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하면 눈물이 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마음속으로는 항상 나의 형님이었던 친구_J.
중2때 한 반 급우로 만나 35년을 함께 했던 내 친구_J. 2017년 9월 4일 친구_J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자신의 천재성에 절망하고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으리라고 미루어 짐작하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안타까운 마음에 속절없이 눈물이 나고 또한 너무 보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존경하였던 분, 故 노무현대통령님... 충분히 그 심정이 이해되지만 역시 안타깝고 지금도 그립습니다. 가끔 그 분의 생전 모습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볼라치면 이 나이에도 애끓어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습니다.
최근 정두언 前 의원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1년에 1만4천명이 자살하고,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이 26.5명으로 세계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습니다.
故 노무현 대통령님, 성완종 前 의원, 노회찬 前 의원의 자살은 우리 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지만 그나마 납득할만한 상황이었습니다. 각자의 사연은 있었겠지만 다들 외면적으로는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이번 정두언 前 의원의 자살은 검찰 조사와는 상관없는 일이어서 그의 자살에 대한 의문이 큽니다. 당일 오전 방송에 출연하고, 오후에 유서 한 장만 남기고 자살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운전기사였던 아버지와 공사장 잡일을 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1956년 넷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무척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공부를 잘하여 경기고, 서울대를 졸업하였고,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20년 공직생활을 하였습니다.
2000년대 초 이회창씨의 권고로 정치에 입문하고,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하였습니다. 서대문_을에서 17대에서 19대까지 3선을 하고, 20대 총선에서 패하였습니다.
그는 이명박 선거 캠프 기획본부장으로 활동하여 한 때 ‘왕의 남자’로 불리며 대통령을 보좌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그는 한 때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여 음반까지 낸 적이 있습니다. 그는 자살 직전까지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일식집도 경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보수적 입장에 있으면서도 극우보수를 비판하고, 합리적인 보수의 길을 제시하였습니다. 또 그는 진보 정치의 허구를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하여 좌우 양측 어느 측으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하여 정치인으로서의 설자리를 잃어버린 점이 있기는 합니다.
그는 자초하여 고난의 길을 걸은 셈입니다. 이번 정두언 前 의원의 비극은 참된 보수를 지향하던 정치인의 말로를 보는 것 같아 서글픈 마음이 듭니다. 물론 그는 뇌물혐의로 구속되기도 하고, 20대 대선의 쓰라린 실패로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였습니다.
수차례의 정치적 실패, 이혼과 재혼 등이 인간에 대한 환멸로 연결되어 그의 지병인 우울증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살 당일 오전 명쾌한 정치 평론을 끝내고, 오후 스스로 선택한 자살은 우울증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를 잘 보여주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몇 가지 이유가 짐작되지만 그것은 저의 짐작일 뿐이지요.
나는 자살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라는 질문에 으르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내 가장 사랑했던 친구_J. 내 가장 존경해마지 않았던 故 노무현대통령님, 그리고 정두언 前 의원... 모두 모두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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