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저는 영재고의 폐지가 맞다는 의견입니다. 각자 다를 수 있으니, 그 다름에 대해 분노하거나 적대시하지 마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옥상옥(屋上屋)이라고 여겨지고, 사교육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부모의 욕심으로 어린 학생들을 너무 힘들게 한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이 작년 말 발표되었는데,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 의문입니다.
영재학교가 우수한 인재를 얻기 위해 많은 혜택을 누려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과고는 영재고 입시 전형에서 탈락한 차위 우수한 학생들을 쓸어 담아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자연계열이 아니거나 특별한 지원 동기가 있는 우수한 학생들의 다른 선택이 없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몇 번에 걸친 영재고와 과고의 입학전형이 또다시 도마에 오른 배경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 영재고, 과고에 대한 과도한 입학 경쟁으로 관련 사교육의 지속적 증가 및 교육기회 불균형 심화 발생
이와 관련하여 학원가가 잘 발달한 강남3구(대치동 학원가), 양천구(목동 학원가), 노원구(중계동 은행사거리 학원가) 등의 영재고, 과고 진학률이 서울 시내 다른 구와 격차가 최고 11.5배에 달한다는 사실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2, 국 공립인 영재고, 과고는 일반고 대비 많은 자원이 투입되며, 이공계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목적 달성을 위한 책무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① 수학 과학 중심의 심화 교육과정 운영, 졸업 후 이공계 진학 등 영재고와 과고는 유사한 학교로 인식되며 진학 희망 학생도 중복되어 영재고 간 중복지원이 가능하여, 입학 경쟁률이 상승하고 전형 운영 관련 행정력 낭비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② 복수의 영재고에 지원 후, 1단계에서 중복 합격 시, 하나의 학교를 선택하여 2단계 응시한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2021학년도 입학전형 기준, 1단계 전형 합격자(9,304명)의 40% 이상이 중복 합격이라고 합니다.
③ 영재고와 과고 간 순차적 전형 실시로 영재고에 불합격한 학생의 과학고 지원이 가능하여 학교 간 서열화를 유발한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사실 영재고 재학생들이 과고 재학생을 낮춰보고, 과고재학생들은 일반고 재학생들을 낮춰보고...
너무 어린 나이의 학생들이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옳지 않은데...... 말입니다.
④ 선행학습 및 사교육을 유발하는 평가 문항
응시생의 영재성 검증이나 창의적 문제해결력 평가보다, 입학 후 학업 준비도 또는 학업능력 평가에 중점을 두어 상위교육과정 문제를 출제하며, 선다형 단답형 등 지식 위주 평가가 이루어지고, 과도한 문항 수 등 사교육을 통한 시험 준비 및 선행학습이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2021학년도 영재고 응시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 “사교육 없이는 치러낼 수 없는 시험”, “입시 초반에 들었던 수학과 과학에 대한 열정과 흥미가 없어지게 된다”등의 의견이 많이 개진되었다고 합니다.
⑤ 입학생의 특정지역 편중 및 계층 불균형 심화
재학생의 70% 이상이 수도권 출신이며 특히, 특정지역 출신자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등 지역 편중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열악한 환경에 있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일정 비율의 사회통합전형을 운영하고 있으나, 모집 인원 대비 선발 비율 저조하며, 선발이 된 인원조차 입학 후 학교 부적응, 학업 부진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⑥ 영재고 입학전형 및 학교 운영 평가 체제 미비
영재고 입학전형의 선행학습과 사교육 유발에 대한 평가 기제 미비로 중학교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불가하다는 점입니다. 과고와 달리 영재고는 설립 취지 및 지정 목적 달성 여부 등에 관한 운영성과 평가 및 지정 취소 제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과고의 경우, 교육감이 5년 주기로 평가하여, 기준 미달 시 교육부장관의 동의를 받아 지정 취소가 가능합니다.
⑦ 졸업생의 의약학계열 진학
과학기술분야 인재양성이라는 설립 목적 및 학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재고 과고 졸업생의 의약학계열 진학 지속되고 있습니다.
해당년도 졸업생 중 의약학계열 진학자 수 및 비율을 살펴보면, 영재고의 경우 2017년 57명(8.4%), 2018년 48명(6.4%), 2019년 61명(7.5%), 그리고 2020년 56명(6.8%)입니다.
과고의 경우 2017년 45명(2.7%), 2018년 32명(2.0%), 2019년 23명(1.5%), 그리고 2020년 23명(1.5%)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살펴보겠지만,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듯이 시장은 국가의 규제와 조정 시도를 뛰어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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