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중도이탈 3배 급증,., 그리고 그 원인으로 의대 진학에 대한 규제가 원인일 듯... 이런 보도 자료를 본 기억이 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입니다.
현재 공개하지 않는 한국영재학교를 제외한 7개 영재학교의 의대 진학률은 2018학년 6.35%에서 2023학년 10.63%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자, 그럼 좀 더 구체적인 수치로써 영재학교의 중도이탈현상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8년간 영재학교의 평균 중도이탈률은 0.54%이고, 2021학년 영재학교 중도이탈률은 0.68%입니다. 작년 교육부에서 밝힌 2021년 전체 고교 학업중단율 1.5%보다 훨씬 낮은 수준입니다.
학업중단율은 학교를 그만둔 학생만 집계하는 반면, 중도이탈률은 전학생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중도이탈이 학업중단보다 많습니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영재학교 중단율은 전체 고교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봐야 합니다.
일반고보다 떨어지는 영재학교 중도이탈률의 이유도 의대 제재와는 무관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오히려 영재학교 중도이탈의 주된 사유로는 다른 이유들이 더 중요합니다.
첫째, 수학 중심의 강도 높은 학습과정으로 인한 학교생활 부적응을 일차적인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전체 이탈 인원 92명 중 신입생 이탈이 54명으로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을 보면 공감할 수 있습니다.
영재학교는 1학년부터 대학 수준 수업이 이뤄지고, 졸업을 위해 논문 작성, 공인영어 어학시험 성적 등 다양한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중도이탈을 하는 신입생이 있기는 하지만 그 수는 미미하다고 합니다.
신입생의 이탈이 많은 더 큰 이유는 다음의 두 번째 이유입니다.
영재학교가 8개교로 확대되고, 영재학교 정원은 늘어난 반면, 저출산 기조로 인해 고교 진학자 수는 줄어들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한 경쟁을 거친 뒤 영재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이 어렵고 힘든 영재학교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1학년에 이탈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8개 영재학교 정원은 2012학년 513명에서 2024학년 862명으로 약 1.6배 늘었습니다. 반면 해당 학년의 전체 고교 입학생은 645,268명에서 427,758명으로 3분의 1 넘게 줄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덜한 경쟁을 거치고 입학한 학생들이 영재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반고로의 전학을 선택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맞다고 여겨집니다.
중도이탈과는 별개로 영재학교의 의대 진학 문제는 공공연한 사실이고 또 문제입니다. 2023학년 영재학교 졸업자 734명 중 의대 진학자는 78명입니다. 이공계 인재를 육성해야 할 영재학교에서 10명 중 1명 이상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입니다.
그 의대 열풍의 원인으로는 일반적으로 통합형 수능과 정시 40% 확대가 지목됩니다. 통합수능의 도입은 수학에서 큰 강점을 보이는 영재학교 학생에게 유리하며, 반복학습이 유리한 정시까지 문호가 넓어지자 영재학교에 입학할 정도의 우수한 자질을 가진 많은 학생이 재수, 또는 그 이상을 거쳐서라도 의대 입학에 올인한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최근 4년간 의대 정시에서 최초 합격한 N수생은 77.4%입니다.
그러나 이를 대체할 더 나은 제도가 있기는 할까요?
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재고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할 경우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취소하는 정도의 강력한 대책이면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정부가 이런저런 대책을 발표하는 최초 목적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충분히 내놓을 만한데... 말입니다.
결국 표가 문제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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