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창업에 관하여_2

형수님이 개원 예정인 학원 앞에 위치한 경쟁학원이랄 수 있는 학원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했습니다 (참고 : https://i-mentor.tistory.com/4).

 

얼마 후 그 동네에 다른 학원이 없는 이유도 알았습니다. 도보 20~25분, 차로 10분 내외 거리에 큰 학원가가 있고, 그 학원가에 있는 대형학원에서 차량을 운행하여 그 지역 학생들을 흡수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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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네에서 버틸 수 있었던 학원이 왜 그런 형태(강좌, 수강료, 운영 형태)로, 그 정도의 인원을 가진 채 버틸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렸습니다.

 

현재의 경쟁체제에서 앞에 위치한 학원을 넘어설 전략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근처 학원가에 있는 많은 학원들과의 경쟁체제를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위해 인근 아파트 시세와 소재하는 학교의 학력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아파트 시세는 부모님들의 경제수준을 알 수 있는 단순한 지표가 되고, 학교의 학력은 프로그램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가져갈지에 대한 준거(準據)가 됩니다.

 

고등학교의 경우 현역과 재수생, 그리고 각 수시와 정시로 나누어 주요 대학 진학 실적을 보면 될 것이고, 중학교의 경우 학업성취도와 기출문제의 난이도를 병렬로 놓고 보면 그 지역 중학교의 학력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이 정도 규모의 학원이 어떤 컨셉으로 어떤 전략을 가져갈 지 분명해집니다. 

 

형수님과 상의하여 핵심 강좌을 준비하고 그 강좌를 구현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구비하였습니다.

 

형수님은 영어와 수학 두 과목을 운용하기 원하셨고, 수업의 퀄리티를 강화하여 주변 학원가에 존재하는 학원들과의 경쟁을 선택하셨습니다.

 

그 동네 학생들이 많이 다닌다는 학원가의 학원 다섯 곳을 선정하여 이전에 행했던 방식으로 그 학원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파악했습니다. 오랜 시간과 많은 인력이 동원된 작업이었습니다. 준비를 하고 뛰어든 전쟁터가 아니라 준비없이 뛰어든 전쟁터여서 더 마음이 급하고 초조하였습니다.

 

제가 신경을 많이 쓰는 몇 가지 중, 특히 수학의 경우에는 숙제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숙제를 몇 페이지, 몇 문제를 내는지가 중요하고, 그 숙제를 어떻게 피드백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학생이 모르는 것을 질문을 받아 풀어주는지(그리고 얼마나), 선생님이 풀어주고 싶은 것만 풀어주는지(그리고 얼마나), 그 이외의 것은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수학학원에서는 중요하고, 그것에 대한 확실한 시스템이 갖추어지면 학생과 학부모의 지지를 획득하는데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지역이든지 저는 이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학원의 약점을 공격하고 그 학원이 가진 장점보다 더 큰 장점을 가진 학원이어야 경쟁력을 가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수 없다면 플랜B로 옮겨야겠지요. 다행히 형수님이 수학강사로서 경쟁력을 갖추었고, 경쟁력 있는 파트너를 구할 수 있어 플랜B를 가동할 필요가 없어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플랜B는 효과적이긴 하지만 정말 피곤하고 모양빠지는(?) 작업이 많기 때문입니다.

 

기존 학원을 권리금을 주고 인수하는 경우 그 대가를 확보하기 위해 중요한 점은 신규학생의 유입보다 기존의 원생들을 어떻게 누락없이 흡수하느냐... 인데 경험이 없는 형수님을 대신하여 그 작전을 짰습니다.

 

간담회와 개별 면담.

학년별로 간담회 진행(각 학년 오전 오후 나누어서 2주간 12회 진행 중 2회 진행, 나머지는 형수님이 진행), 간담회에서 사용할 시나리오 작성, 간담회에서 제공할 배포물 제작은 제가 맡고 형수님은 기존 재원생과의 1:1 면담을 진행토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간담회를 진행하기 위해 기존 재원생 뿐만 아니라 비재원생용 배포물을 별도로 제작하여 1,500부를 3명을 고용하여 거리 입구와 시장 입구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전단지로 제작하여 배포하는 경우 받자마자 버리는 경우가 많아 A4지 20페이지 정도 양으로 두툼하게 준비하였습니다.

 

경험칙으로 볼 때 1장의 컬러풀한 전단지보다 세련됨은 떨어지지만, 많은 양을 스템플러로 찍어 준비한 자료는 만든 이의 정성이 느껴져서 바로 버리지 않고 한 번 읽어보는 확률이 높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습니다. 비재원생 중 간담회 참석인원이 9명이었고, 제가 그 9명을 상담하여 7명을 신규 등록시켰습니다.

 

각 학년별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을 대상으로 대입까지, 초5의 경우 8년 치 마스터플랜, 초6의 경우 7년 치 마스터플랜.... 정말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영어강사를 뽑느라 정말 고생했습니다. 지역이 강사가 선호하는 지역이 아닌데다 초, 중, 고를 다 가르쳐야 한다는 점, 그리고 일정 수준 이상의 강사를 선발하려하니 예사로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형수님이 복이 많은지 기대를 넘어서는 강사를 채용하였고 나머지 인수인계 절차도 잘 진행이 되었습니다.

 

성공적으로 개원을 마친 후 형님과 형수님에게서 감사 인사를 받고, 근사한 식사를 대접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근사한 식사를 하고 그것이 소화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짐작하시다시피 코로나19...

 

20여일을 제 학원을 돌보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형수님을 도와드렸고, 나름 성공적인 안착을 이루었지만, 이런 상황을 예상할 수는 없었습니다. 유감이지만 이건 형수님이 감당해야할 몫입니다.

 

그리고 저는 최선을 다하여 저의 몫을 감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