쉬웠고 수학은 전년대비 만점자가 3분의1 수준으로 줄면서 변별력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수능 난이도는 만점자 수, 과목별 만점자 비율, 만점자 표준점수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만점자 수가 적고 그 비율이 낮을수록, 그리고 표준점수가 높을수록 그해 시험이 어려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만점자 수가 적을수록 난이도는 높았다고 평가됩니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표준점수는 올라갑니다. 만점자 표준점수와 1등급 표준점수의 격차가 클수록 상위권 내에서도 변별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10년간 전 과목 만점자가 가장 많았던 수능은 2014학년도 수능으로, 33명의 만점자가 나왔습니다. 2015학년도 수능은 29명의 만점자가 나왔고, 2016학년도 수능에서는 만점자가 16명으로 줄었습니다.

이어 2018학년도 수능은 만점자 15, 2019학년도 수능은 만점자 9, 2020학년도 수능은 만점자 15, 2021학년도 수능은 만점자 15, 2022학년도 수능은 만점자 1명의 추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