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국어사전에서 '갱년기(更年期)'를 찾아보면 이렇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인체가 성숙기에서 노년기로 접어드는 시기. 대개 마흔 살에서 쉰 살 사이에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데, 여성의 경우 생식 기능이 없어지고 월경이 정지되며, 남성의 경우 성기능이 감퇴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아내는 요즘들어 '갱년기'라는 말을 가끔 합니다. "갱년기라서 그런가?" 등입니다.
이런 아내의 무심코 한 말에 대해 저는 이렇게 이야기하는 고지식한 남자입니다.
"야! 그런게 어디 있어? 괜히 이런저런 거 만들어서 파행적인 행동 같은 것을 설명하려는 할 일 없는 놈들이 만들어 낸 허구야. 괜히 갱년기 핑계대면서 말도 안 되는 이런저런 거 하려는 생각이나, 합리화하려는 의도 갖지 마!"
저는 한동안 여성들이 흔히 경년기의 증상으로 겪는다는 안면홍조, 골다공증, 우울증, 화병 등의 증상을 스스로 통제가 안 되는, 또는 그 노력을 게을리하는 여성들의 변명 정도로 치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는 그에 관한 노력을 강하게 요구하였고, 각자 겪고 스스로 견디어 내어야 하는 여자의 몫, 남자의 몫... 정도로 이야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근자에 엘보우와 목디스크로 말미암아 짜증을 내는 일이 잦아지고, 쉬이 피로해지는 스스로에 대한 불만족을 아내와 이야기하던 중 아내가 제게 "당신도 갱년기 아니야?"라고 물었습니다.
"뭔 씨잘때기 없는 말을..."이렇게 말하고 그 자리를 정리하였습니다만 아내의 그 말이 계속 찜찜하게 맘속에 남았습니다.
'내가 갱년기?'
초록창에 '남성 갱년기 증상'으로 검색하였더니 비뇨기과병원 리스트가 쭉 나옵니다. 그리고 아래서 제가 원하던 정보를 찾습니다. 그 내용을 옮겨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갱년기’라 하면 일반적으로 여성들의 폐경 이후에 나타나는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발생되는 일련의 증상을 떠오르게 되나 남성도 나이가 들면서 남성호르몬 부족으로 갱년기 증상이 나타난다. 남성 갱년기 증상의 특징은 그 증상이 서서히 조금씩 진행되므로 이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며 설사 느끼는 경우에도 이런 갱년기 증상들을 스트레스로 인한 것으로만 생각하거나 나이에 따른 당연한 변화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남성 갱년기는 발생하면 남성의 노화를 촉진시키고 신체의 저항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중년 이후의 남성 건강에 큰 적이 된다. 남성 갱년기는 50대 전후부터 발생하여 나이가 많아질수록 그 발생 빈도가 증가하여 60세 이후에는 약 30%가량의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주된 증상으로는 피로감을 쉽게 느끼고 기억력의 저하, 우울증 증상이 자주 나타나며, 신체적으로는 근력이 저하되고 체지방이 증가하며 뼈가 약해지는 문제가 온다. 성 기능도 저하하며 발기부전, 성욕저하증 등이 문제가 된다. 남성 갱년기의 원인은 뇌, 고환의 노화현상에 따른 남성호르몬의 감소와 과도한 음주, 흡연,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 및 고혈압, 당뇨, 간질환 같은 신체적 요인 등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생활건강 - 남성갱년기 (삼성서울병원 건강칼럼)
갱년기에 대한 설명과 원인, 증상 등이 비교적 설득력 있게 기술되어 있는 내용입니다. 다른 모든 내용은 긍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노화에 따라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그러나 걱정되는 것 또는 극복해야 할 과제 같은 것이 하나 눈에 띕니다. 증상으로 열거하는 것 중의 하나... 우울증
이는 여성 갱년기 증상에서도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아! 이거 장난 아닌데......"
제가 겼었던, 수많은 제 제자들이 겪었던, 그리고 제 딸과 아들이 겪었던 사춘기(思春期)...... '신체가 성장함에 따라 성적 기능이 활발해지고 2차 성징이 나타나며 생식기능이 완성되기 시작하는 시기'라고 간단히 설명할 수 있지만 이 신체의 성장으로 말미암은 전 인격적인 변화, 주변과 세상과 우주를 대해는 근원적인 인식 방법상의 변화를 어느 누가 스스로 세련되게 감당할 수 있었을까요?
그 시기를 저 역시 얼마나 열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 힘들어하면서 보냈는지...... 숱한 사건들이, 기억들이 주마등같이 지나갑니다.
그렇다면 이 갱년기도 무시할만한 것이 절대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갱년기의 본질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기, 세련되게 대처하기, 수긍할 것은 수긍하고 포기할 것을 현명하게 포기하기... 등등등 저도 이제 본격적인 대응 기재를 발동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수긍해야 할 것을 수긍하기가 힘들고, 포기해야 할 것을 포기가 안될 경우 우울해질까요? 얼마나 힘들지 모르겠지만 또 다른 도전거리가 생겨 긴장감이 생깁니다.
제 아내도 자신이 감당해야 할 것을 슬기롭고 현명하게 잘 극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아내가 혼자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한 지점이 보입니다.
정신이 아픈 저의 어머니와 갱년기를 겪는 제 아내, 이 둘의 조합에 대해 또 저는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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