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학원가에서 3가지 금기시되는 이슈가 있다고들 합니다. 종교, 정치, 성(性) 이야기가 그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금기시되는 이슈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어제 총선을 치렀습니다. 여당의 압승이었습니다. 밤늦도록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노무현 대통령님을 그리워했습니다.
'바보 노무현'을 추억하며 제 글을 읽는 분들에게 연설문 두 개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20002년 4월 6일 인천 경선 당시 했던 연설문이고, 나머지 하나는 2003년 2월 25일 제16 대 대통령 취임 경축연 연설문입니다. 전문을 다 실었습니다.
이 연설문을 옮겨 타이핑을 하면서도 눈물이 납니다.
1. 노무현후보 인천 경선 연설문
존경하는 인천시민 여러분, 국민 선거인단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어제부터 단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단비는 소생하는 생물의 힘을 북돋아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자리에서 다시 피어나는 민주당의 장래에 힘을 북돋아주고 계십니다. 감사합니다.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 시민여러분!
지난 2년 동안 정말 얼마나 애를 태웠습니까? 여론조사만 하면 우리는 항상 2등, 3등이었고 이회창 씨가 항상 1등이었습니다. 민주당은 패배감과 실망에 빠져 기죽어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우리 민주당이 앞서고 있지 않습니까?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우리가 압도적으로 이긴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잘되고 후보가 잘된다는데 이를 끌어내리지 못해 안간힘을 써서야 되겠습니까. 제게 용기를 주십시오.
민주당은 반드시 다시 집권해야 합니다. 그래야 개혁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동서화합, 남북화합 이룩하고 남북한 평화 기반아래 동북아의 번영을 이뤄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민주당이 해 나가야 합니다.
아직 대선이 많이 남았습니다. 그동안 제가 검증을 거치지 못해 무너지지 않을까 불안해 하십니다. 하지만 안심하십시오. 저는 그동안 판사, 변호사, 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습니다. 선거 6번 하는 동안 야당으로서 보안사, 안기부 검증 다 받았고 지난 10년간 정치하면서 언론에 굽실거리지 않고 당당히 맞서 수구언론으로부터도 철저한 검증받아 왔습니다.
사상 얘기를 하는데 저는 사병으로 군대에 입대해서 바로 북한과 마주보는 최전선 GP초소에서 근무까지 했습니다. 제 아들도 사병으로 박격포 매고 박박 기다 돌아왔습니다. 안보관과 국가관, 조금도 하자 없습니다. 이 나라를 사랑합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합니다.
흑색선전으로 노무현을 주저앉힐 수는 없습니다. 나라 번영을 이끌어갈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전략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몇몇 전문가들이, 참모들이 적어주는 정책을 비전이라고 읽는 수준이 아니라 무엇보다 진실과 지난 15년간 지킨 소신과 용기, 굳건한 지조가 있습니다.
노무현이 대통령 되면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92년 대선 개표했을 때 영남은 환호했지만 호남은 침묵했습니다. 97년 개표에서는 호남이 환호했고 영남은 시큰둥했습니다. 이래서 나라가 되겠습니까? 그래서 나라가 어렵고 개혁이 제대로 안됐습니다. 올해 12월 개표했을 때는 광주에서도 대구, 부산, 대전, 그리고 인천에서도 함께 환호하는 박수가 터져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민주당이 성공합니다. 성공한 정부,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완벽한 성공 이룩해봅시다.
광주에서 대구에서 전북과 경남, 강원, 울산에서도 저는 1등을 했습니다. 이제 인천에서 마무리 지어주십시오. 경북과 전남, 충북, 경기 서울에서 모두 1등 하겠습니다. 경선에서 국민통합 후보가 되고 본선에서 반드시 당선돼 국민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과연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저도 비전과 전략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분이 가지지 않은 밑천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실패를 많이 해본 사람입니다. 여러 번 시험에서도 선거에서도 떨어져 봤습니다. 떨어진 사람은 실패한 사정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경험 갖고 다시는 실패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저는 어려움을 이기고 성공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어려움을 딛고 성공한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뒤에 어떻게 살아왔느냐가 중요합니다. 성공한 뒤에 친구들 외면하고 힘없는 사람 외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 외면하지 않고 불의한 정권과 맞서 싸웠습니다. 그래서 변호사 자격 정지되고 감옥에 가기도 했습니다. 전 대통령이 되더라도 나라가 잘사는 나라 경쟁력 있는 나라 만들겠지만 몇몇 사람들만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모두가 잘사는 나라,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도 당당하게 살 수 있는 나라 만들기 위해 제 몸을 바치겠습니다.
