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핑을 하다 작년 10월 중앙일보에서 "文, 공부 못하는 학생의 전형" 서울대 의대 출신 서민의 일침이라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서민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서민(庶民)이 아니라 기생충학자인 단국대 서민 교수님입니다..
그 글을 보면 서민 교수님은 문 대통령님과 공부 못 하는 학생의 공통점으로 ▶ 전 과목을 두루 못한다 ▶ 핑계가 많다 ▶ 정신승리를 한다 ▶ 나쁜 친구를 사귄다 ▶ 이해 못 할 방법을 쓴다 ▶ 편드는 이가 있다 등 여섯 가지를 들었습니다.
서민교수님은 "문통은 전 과목에서 낙제점수를 받는 학생과 아주 비슷하며 앞으로도 개선될 희망이 없다"라며"며 "그래서 무섭다. 낙제한 학생이 뭘 하든 그건 개인의 불행일 뿐이지만, 문통의 낙제는 대한민국 전체의 불행"이라고 했습니다.
또 "대통령께 한마디 드린다"며 "코로나가 지금 당신을 지켜주고 있다고 좋아하지 말라. 그렇게 웃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저는 노무현 前대통령님을 존경하고, 지금의 문 대통령님을 지지하지만 소위 ‘대깨문(문 대통령 극성지지자)’이 아닙니다.
제 성격은 권위주의적이라 이론적으로는 보수에 가깝지만, 우리 정치사에서 지금까지 보수가 해 온 숱한 행태에 반감을 갖는 편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진보에 대해 많이 실망하는 중입니다. 사실 저는 정치적 소신이 없고 제 소망과 가까운 편을 들고 있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중앙일보의 위 글을 보면서 불편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몇몇 단상을 끄적여봅니다. 이조차 많은 이들에게서 비판을 받을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은 제 개인의 공간에서 머물 것이니 재단((裁斷))을 삼가 주시기를 청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의견 중 하나이니까요......
1. 저는 공군 장교 출신입니다. 전역 후 7년 동안 년 1회, 공군교육사령부의 모 부대에서 3박 4일간 입소하여 예비군 교육을 받습니다. 전역 후 2년 차로 기억합니다.
예비군 교육을 받는 도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예비군 교육대 단장님의 교육 시간이 있었습니다. 단장님이 교육을 마치고 예비군 중 한 명을 지목하여 가까이 부르신 후 “내가 오늘 교육한 내용 중 귀에 거슬린 부분은 없었나요?”라고 예비군 중 한 명에게 묻는 것을 가까이서 보았습니다. 단장님에게 불려 간 예비군 선배 장교는 당시 000 방송국 기자였습니다.
그 선배님과 4일을 같은 방에서 지낸 제가 그에게서 들은 많은 이야기들은 차마 이 글에서조차 옮기지 못하겠습니다. 결론은 그들은 엄청난 권력자이구나... 싶었습니다.
2. 초, 중, 고 학교를 다닐 때 반장이 되면 마음가짐이 달라집니다. 조그마한 권한과 함께 주어지는 책임감이 어린 가슴에도 부담이었고, 그 부담감은 그 반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아이라고 해서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매사가 마찬가지입니다. 각 집단이나 조직에는 장(長)이 아니면 느끼지 못하는 무게감이 있습니다. 규모와 상관없이 집단이나 조직의 장이 갖는 의사결정 시의 부담, 구성원들은 결코 짊어지지 않는 또는 못하는 무형의 무게에 항상 짓눌립니다.
강사님들 중 학벌이 좋고, 수입이 원장의 몇 배가 되고, 많은 스텝을 거느리고 있지만 원장이 행하는 의사결정을 위한 고려사항이나 숙고를 느끼지 못합니다.
하물며 일국의 대통령이 내리는 의사결정이 어떠할지를 상상도 하지 못할 사람이 그 의사결정에 대한 성급하고 단편적인 자신의 잣대를 들이미는 것이 옳은가... 싶습니다.
3. 서민교수님보다 제가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더 많이 봐 왔습니다.
그 분은 아주 공부를 잘하는 의대생들을 가르치셨는데, 어떻게 공부 못하는 아이들의 특징을 잘 안다고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러므로 그분이 말씀하신 공부 못하는 아이들의 특징은 일부 맞고 일부 맞지 않습니다.
적어도 일국의 대통령을 폄하하기 위한 글에 대한 컨텐츠로 사용할 내용이라면 좀 더 신중하셔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신이 대통령의 낮추고 싶은 부분만 모아서 열거를 한 것 같습니다.
그분이 말하는 공부 못한다는 것이 하위 몇%에 해당하는 학생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위 30%에 해당하는 학생의 경우에 대한 제 경험칙은 이렇습니다.
▶ 전 과목을 두루 못한다
->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많습니다. 드물지만 수학을 1등급 받는 학생 중 영어를 6등급 받는 학생도 있습니다.
▶ 핑계가 많다
-> 이건 분명 맞습니다.
▶ 정신승리를 한다
-> 스스로를 자학하며 비관적으로 삶을 대하는 아이들이 더 많습니다.
▶ 나쁜 친구를 사귄다
-> 케이스바이케이스입니다. 일반화시키는 것은 잘못이라고 여겨질 정도입니다.
▶ 이해 못 할 방법을 쓴다
-> 조금만 그의 입장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해 못할 것이란 거의 없습니다. 학원계에서 서울대 출신 중 실패하는 강사들의 전형입니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왜 저것을 모르지?”, “왜 공부를 못하지?” 등의 반응이 그에게서 나오는 경우, 그는 학원계에서 필패(必敗)합니다.
▶ 편드는 이가 있다
-> 공부 잘하는 아이의 경우 편드는 이가 더 많습니다.
4.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국님 누가, 아니 지구인 누가 작금의 코로나 사태를 기뻐하겠습니까?
서민교수님을 TV에서 몇 번 뵌 적이 있고, 지금도 훌륭한 학자로서 존경합니다. 그러나 교수님은 강단에서,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빛나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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