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사회, 나라의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아이들의 참교육을 위해 노력하던 교사들은 오히려 징계를 받고 급기야 해직까지 당하여 ‘정부 포상의 제외대상자’가 된 현실 속에서, 단순히 거기에 속하지 않았다고 떳떳하게 정부 포상을 받기에는 너무 부끄러운 일입니다. 마땅히 훈장은 제가 아닌 그분들이 받아야 합니다.
말로는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면서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정부, 민주 시민 교육의 가치를 훼손하는 교육정책을 스스럼없이 표방하는 정부,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보듬지 못하고 무한 경쟁교육을 추구하는 지금 정부에서 주는 훈장을 단호히 거부합니다.“
1985년부터 국어교사로 38년간 일해 오다 오는 2월말 정년퇴직을 앞둔 이분은 지난해 10월, 위와 같은 글귀가 적힌 A4 용지 2장짜리 훈장 포기서를 시도교육청에 보냈다고 합니다.
또
"훈장증에 적힐 세 분 모두 하나같이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면서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 바이든-날리면 사태, 10.29 용산 참사 대응은 물론 최근 'UAE 적은 이란' 발언 사건까지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뭉개면서 이런 태도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공격해서 힘들게 만들고 있지 않느냐"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태도야말로 적반하장인데, 학생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합니다. .
이분만이 아닙니다. 올해 2월 퇴직을 앞둔 일부 유초중고 교사·교감·교장은 물론 교육장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주는 훈장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합니다.
그 분들이 훈장을 거부한 이유는 위 글에 적힌 내용 이외에도 아래 내용들로 충분히 미루어 짐작됩니다. 제게 노출된 이유들을 열거합니다.
- 윤석열 정부가 귀족학교인 자사고(자율형사립고)를 늘리고 무한 경쟁교육으로 내몰려고 하는데, 어떻게 훈장을 받을 수 있겠느냐?
- 사사건건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훈장증을 받는 상황이 부끄럽다
- 지금 교육상황과 나라 돌아가는 상황에 화도 나고 부끄러워서 훈장을 포기한다
- 내가 교직 말년에 학생인권과 민주시민교육을 위해 남은 힘을 썼는데, 이런 걸 호시탐탐 후퇴시키려는 정부가 주는 훈장을 받는 것은 나 자신한테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 교육을 산업인재 공급처로 생각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주는 훈장이란 점도 거부 이유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100년을 내다보는 교육정책이 되어야 하는데 안타깝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여될 훈장에는 '대통령 윤석열'이란 수여자 이름 밑에 '국무총리 한덕수',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이란 이름이 병기된다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올바른 소신에 자신의 행동을 걸 수 있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그릇된 소신에 자신의 행동을 거는 사람은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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