앞으로 경제가 잘 되려면 노사화합이 잘돼야 합니다. 저는 현대차 분규현장에 들어가 공권력 투입 막고 분규를 해결했습니다. 대우차 문제에서도 인천지역 의원과 지구당 노력이 노력해도 힘들었을때 중앙당에서 누가 나섰습니까? 제가 나서 계란 세례 맞아가며 설득했습니다. 그래서 대우차 문제 풀려가고 있지 않습니까. 노사화합 통해 우리 경제 확실히 살려내겠습니다.
앞으로 인천은 동북아의 물류 중심 기지, 비즈니스 중심 기지가 될 것입니다. 제가 해양부장관 시절 인천 항만 계획 뜯어고쳤습니다 우리 정부의 동북아 물류 비즈니스 중심 계획을 확실하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음모론, 색깔론, 그리고 근거없는 모략, 이제 중단해 주십시오. 한나라당과 조선일보가 합작해서 입을 맞춰 헐뜯는 것 방어하기도 힘이 듭니다. 제 장인은 좌익활동 하다 돌아가셨습니다. 해방되는 해 실명해서 앞을 못 봐 무슨 일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지만 결혼 한참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그 사실 알고도 결혼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 잘 키우고 잘 살고 있습니다. 뭐가 잘못됐다는 겁니까. 이런 아내를 버려야겠습니까? 그러면 대통령 자격 생깁니까?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심판해 주십시오. 여러분이 자격이 없다고 하신다면 대통령 후보 그만두겠습니다. 여러분이 하라고 하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언론 국유화, 과거에도 앞으로도 그럴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대통령이라더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감히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이치에 닿지도 않는 얘기입니다. 소유지분 제한 포기하라는 언론의 압력에 굽히지 않아 이렇게 공격당하고 있습니다. 언론에게 고개 숙이고 비굴하게 굴복하는 대통령이 되지 않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동아, 조선은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십시오.
2. 제16 대 대통령 취임 경축연 연설
주한외교사절 여러분, 그리고 멀리서 오신 외빈 여러분,
전두환 전 대통령과 3부요인을 비롯한 내빈 여러분!
저의 대통령 취임을 축하해 주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막 대통령의 책무를 부여받은 저는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참으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까지 저를 이끌어주신 국민 여러분을 믿고 이 벅찬 소명을 감당해 가고자 합니다. 신명을 다 바쳐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내외귀빈 여러분!
지금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도약과 후퇴의 중대한 갈림길입니다. 우리 국민은 숱한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끊임없는 외침을 극복하며 민족의 자존을 지켜왔습니다. 식민통치와 전쟁의 폐허를 딛고일어서 우리 경제를 세계 열두번째 대열에 올려놓았습니다. 분단이라는 악조건을 이겨내면서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루어 왔습니다. 참으로 자랑스런 우리 국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선열과 우리 국민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가 가야할 길에는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추격해오고 있습니다. 이라크 사태 등으로 세계경제는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한번 도약해서 선진국으로 진입할 것인가 아니면 뒤떨어질 것인가, 우리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제의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투명하고 공정한 경제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IMF 경제위기 이후 지난 5년간 많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습니다. 시장과 기업, 행정규제, 노사관계 등에서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를 이루어내야 합니다. 이것만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고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길입니다. 기술혁신도 더욱 강력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정치, 행정 등 우리 사회 각 부문의 문화도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합니다. 원칙이 통용되지 않고 구성원간의 신뢰가 없는 사회,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회는 결코 선진 사회가 아닙니다.
중앙과 지방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발전해야 합니다. 지방은 자신의 미래를 자율적으로 설계하고 중앙은 이를 도와야 할 것입니다. 진정한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보다 원칙과 기본을 바로 세우는 데 있습니다.
내외귀빈 여러분!
북한 핵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대화가 유일한 해법입니다. 저는 미국,일본과의 공조, 국제사회의 협력, 그리고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평화를 지키는일이 대통령인 저에게 주어진 제1의 임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의 진전도 멈출 수 없습니다.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는 이 길을 가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통일을 바라보며 살 수 있습니다. '동북아시대의 중심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과 정치권의 동의를 구하면서 남북관계를 한발 한발 진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은 바로 국민통합에서 나옵니다. 다같이 힘을 모읍시다. 우리 함께 갑시다.
여기 계신 여러분의 건승과 국민의 행복, 그리고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서 건배를 제의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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