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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소식/영재학교뽀개기

풍자가 아니네요_천재를 철면피로 만드는 사회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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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는 어떤 부정적인 상황을 말할 때 직접적으로 표출하지 않고 해학을 곁들여 돌려서 말하는 것인데, 제가 영재학교 출신자들을 풍자한다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풍자하고 싶었는데... 제 능력이 그 정도에 미치지 못합니다. 아래 포스팅 내용은 풍자가 아닙니다. 

저의 포스팅 내용은 그들이 신뢰를 저버리도록 종용받거나, 또는 그런 행위를 자발적으로 행한다는 점을 비판한다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방송인_풍자

이전 포스팅에서 제목을 천재를 철면피로 만드는 사회로 쓰고는, 서울과고, 경기과고, 부산영재학교의 올해 입시안 중 참고할만한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일단 서울과고의 예를 들어 제가 말하고자하는 바를 전합니다.

 

서울과고의 2024학년도 입학전형요강 내용 중, 8. 유의사항에 있는 내용입니다.

. 본교는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과학영재학교로 의약학 계열 대학으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본교 지원이 적합하지 않음. 약학 계열 대학에 지원할 경우 다음과 같은 불이익이 있으므로 응시원서 작성 과정에서 이에 동의하는 경우에만 지원 가능함

[영재학교 학생 의약학 계열 대학 지원 시 제재 방안]

1) [진로진학 지도 미실시] 약학 계열 대학 진학과 관련된 어떠한 진로진학 지도도 하지 않으며, 일반고등학교 등으로 전출을 권고함

2) [학교생활기록부제공] 상급학교 입학전형에 필요한 학교생활기록부는 중등교육법중등교육법 시행규칙, 학교생활 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 근거를 둔 학교생활기록부를 제공함

- 교과 학습 발달 상황은 학점으로 표기되지 않고 석차 등급이 제공됨

- 연구리더십 활동 등 영재학교에서 추가로 운영되는 교육과정은 반영되지 않으며, 학교생활기록부의 일부 항목(창의적 체험활동 등)이 공란으로 처리됨

※ 「영재교육 진흥법11조의4 동법 시행령36조에 따른 학교생활기록부 미제공

3) [학교 시설 이용 제한] 정규 수업 시간 이외의 시간에는 학교의 시설(기숙사, 도서관 등) 이용을 제한함

4) [교육비 및 장학금 환수] 일반고등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는 영재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추가 교육비와 재학 중 받은 모든 장학금(교내 및 교외)을 환수함

약학 계열: 의대, 치대, 수의대, 한의대, 약대 포함

 

상기 입학전형요강 상의 내용을 보면 응시자들은 응시원서 작성 과정에서 제재방안에 대해 동의하고 이공계열진학 확약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서울과고의 모든 신입생들은 이 과정을 거쳐 합격한 자들입니다. 서울대 합격하기보다 10배는 더 어렵다는 서울과고에 합격한 천재들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많은 이들이 의약학 계열로 진학합니다. 그리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는커녕, 이러한 제도를 비웃습니다.

진로진학 지도는 사교육 시장에서 컨설팅을 받고, 교육비 및 장학금 환수도 그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학교장이나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그들이 학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칭찬과,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미사여구로 쓰여진 추천서나 소견서를 받아 제출한 학생들입니다.

 

공부만 잘하면 선생님들은 나에게 이렇게 평가를 해 준다......

저들의 이익(학교 실적 등)을 위해서......

그 말들은 별 의미가 없다. 으레 써 주는 말이다......

확약서, 동의서? 무시해도 된다. 그냥 쓰고 서명날인하면 된다...... 그게 무슨 의미람?

 

천재라고 불릴 만한 아이들이 이런 것들을 배웁니다.

 

사회가 국가가 실효성없는 대책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스승들이 자신을 그렇게 평가하고, 그런 평가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거나, 일부만 부합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압니다.

그리고 목적을 위해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체득하게 됩니다.

이 시기,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랄 수 있는 아이들이 이런 것들을 먼저 배웁니다. 비극이 아닙니까?

 

의약학 계열로 진학 시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주지 않으면 됩니다.

 

차라리 과고 입시전형 상의 방문면접이나 소집면접이 더 낫습니다. 물론 그 제도도 비판의 소지는 있지만, 습관적으로 써서 제출하는 추천서나 소견서보다는 나아 보입니다. 

 

정순실 변호사의 아들관련된 사건을 언급하면서 민사고에 대해 유감이라는 표현을 쓴 기억이 있습니다.

https://i-mentor.tistory.com/entry/%EC%A0%95%EC%88%9C%EC%8B%A0-%EC%82%AC%ED%83%9C-%EB%AF%BC%EC%82%AC%EA%B3%A0-%EC%9C%A0%EA%B0%90

천재에게 철면피가 되기를 종용하는 사회, 그리고 그런 철면피가 되기를 서슴치 않는 천재들... 걱정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