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놈이 치대를 갈 계획을 세웠다는 이야기는 전에 드렸습니다. 엉덩이가 받쳐주지 않는 아이여서 수시에 대한 미련은 접었습니다. 그래서 수능에서 치를 과목을 선정하는 문제에 있어 고민이 생깁니다. 아들놈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수능의 경우 계열 구분없이 2과목을 선택해야 합니다. 자시는 화학1과 생물1을 선택하고 싶다고 합니다.
수능만점자가 과탐2를 응시하지 않아, 서울대 지원이 불가했다는 이야기가 해마다 들려와서도 아니고, 이과 상위권 학생들에게 최고 선호도를 가진 서울대와 KAIST가 과탐2 응시자의 지원만을 허용한다고 해서 드는 고민이 아닙니다. 애초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니까요. 아들놈이 서울대 치대는 부담스럽답니다. ㅎㅎ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하는 수능 채점결과에 따르면 과탐2 응시인원은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과탐2 4과목 합산 응시자 수는 2016수능 4만1263명에서, 2017수능 3만872명, 2018수능 2만5,743명, 2019수능 2만2,654명으로 확인됩니다. 같은 기간 과탐1 4과목 합산 응시인원이 41만9,999명, 45만6,616명, 46만,3433명, 46만1,309명으로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가 있지요.
그 이유는 과목의 난이도가 높고 응시인원은 적어 상위등급을 획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상대평가 체제인 수능은 상위 4% 1등급, 이후부터 11%까지 2등급 등 비율에 따라 등급이 주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응시인원이 적을수록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렵습니다. 상위등급을 받기 어려워서 기피하는 경우가 늘면 응시인원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이후 상위등급을 받기 더 어려워져 기피가 심화되는 악순환의 과정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과탐2 기피문제 해결을 위해, 편향된 대입현상의 주체인 의대가 입시 운용의 대책을 간구할 의무가 있다고 분석합니다. 현재 의대 입시에서는 과탐2의 영향력이 미비한 상태일 뿐만 아니라, 과탐 과목에 대한 제한 자체가 없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정시 37개 의대 전형을 살펴보면 과탐2 응시를 필수로 한 대학은 서울대와 경상대 뿐입니다. 하지만 경상대의 경우 2020전형계획에서 과탐2 응시 필수항목을 삭제하여, 한 해만에 바로 기조를 바꾼 모습입니다.
동국대 동아대 단국대 한양대 등 4개 대학은 3~5%의 가산점만을 부여하였습니다. 나머지 32개 대학은 일부 학교가 서로 다른 과목 응시 정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극히 일부 대학만이 필수화/가산점을 운영, 수험생들이 과탐2를 반영하지 않는 대학으로 대안을 찾을 수 있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현재는 의미있는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태로 파악됩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의대 교육과정에서 활용도가 낮은 물리와 지구과학을 공부하는 이공계열 학생들도 일단 의대에 원서접수가 가능한 상황이란 점입니다. 서울대와 KAIST처럼 과탐2를 강제할 것까지는 없지만, 의대 정도라면 적어도 과탐 선택에서 생물과 화학 과목을 필수로 지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시 아들놈의 문제로 돌아와, 2022학년도 대입전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안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당위를 전제하면 과탐2를 가져가는 것이 어떨까... 싶은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단국대는 의대/치대에서 과탐2에 가산점을 부여합니다. 2020전형계획을 통해 올해도 과탐2 응시자에게 백분위점수의 5% 가산한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수능 과목별 반영 비율에서도 과탐 반영비율을 5% 증가시켜 과탐 점수가 높은 학생들에게 한층 더 유리해진 모양새입니다. 의/치대는 미세한 점수 차이가 당락 좌우하는 상위권 학생들의 각축지인 만큼 5%가산만으로 합격이 유리해질 수도 있습니다.
동국대 의대도 과탐2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대학입니다. 표준점수에 5%의 가중치를 부여합니다. 지난해까지는 한의대도 함께 가중치를 부여했지만 2020학년부터 의대로 한정되었습니다.
동아대 의대도 과탐2에 가산점을 줍니다. 동아대는 2018학년부터 정시에서 화학2, 생명과학2 응시자에게 표준점수 3점을 가산합니다. 의대라는 모집단위 특성을 살려 특정과목에만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타당성 높은 전형방법이란 평가가 주어집니다.
할 수 있다면 과탐2를 가지는 것이 많은 선택을 할 수 있고, 많은 장점을 가진 것임은 분명합니다. 대학의 이익에 의해, 또는 정치 세력의 선동에 의해 치대도 과탐2에 가산점을 주자고 덤빌지 누가 알겠습니까? 대학입시라는 것이 원체 변화가 많고, 정치적인 요소에 의해 좌우되지도 쉬운 것이어서 조심스럽습니다만, 과탐2 과목을 학습하여 고득점을 할 자신이 있다면 어떻게 제도가 변화해도 일정 정도의 장점을 유지한다고 판단되어집니다.
물론 아들놈의 선택에 맡길 예정입니다. 결국 저 혼자의 고민이었네요. 그나마 아들놈이 생물과 화학을 고려 중이라니 다행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입시소식 > 대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생부 뽀개기_2nd (0) | 2019.02.10 |
---|---|
학생부 뽀개기_1st (0) | 2019.02.10 |
2020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대치동아재의 조언_2nd (0) | 2019.01.23 |
서울대가 공개한 서울대 학종으로 들어가는 방법 (0) | 2019.01.23 |
2020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대치동아재의 조언_1st (0) | 2019.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