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를 키워드로 삼아 글을 쓰려고 하니 작년 말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팅한 내용이 떠 오릅니다. 사람의 많은 부분을 AI로 일컬어지는 로봇이 대체하고 있으며 그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번 코로나사태를 맞아 강남에 소재한 학원은 5주간 휴업, 강북에 위치한 학원은 2~3주간 휴업을 진행하여 개인적으로도 커다란 피해를 보았습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두서없이 적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물론 아래 내용은 제가 경험한 것이어서 다른 분들의 경험과 다를 수 있으며, 심지어 학원의 주요 타깃이나 성격, 역량에 따라 반대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으니 반박은 사양합니다.
휴원을 오래할수록 피해가 컸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수업을 하는 학원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에 대한 피해를 휴원을 강력하게 권고한 교육부나 교육청이 대신해주지 않았습니다.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이, 중학생보다 고등학생이 수업 재개에 대한 수요가 컸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수요가 커졌습니다. 피로감과 상황에 대해 둔감해지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강북보다 강남이 휴원에 대한 요구가 더 큰 편인 것 같습니다. 대치동에서 초등생을 주력으로 하는 저희 학원의 경우 꼬박 5주를 휴원 하였는데 "휴원 해줘서 고맙다"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대신 그렇지 않은 인근 모 학원의 경우 "이 상황에서도 너희는 돈 벌 궁리밖에 않느냐?"며 강한 역풍을 맞기도 했습니다.
강사별로 수업 참여가 큰 차이를 보였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인지도가 높고 선호가 큰 강사의 경우 수업 재개 시 참여율이 높고 저항이 적은 반면, 그렇지 않은 강사의 경우 수업 참여율은 확연히 낮고 저항은 컸습니다.
개학한 학교와 수업을 재개한 학원을 비교해 볼라치면 제가 여러 번 강조한 공교육의 경쟁력 없음이 두드러집니다. '언택트'가 많은 사람들과 기관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었지만 '언택트'가 대안이 되는 이 역설적인 상황에서 공교육과 사교육의 격차의 심화는 좋아해야 할지, 개탄스러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개학한 학교의 경우, 아시다시피 정상적으로 온라인 수업이 진행이 되지 않아 첫 날과 둘째 날 삐걱대는 상황이 발어 졌습니다.
그리고 수업도 선생님이 진행하시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EBS수업으로 대체하였죠. 학부모들이 지켜보고 있을 수 있다는 상황이 선생님들의 수업 진행을 막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집니다. 수업 중 많은 시간을 수업과 상관없이 보낸 시간이 많았을 것이고 수업 퀄리티가 예상에 많이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컸을 가능성 때문이라고 짐작됩니다.
그나마 성의있는 선생님의 경우 동영상으로 시청한 수업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여 과제로 제출하라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카페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TV를 보면서, 심지어 게임을 하면서도 음소거 모드로 놓고 수업 내용을 흘려보낸다는 것을 몰랐을까요?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자위하셨을까요?
이러면서 수업료 다 받고, 선생님들은 월급 다 받고 하셨을 것입니다.
학원은 좀 달랐습니다. 오프라인 수업의 경우 인원수를 쪼개어 평상시의 2~4배 수업량을 감당하였고, 오프라인 수업으로 소화되지 않은 수요의 경우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쌍방향성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 과제 내주기(심지어 그 과제를 일일이 학생의 집 앞으로 손수 배달하신 선생님도 많습니다)
- 그 과제를 동영상으로 해설강의하여 올리기
- 카톡으로 전화로 24시간 질문할 수 있게 하고 답변하기
- 온라인 수업을 위해 PPT자료를 시각적으로 더 화려하게 만들고 다른 시청각 자료를 별도로 준비하여 수업에 대한 참여도와 호응도 높이기
이 모든 노력은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받을 것입니다.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는다, 행정업무가 많다, 급여가 박하다.... 이런 변명을 상쇄시킬 수 있는 노력은 각자가 하는 겁니다.
포스트 코로나
공교육과 사교육간, 각 학원 간, 각 선 선생님 간 간극이 더 커질 것 같습니다.
'대치동아재의 프라이빗_노트 > 대치동아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남 프리미엄? (0) | 2020.04.29 |
---|---|
아들의 소확행 (0) | 2020.04.25 |
보고싶습니다! (0) | 2020.04.16 |
대치동 신화(myth) (0) | 2020.04.03 |
제1호 학원 창업_두번째 이야기 (0) | 2020.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