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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소식/고입_일반

서울영재고, 서울대, 그리고 운전면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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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서핑하던 중, 서울영재고 졸업 후, 서울대 재학 중인 어떤 학생의 이야기가 눈에 띄어 호기심을 갖고 읽었습니다. 

이 글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 전에 운전면허증과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를 먼저 공유하고자 합니다. 

제가 운전면허증을 따볼까... 하고 마음을 갖고 있던 즈음에 당시 운전을 하고 있던 선배님에게 물었습니다. 

"형님, 운전면허증 따려면 공부 빡시게 해야 합니까?"

"야! 쪽팔리게 운전면허증 따는데 무슨 공부야. 한 20분 투자해서 쭉 읽어보면 된다. 책도 몇 페이지 안돼"

"아! 예"

선배님의 말만 믿고 서점에서 운전면허 필기 시험을 위한 책을 사서 집 한 켠에 쳐박아 두었다가 시험일 아침에 책을 펼쳤습니다. 

책의 첫 페이지도 넘기기 전에 튀어 나온 말...... "우아...씨... 이건 아니잖아"

20분 가량 시간을 투자해서 '스윽' 한번 읽고 시험을 치를 분량과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경험 있는 분 있으신지요?

사실 저에게 후배가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저도 비슷하게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뭘, 공부씩이나... 그냥 한 번 읽고 가서 대충 찍으면 필기야 통과하지"

서두에 언급한 학생(이하 편의상 '그'라고 칭하겠습니다)이 쓴 글을 읽으면서 제가 선배님에게 운전면허증 취득을 위해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대치동에서 영재학교 진학을 위한 프로그램을 구현한 학원을 운영했던 경험치와 너무 달라서 뭐라고 말을 하며,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아직 대학생이라는 신분과 나이 등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할많하않......

그의 말에 대해 진위를 가리고자 함이 아닙니다. 이런 학생은 정말 드문 케이스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물론 서울과고 진학하는 학생... 자체가 정말 드문 케이스이긴 합니다

내용을 공유합니다.

그는 어릴 때 그저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공부를 열심히 하다보니, 운 좋게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맞게 영재학교, 서울대 공대에 입학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그는 어렸을 때부터 영재학교 입학을 목표로 정해놓고 공부하다보면, 아이들에게 준비를 하는 과정 자체가 너무 힘들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저 원하는 영역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하다가 영재학교 입학에 대한 가능성이 현실화될 때, 본격적으로 영재학교 입학 준비를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Q&A형식으로 주어진 질문에 그가 질문에 답변한 형식으로 쓴 내용을 그대로(질답 각 하나 제외) 싣습니다.

 

Q1. 언제부터 "서울과학고"를 희망했나요?

서울과고 진학을 확실히 결정하게 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습니다. 이전부터 실험학원, 영재학급 그리고 영재원에서 다양한 실험들을 진행해 보면서, 자연스레 과학 쪽에 호기심을 가졌고, 그 중에서도 종류도 다양하고 많은 과학적 이론들을 실험을 통해 체험해 볼 수 있었던 화학에 큰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실험 경험과 보고서 작성 경험을 살려 초중등 산출물 발표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남기며 본격적으로 더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해 보고 싶은 마음에 서울과학고등학교 진학을 희망하게 되었습니다.

 

​Q2. 초등, 중등 대회 "수상 실적"은 어땠나요?

우선 초등, 중등 영재학급 산출물 발표대회에서 수상을 하였습니다. 교내 과학 실험 대회나 자연관찰탐구대회에서도 다수 수상을 하는 등 어릴 적엔 주로 과학 연구 쪽 수상 실적이 많았습니다.

이후 경시를 시작하면서, 성대경시, KMC를 포함해 KMO, 물리올림피아드, 화학올림피아드에서도 수상실적이 있습니다.

 

Q3. "서울과학고 합격에 가장 중요했던 요소"는 무엇인가요?

우선 기본적인 수·과학적 역량을 바탕으로 서울과학고등학교 2차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실력을 키운 것이 첫 번째입니다. 경시를 통해 수학, 과학 관련 창의 문제를 많이 접해보면서 거부감 없이 공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3차 캠프 평가였습니다. 이전부터 개인 연구를 비롯해 21, 41조로 다양한 연구 대회를 나갔습니다. 쌓아놓은 수과학 실력과 조별 활동 경험으로 3차 평가에서 주어진 과제를 잘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조별 활동에서 원활한 협력과 함께 자료를 잘 정리하는 능력과 실험 목표에 맞는 체계적인 실험 설계 능력이 큰 도움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자신의 이전 활동, 실적과 목표와 관심 분야 간의 연관성이 높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좋은 성적을 거둔 것보다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관련 지식들을 직접 탐구해본 학생에게 더 높은 점수가 부여되는 시스템이기에 실제로 수·과학에 흥미를 가지고, 특정 분야를 파고드는 학생들에게 더 유리한 경쟁입니다.

저는 화학을 좋아했기에 연구 대회에서도 화학 분야 주제를 택하여 진행했고, 실험 설계를 위한 배경 지식을 공부해보며 저라는 학생의 특징을 잘 살린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Q4. "과학고에 입학하기 위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평소 어떤 공부들을 하셨나요?

우선 앞서 언급하였듯이 많은 경시대회를 준비해 보면서 다양한 수학, 과학 창의 문제들을 접해 보았습니다. 중등 경시의 내용을 잘 알고 이해하고 있어야, 실제 입시 시험을 치를 때도 이전에 공부했던 감각을 살려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시험지에 써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단순한 공부 이외에도 수·과학 관련 색다른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이것을 실험, 연구로 채워나갔고, 즐겁게 대회 준비를 하면서 쌓았던 실적이 영재고 입시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Q5. 영재학교를 준비하며 힘들었을 때,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당연히 영재고 준비 과정은 많은 내용들을 익혀야 하고 공부해야 하기에 도중에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오기 마련입니다. 경시 성적이 잘 안 나오기도 하고, 모의고사 성적이 잘 안나오기도 합니다. 해당 성적이 나의 입시 결과가 아닌데도 답답하게 느껴지고 의욕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 순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경시 성적, 학원 모의고사 성적, 테스트 성적이 제 실력의 지표이긴 하겠지만, 제 입시 결과를 바로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흥미 있는 과목을 공부하면서 의욕을 잃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재미를 붙이면서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원을 재미없게 공부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는 공간이었기에, 제 영재고 준비 과정은 인생의 큰 의미를 주었습니다. 영재고를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이 공부는 지겹기만 하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정말 수·과학에 대해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과정을 즐겁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할많하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