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역시 강사로서 20년 이상 지내왔기 때문에 아래 글이 저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강사 신분으로 오랜 시간이 지내고, 강사 신분에서 이탈한 지금 좀 더 객관적으로 강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시각에서는 맞지 않은 내용이 있을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저의 소견을 적는 장(場)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 주십시오.
강사에 대해 이해를 하려면 먼저 강사집단이 어떤 기본적인 성향을 지니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그러한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공감에 터잡아 개개인에 대한 구체화가 이루어져야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의 자신을 포함하여 강사집단은 다른 직업군에 비하여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강사로 입문하는 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 입문 경로라는 것은
1. 대학시절 또는 이후에 아르바이트로 학원에 몸담았다가 강사로 눌러앉게 된 경우
2. 학위를 따고 자신이 원하던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여 차선책으로 강사를 택하게 된 경우
3. 다른 직장 생활을 거쳐서 학원으로 나오게 된 경우
4. 고시 등을 합격하지 못하여 강사를 선택하게 된 경우
등등 많은 이유로 강사의 길을 선택하지만, 몇몇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 자발적으로 강사가 되겠다는 의지로 강사가 된 분은 많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이 차선책 또는 그 이하의 선택지로서 강사의 길을 택하였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따라서 강사로서의 소신과 철학을 구축하고 자신의 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데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되거나, 끝내 그러지 못한 분들도 종종 봅니다.
강사로서의 소신과 철학을 구축하고 자신의 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된 강사들은 일선 학교 교사들의 노력과 헌신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업무를 수행합니다. 끊임없이 컨텐츠를 개발하고 개선시키고, 학생의 상황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그 고민의 방향성과 내용이 본질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부모님과 동료 강사와 소통하고... 그들의 노력은 이루 말로 글로 담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최근 제가 알던 강사님은 수업 중 자신의 아버지의 부고를 들었음에도 눈물을 계속 훔치며 남은 수업과 마무리를 마치고 장례식장으로 향하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그 분에게 학생들과의 수업은 어떤 의미였을지요?
또 어떤 분은 하루 두 갑의 담배를 피우는 헤비스모커입니다. 그러나 그 분이 담배 두 갑을 피우는 시간은 하루 중 아침에 일어나서 12시 이전, 수업 마치고 상담마치고 잔무까지 다 마친 12시가 넘어서부터 잠들기 전까지입니다.
두 현상을 소개해 드렸는데, 실제 같은 업에 종사하면서도 존경할 만한 분들이 많습니다. 365일 쉬는 날이 거의 없이 컨텐츠를 개발하고, 자신의 교수법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매일매일의 노력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상태를 진단하고 더 나은 처방을 하기 위해 부단히 상호 작용하고, 쉬는 시간, 쉬는 날을 학생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희생하시는 분들... 이런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나 멋진 외모로 많은 부분을 대체하려는 강사, 수강을 시키기 위해서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니 자신을 믿고 무조건 수강을 권하는 강사, 최초에 약속된 수업과 관련 프로그램을 이런 저런 핑계로 수행하지 않는 강사... 이런 강사들도 사실 많습니다.
1. 외모에 지나치게 공을 들인 듯이 보이는 강사
2.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이해가 안되는 말을 하는 강사
이런 경우가 있겠나... 싶지만 학부모님들이 욕심을 갖고 상담을 하시게 되면 강사의 이런 의도가 보이지 않습니다. 너무나 그럴 듯하고 귀가 솔깃합니다. 시간을 줄여주고 학생의 머리가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단골 레퍼토리입니다. 그리고 정말 드문 경우의 사례를 곁들이는 것은 좋은 양념의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대치동에는 수학 미적분을 일주일에 마스터하고, 중등과학 공부를 않고도 물리1을 공부시키는 사례도 있습니다. 수학_상/하와 동시에 수1, 수2를 공부하게 하는 예도 많습니다. 지금 수2를 공부하는 예비 고1 학생에게 단기특강이란답시고 미적분, 기하, 확통을 방학 1달에 다 수강케하는 곳도 있습니다.
3. 테스트를 잘 보지 않거나 테스트에 대한 피드백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강사
문제에 아예 접근을 못하는지, 접근은 이루어지지만 학습한 내용을 제 때에 동원하지 못하는지, 수학의 경우 연산에 실수가 많은지, 문제에 대한 독해가 되지 않는지...... 구체적인 피드백이 중요합니다.
그냥 결과지를 쓰윽 내미는 것은 유의미성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학부모님은 이에 대한 요구를 하셔야 합니다.
4. 교재연구가 부족하거나 입시에 대한 공부가 되어 있지 않은 강사
2015교육과정으로 많은 형식과 내용의 변화가 있지만 이전 교육과정이 더 내용이 나아서... 등의 이유로 기존 교재를 버젓이 그대로 활용하는 강사나, 입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시의적절한 조언을 학생에게 해 줄 수 없는 강사도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고등학교나 대학의 경우 입학전형이 자주 바뀌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적절한 반응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이를 이런저런 이유로 이러한 것을 무시하는 강사는 노력이 부족한 것이 그 주된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원장은 자신이 학원을 운영하는 기본 철학에 기반하여 이를 잘 구현할 수 있는 강사를 채용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러나 초기 인터뷰에서 기만당하거나, 소개받은 강사를 내치지 못하거나, 심지어 세트로 묶여 이동을 하는 강사들 중 일부를 쳐내지 못하여 수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강사 선택에 있어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유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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