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은 기간이 길고 곧 신학기를 맞이한다는 시기적 특성 때문에 새로운 재도약을 위한 노력이 경주되는 시기입니다.
많은 학원 광고에서 겨울방학 두 달이면 기적을 만들 수 있다든지, 5등급을 1등급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든지... 등등의 겨울방학 특강 광고를 많이 합니다. 문자광고나 SNS광고 등을 통해 많이 접하실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리고 곳곳에서 행해지는 겨울방학 캠프 역시 유사한 내용으로 광고됩니다.
우려스러운 것은 많은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이러한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입니다. 2달 사이에 5등급이 1등급으로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남들은 몰라도 우리 아이에게는 가능하다라고 믿는 근거는 무엇일까요?
그 구체적인 근거는 사람마다, 사정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이유는 공통될 것 같습니다.
간절함과 그 간절함에 수반되는 과한 욕심...
지금 아이의 실력은, 그리고 그 실력의 객관적 지표라고 여길 수 있는 성적은 한 두달 사이에 만들어진 것일까요? 아니면 1,2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왔고, 어떤 습관과 가치관을 갖게 되었으며, 그에 터잡아 만들어진 일련의 수많은 행태(行態)와 켜켜이 쌓여 온 시간들이 지금의 현상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제목으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겨울방학 특강...
광고하는 학원도 알고 있습니다. 특강을 하는 강사도 이를 알고 있습니다. 겨울방학 동안 적게는 10회에서, 많게는 20회 정도의 주 2, 3회에 걸쳐 서둘러 진행되는 진도빼기식 수업에, 이를 수강하는 어느 학생의 어떤 고민의 시간이 담기겠으며, 얼마 정도의 단련의 시간들이 병행될 수 있을까요? 그런 시간없이 수업만 듣는다고 아이의 실력이 숙쑥 올라갈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을 읽는 분은 2달에 한 학기, 심지어 두 달에 1학년 과정을 학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여겨지는지요? 두 달에 영문법 완성, 또는 두 달에 독해능력이 급상승할 비법이 체득될까요?
제 경험상 정상적으로 학생의 실력을 키울만하거나, 충분히 현실적이고 수긍가는 정도의 프로그램은 겨울방학 특강용으로 자리 잡을 수 없습니다. 아무도 거기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프로그램의 전후좌우에 너무나 자극적이고 유혹이 강한 프로그램이 놓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욕구에 한참 미치지 못하여 아무도 선택하지 않습니다. 학원가에서 사라집니다.
그 욕심은 학부모들의 학력수준이나 직업 등등과는 상관없습니다. 저도 두 아이의 부모로 살아보았고, 지금도 그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어서 공감합니다.
거의 유일하게도 각자의 이성, 지성, 경험 등등이 작동하지 않는 곳이 자식과 관련된 부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안타깝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물어봅니다. 아이들의 답변은 대개 비슷합니다.
“특강이 도움이 되니?”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왜 듣니?”
“엄마가 하라니까 해요”
“네 실력이라면 그 정도의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 것 같은데... 넌 어떠니”
“들을 때는 알겠는데, 듣고 나면 모르겠어요. 혼자 풀려하면 안풀려요”
이 글을 읽고 이 글에 대해 반감을 갖는 분도 꽤 많으리라고 예상됩니다. 학원 관계자들은 불편해 할 것이고 학부모님들은 “그래서 어째야 하는데?”라고 하시겠죠.
그런데 아무렴 어떨까요?
학원은 저의 무능력을 탓하면서 욕을 할 것이고, 학부모님들은 제가 뭐라고 해도 듣지 않을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조언을 굳이 요구하신다면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상식(常識)적으로 생각해서 합리적이라고 여겨지는 공부법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돈을 보고 수행했던 강사 시절과 학원장으로서의 시절을 후회하면서 드리는 진심어린 조언입니다.
그런 교육을 진행할 강사는 많습니다. 학부모님들이 가까이서 얼마든지 구하실 수 있고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방법은 학부모님이 욕심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학부모님이 욕심을 내려놓고 강사에게 물어 보십시오. 아이에게 좋은 교육법이 무엇인지. 아이에게 맞는 학습 과정과 학습량과 학습속도와 심화정도를 강사에게 물어 보십시오.
그러나 많은 학부모님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학부모님이 상담의 가이드라인을 미리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강사의 소신이나 경험이 개입할 여지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학부모님이 바라는 수준과 방법으로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학원뽀개기 > 프로그램뽀개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아이가 영재? (0) | 2023.07.27 |
---|---|
공부가 왜 싫을까요? (0) | 2023.04.25 |
선행은 어디까지?_수학 ; 초5, 초6, 중1 학부모님 보세요 (0) | 2023.03.04 |
생각하는 황소 해부하기_5 (1) | 2022.12.19 |
생각하는 황소 해부하기_4 (0) | 2022.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